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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023> 지리산 자락길(하)

사람의 향기 그윽한 마을길…천왕봉·중봉이 멀리서 배웅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17-05-03 20:04:44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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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지 못한 자작나무숲 만나고
- 고담사 옆엔 마애여래입상 위용
- 고려시대 유물이지만 윤곽 선명

- 통신기지국서 길 헤매기 쉬워
- 징검다리·오솔길 걷는 재미 솔솔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지난주 숲길을 걷는 코스인 지리산 자락길 '상'편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지리산 자락길 '하'편를 소개한다. 자연을 마주한 숲길과 달리 마을 길에서는 사람의 향기를 느낀다. 이번 코스는 지난 회 종점인 실덕마을경로당에서 출발해 지리산 둘레길 함양안내센터까지 총 9.7㎞를 약 5시간 동안 걷는다.
   
문양효(왼쪽) 함양군 숲해설가와 이창우 산행대장이 실덕마을경로당을 출발해 안부로 오르고 있다. 두 사람 뒤로 펼쳐진 지리산 주 능선에 중봉 천왕봉 제석봉(왼쪽부터)이 보인다.
실덕마을경로당에서 출발해 마을 길을 걷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에 보이는 태극기가 있는 곳은 보건진료소다. 안부까지 오르막이 이어진다. 오르막길에서 뒤를 보면 지리산 천왕봉부터 주 능선이 이어져 있다. 이번 코스는 사실상 지리산 능선을 감상하는 코스라고 볼 수 있다. 안부에서 만난 한 할머니에게 인사를 건네자 "바람이 부는 것 보니 비가 곧 쏟아질 것 같다"며 "금계까지는 시간이 꽤 많이 걸릴 텐데"라며 걱정해 주신다. 말씀 한마디에 정이 묻어난다.

   
안부를 지나 고담사로 가는 길에 만난 자작나무숲.
생각지도 못한 자작나무숲을 만난다. 강원도 인제의 자작나무숲이 떠오른다. 사거리에서 저수지가 보이는 오른쪽 길을 택한다. 밭으로 가는 한 아주머니를 만난다. 남편이 3년 전부터 이곳에 귀농할 준비를 하면서 다양한 작물을 심었고 자신은 한 달 전 부산 북구 덕천동에서 옮겨왔단다. 천왕봉을 배경으로 저수지를 한 바퀴 돈다. 저 멀리 예사롭지 않게 생긴 바위가 하나 보인다. 고담사로 발길을 옮긴다. 고담사로 가려면 저수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연결되는 논두렁길로 가야 하지만 길을 파손할 것 같아 마을 길로 이동한다. 약 200m를 오르면 오른쪽 언덕 아래로 고담사가 얼핏 보인다.

   
고담사 옆 마애여래입상.
사찰에 들어서자 스님이 달력과 금강경을 선물로 주신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까 본 바위는 고담사 옆에 있는 함양 마천면 덕전리 마애여래입상(보물 제375호)으로 지리산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고려 시대 것이라고 하는데 바위 색깔만 봐서는 최근에 만든 것처럼 선명하다. 바위가 앞으로 5도가량 기울어져 있고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침식을 덜 받았기 때문이다. 고담사 아래 해우소를 끼고 왼쪽으로 가면 고담사 입구 주차장이 나타난다. 사찰은 일주문도 없이 단출한데 주차장은 사찰 규모에 비해 넓다.

아스팔트 길과 만나면 내마마을(0.2㎞) 이정표를 따른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덕전길 102 가옥을 지나면 내마마을 정자인 청풍대가 나타난다. 이어 외마마을 삼거리에서는 만월암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오른다. 왼쪽에 보이는 회색 컨테이너 건물(덕전길 66-19)은 된장공장인데 출입문이 닫혀 있다. 잠시 후 갈림길에서는 군자마을(1.2㎞), 만월암 이정표를 따라간다.

사거리에서 직진한 뒤 군자마을(1.0㎞) 이정표에서 오른쪽 된비알을 오른다. KT 기지국에서 길을 헤매기에 십상인데 20m가량 오른 뒤 오른쪽으로 임도를 벗어나 왼쪽 축대를 끼고 걷는다. '지리산 자락길 예술체험전시실'을 만났다면 거슬러 내려와야 한다. 축대 끝에서 시멘트 길과 만나면 오른쪽으로 내려가 지붕이 정자 모양인 군자앞길 33 가옥을 지난다.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향했다가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군자마을(0.3㎞)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향한다. 군자마을(0.2㎞) 이정표가 오른쪽으로 향하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원래 코스는 대나무밭 사이로 이어지지만 베어낸 대나무가 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군자마을 인근 남천을 따라 걷는 오솔길.
삼거리에 서면 오른쪽 내리막길로 향하고 그다음 갈림길에서는 오른쪽 군자마을로 이동한다. 대나무숲을 오른쪽으로 끼고 걷다 군자안길 12 가옥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간 뒤 다음 갈림길에서 왼쪽 담장을 따라간다. 군자안길 8-7을 지나 10m 앞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파란 지붕에 전자시계가 보이는데 곧장 오른쪽 담장을 따라 오른다. 다랭이식당이 보이면 곧바로 왼쪽으로 꺾는다. 애초 지리산 자락길 죽공예 예술체험장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식당이 들어섰다고 한다. 다랭이식당 입구 사거리에서는 이정표를 따라 가장 오른쪽 길로 내려선다.

오른쪽에 논을 끼고 걷다 아스팔트 갈림길에서 마을이 보이는 왼쪽으로 이동한다. 정승골 도마마을 버스정류장이다. 여기서는 군자천을 오른쪽으로 끼고 걷다 갈림길에서 군자천과 헤어지는 왼쪽 길을 택한다.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도마길 10, 12번 가옥이 있는 오른쪽으로 간다. 길이 끝날 무렵 남천 쪽으로 내려선 뒤 징검다리를 건너면 고즈넉한 오솔길이 나온다. 여관 마당을 지나 왼쪽 가흥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새로 지은 가흥교가 오른쪽에 보이지만 그냥 지나쳐 마천전통시장(장날 5, 10일) 이정표를 따라 직진한다. 임천을 가로지르는 기다란 다리를 그대로 지나쳐 오른쪽에 창암교가 나타나면 왼쪽 하산장 쪽으로 꺾는다. 도로에서는 다시 하산장(1.4㎞)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50m가량 걷다 현대카센터 입구에서 왼쪽으로 꺾은 뒤 약 20m 앞에서 하산장(1.2㎞)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산길로 간다.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내려가다 '천왕봉로 1261' 건물 담벼락을 따라 왼쪽으로 꺾는다. 이어 약 200m 앞에서 왼쪽으로 90도 꺾는 지점이 나타나면 십자가가 그려진 묘비 사잇길로 임도를 벗어난다. 숲속으로 난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위령비 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가다 사거리에서 직진한 뒤 지리산 둘레길과 합류하면 금계마을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꺾는다. 약 400m를 내려가 지리산 둘레길 함양안내센터에서 산행을 끝낸다. 안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길을 헷갈릴 때가 몇 번 있었는데 비싼 이정표보다 산행용 리본을 붙여서라도 길을 이어주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주변 가볼 만한 곳

- 뱀처럼 길 휘어진 지안재, 사진촬영 명소

   
함양에는 길 자체가 유명한 곳도 있다. 2008년께 배우 전도연이 한국타이어 광고를 찍으면서 뱀처럼 휘어진 길을 올랐던 지안재(사진)다. 함양읍 조동마을에서 지리산제일문(오도재)으로 오르는 길목에 있다. 많은 사람이 해외의 도로라고 생각하고 감탄만 하다 우리나라의 도로임이 밝혀져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하지만 사실 이보다 앞서 이 길을 세상에 알린 언론이 있었으니 바로 국제신문이었다. 국제신문은 2000년에 개최한 '국제신문 제7회 전국사진공모전'에서 지안재로 오르는 길을 찍은 박순복 씨의 '길Ⅱ'를 가작으로 선정해 지면에 실은 바 있다. 지안재에는 포토존이 있는데 일몰 때가 되면 사진작가들이 몰려든다.

이어 영남학파의 거두인 김종직 선생을 비롯해 정여창 유호인 서산대사 등이 걸음을 멈추며 지리산을 노래하고 도를 깨우쳤다는 오도재가 나타난다. 지리산제일문이 있는 곳이다. 지리산제일문을 지나 만나는 지리산조망공원에서는 지리산의 하봉 중봉 천왕봉과 영신봉 반야봉까지의 주 능선을 조망할 수 있다.


◆교통편

- 함양서 삼정행 버스 탑승, 백무동행 타면 조금 걸어야
- 귀가 땐 금계서 농어촌버스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오전 7시, 9시, 11시)를 타고 함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다. 함양터미널에서는 삼정행 시외일반버스(오전 6시30분, 7시40분, 9시30분, 10시50분)를 타고 실덕마을에서 내리면 된다. 시간이 맞지 않으면 백무동행 시외일반버스를 타고 송알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해 실덕마을까지 500m가량 걸어도 된다. 부산으로 올 때는 금계에서 함양시외버스터미널까지 농어촌버스(추성동 출발 오후 2시50분, 3시20분, 4시20분, 4시50분, 5시20분, 5시50분, 6시20분, 7시20분, 7시50분)를 타면 된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는 오후 2시, 4시, 6시30분에 있다. 차량으로 이동할 때는 내비게이션으로 지리산 둘레길 함양안내센터(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 870번지)를 찾아가 주차한 뒤 개인택시(010-4488-7143)를 이용해 실덕마을 경로당으로 가면 된다. 요금은 8000원 안팎.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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