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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005> 정선 함백산

펼쳐진 눈꽃세상…한 해 끝자락서 만난 '雪景 산수화'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16-12-28 19:13:4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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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 6번째 고봉…1200m서 출발
- 백성이 하늘에 제 올리던 기원단
- 산호초 연상시키는 상고대 절경
- 주목 군락·돌탑 어우러진 산정상
- 낙동강·한강·오십천 갈라지는
- 삼수령 매봉까지 눈 떼지 못해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눈꽃 산행지로 유명한 함백산(1572.9m)을 다녀왔다. 지난 5월 함백산을 포함한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것도 산행지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이동시간. 부산에서 자동차로 곧장 달려도 4시간20분가량(300여 ㎞) 걸리는 강원도 정선군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근교산 독자에게 누구보다도 빨리 설산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주저없이 산행지로 결정했다.

태백산은 백두대간의 중앙부에 솟아있으며 한강과 낙동강, 오십천(삼척)이 발원하는 곳이다. 천제단이 있는 영봉(1560m)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봉(1567m), 동쪽에 문수봉(1517m), 영봉과 문수봉 사이에 부쇠봉(1546m), 최고봉인 함백산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함백산은 남한에서 6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들머리가 1200m대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산행 코스는 만항재~함백산 제1주차장~감시초소 사거리~함백산 갈림길~함백산 정상~만항재 갈림길~중함백~샘물쉼터 사거리~약수터~적조암 갈림길~적조암 입구~종점(고한읍민 체육공원)으로 산행은 3시간30분가량 걸린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남한에서 6번째로 높은 함백산(1572.9m)에서 눈꽃산행을 했다. 함백산 정상을 지나 중함백으로 가는 길에 펼쳐진 눈꽃과 저 멀리 펼쳐지는 설릉이 이국적이다.
산행은 만항재(1330m)에서 시작한다. 만항재는 강원도 정선군, 영월군이 만나는 고개로 포장도로 중에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개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절경이 펼쳐진다. 나무 위에 소복이 쌓인 눈과 바닥에 깔린 눈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마음 같아서는 산행 대신 이곳에서 종일 설경을 감상하고 싶지만, 함백산 정상에서 바라볼 경치가 궁금해 산행을 재촉한다.

살을 에는 추위에 대비하느라 평소에 쓰지도 않던 장비를 갖춘다. 등산 셔츠에 내피, 오리털 파카, 재킷을 걸친다. 목과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버퍼에 방한모자까지 뒤집어쓴다. 바지 안에 타이즈도 미리 챙겨 입었고 장갑과 스패츠까지 찬다. 나름 중무장이다.

만항재에서 충분히 절경을 감상한 취재팀은 적조암 방향으로 200m가량을 내려가 함백산 제1주차장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오르막이 나온다. 오솔길을 걷다 갑자기 앞이 확 트인다. 공터에 쌓인 눈이 햇빛에 반사돼 눈부시다. 조금 더 오르면 함백산 기원단이 나온다. 흐르는 구름에 정상이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왕이 천제를 지낸 태백산 천제단과 달리 함백산 기원단은 옛날 백성들이 하늘에 제를 올리며 소원을 빌던 민간 신앙의 성지다. 또 함백산 주변으로 이주한 광부 가족이 가장이 지하막장에서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무사안전을 빌던 곳이라고 한다.

   
함백산 정상에서 중함백으로 가는 길에 만난 주목.
임도와 만나는 감시초소 사거리가 나온다. 임도 오른쪽은 태백선수촌으로 가는 길이다. 감시초소 앞 함백산 이정표를 따라 차단기를 지난다. 함백산은 차로 가장 높이 오를 수 있는 산으로 원래는 차량이 다닐 수 있으나 눈이 내려 차단했다. 함백산 주변에 포장도로가 닦인 이유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장과 각 방송국 송신소, 이동통신회사 기지국 등이 있기 때문이다.

갈림길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왼쪽은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임도로 정상까지 1.8㎞이며 오른쪽은 산길로 1.2㎞다. 취재팀은 오른쪽 산길로 나선다. 갑자기 오르막이 이어지면서 숨을 헐떡거린다. 정상을 50m가량 앞둔 지점에 상고대가 나온다. 수빙이라고도 불리는 상고대는 찬바람에 구름 안개 등이 나뭇가지에서 응결돼 하얗게 변한 것이다. 산에서 보는 산호초를 연상하면 된다.

마침내 함백산 정상. 함백산 정상은 일몰과 일출로 유명하지만 주목 군락지로도 이름이 높다. 정상석과 돌탑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눈 덮인 방송국 송신소 등은 이국적이다. 중함백 방향은 알프스 고봉을 연상시키며 뒤돌아 만항재 쪽은 태백산이 눈 아래다. 구름이 낄 때와 걷힐 때의 경치는 180도 다르니 구름이 끼었다면 잠시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경치를 감상하는 데만 30분을 소요한다. 헬기장을 거쳐 내려가다 보면 주목에 눈이 소복이 쌓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만항재 갈림길을 지나면 중함백에 도달한다. 중함백에서 함백산 정상을 바라보는데 무지개가 살짝 보인다. 내려가다 전망대에 서면 삼수령(삼자분수령)의 매봉이 보인다. 낙동강 한강 오십천이 갈라지는 곳이다. 샘물쉼터 사거리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이 숨을 고르고 있다. 직진하면 두문동재(2.9㎞), 오른쪽은 샘터(0.2㎞) 방향이다. 우리는 왼쪽 적조암(2.1㎞) 방향으로 내려선다. 나무 계단에 이어 흙길이 잠시 나오고 다시 돌계단으로 이어진다. 햇빛이 비치는 곳이어서 눈이 많이 녹았다.

졸졸졸 물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약수터다. 곧 왼쪽으로 오르면 적조암,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적조암 입구가 나오는 갈림길이다. 적조암 입구에 도달해 길 건너 고한읍민 체육공원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주변 가볼 만한 곳

- 한국 5대 적멸보궁 정암사
- 수마노탑 꼭 둘러 보세요

   
정암사 절벽에 세워진 수마노탑.
주변에 5대 적멸보궁으로 알려진 정암사가 있다. 5대 적멸보궁은 정암사와 양산 통도사, 오대산 중대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다.

자장율사가 당나라 문수도량인 산서성 운제사에서 치성을 올려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석가의 정골사리 등 신보를 얻었다. 그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5)에 귀국한 후 이를 정암사를 포함한 전국 5곳에 나누어 모셨는데 이를 5대 적멸보궁이라 한다. 그는 정암사에 금탑 은탑 수마노탑을 쌓고 부처님의 사리와 유물을 봉안했다.

적멸궁 뒤 절벽 계단을 따라 80여 m를 오르면 수마노탑(보물 제410호)을 볼 수 있다. 자장율사가 귀국할 때 서해용왕으로부터 받은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다 한다. 금탑과 은탑은 후세의 많은 사람이 귀한 보물에 탐심을 낼까 염려해 비장(비밀리에 묻음)했다고 한다. 적멸보궁이란 부처님의 정골사리를 모신 곳이므로 불상을 모시지 않으며 이러한 성지를 보궁이라 일컫는다.

한편 적멸궁 앞에는 1300년 전 자장율사가 정암사를 창건한 뒤 평소 사용하던 주장자를 꽂아 신표로 남겼다는 주목이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가지 일부가 다시 성장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73호인 정암사의 열목어 서식지도 있다.


◆교통편

- 부산서 승용차로 적조암 도착
- 콜택시 이용해 만항재로 이동

이번 산행은 원점회귀 코스가 아니어서 택시를 적절히 이용할 필요가 있다. 차량을 이용해 부산에서 적조암 입구(300여 ㎞·주행시간 4시간20분가량)로 이동해 주차(고한읍민 체육공원 등)한 뒤 콜택시(033-592-5050)를 불러 만항재로 이동한다. 요금은 1만9000원정도. 적조암 입구가 날머리여서 산행을 마치면 차량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부산 노포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으로 이동하는 시외버스를 탄다. 울진 태백을 경유하는 이 버스는 하루에 3회 운행(오전 7시28분, 오후 3시31분, 오후 4시51분)하며 소요시간은 5시간20분, 요금은 3만4900원이다. 고한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만항재(요금 1만9000원가량)로 이동하거나 60번 군내버스를 타고 만항에서 하차한 뒤 만항재(2.1㎞)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만항까지 버스로 이동했다가 콜택시를 부르지는 말자. 고한읍에서 만항까지 요금이 추가되기 때문에 결국 고한읍에서 택시를 타는 것만 못하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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