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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997> 거창 숙성산

까칠한 암릉 미녀봉 능선…합천호 볼우물에 빠져드네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16-11-02 19:11:04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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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재·복어바위 묘미로 시작
- 힘들 때쯤 바위전망대·물개바위
- 험한 하행길 본지 리본따라 이동

- 말목재선 광성마을로 내려서야

경남 거창에는 겹겹이 둥지를 틀고 앉은 산이 많다. 북쪽에는 우두산 비계산 덕유산 양각산 수도산, 서쪽에는 박유산 금귀산 보해산, 남쪽과 동쪽에는 합천군과 경계를 이루는 산인 숙성산 미녀봉 오도산 두무산이 펼쳐져 있다. 종주하고픈 마음이 든다.

   
봉화재와 고목이 있는 삼거리 사이에 있는 거북바위 전망대. 이창우 산행대장 앞의 거북 모양 바위가 멀리 펼쳐진 합천호로 이동하려는 듯하다.
근교산 취재팀은 이번에 거창 숙성산(900m)을 찾았다. 가조면 학산마을에서 출발해 봉화재를 거쳐 숙성산 정상에 오른 뒤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다. 일부 구간은 개척산행을 했고 지도에 표시된 임도가 유실돼 우회하기도 했다.

산행 코스는 학산마을회관경로당~봉화재~전망대~정상~시리봉~말목재(미녀산·오도산 갈림길)~잇단 무덤~임도~광성마을~학산마을회관경로당 원점회귀 코스로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 30분, 식사와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 30분이 걸린다.

산행은 학산마을회관경로당에서 시작한다. 첫 갈림길에서 오른쪽 봉화재 방향으로 진입해 사거리가 나오면 저수지를 왼쪽으로 끼고 직진한다. 시멘트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곳에서는 왼쪽 길을 택한다. 30분가량 걸으면 봉화재가 나타난다. 봉황재 봉화재 두 이름 모두 쓰인다. 왼쪽은 숙성산, 오른쪽은 월현산이다. 왼쪽 산길로 접어들어 무덤 뒤편 좁고 가파른 길로 이동한다. 조금 더 오르면 돌무더기가 눈에 띈다. 봉화를 피웠던 흔적이다. 봉화대를 지나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이동한다. 억새 때문에 사거리인지 모르고 지나치기도 한다.

   
산행 들머리인 학산마을 풍경. 빨갛게 고추가 익어가고 있다.
오르막이 이어진다. 군데군데 무덤이 보이고 슬슬 땀이 나기 시작한다. 경사가 급해 발뒤꿈치가 땅에 잘 닿지 않는다. 발가락에 힘을 주고 앞쪽으로만 걸어본다. 더 힘들다. 15분가량 오르면 숙성산 정상이 보이지만 길은 내리막이다. 내려가는 만큼 다시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니 야속했다. 입이 튀어나온 복어 모양의 바위가 서 있다. 여기서 이창우 산행대장의 팁 하나. '오르막이 심한 곳에서는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발바닥 전체로 땅을 디뎌라'.

   
정상길 능선에서 만난 물개바위.
숙성산·학산·봉화재 갈림길이 나타난다. 학산 방향은 산행 들머리 저수지가 있는 갈림길로 향한다. 우연히 와송을 만나기도 했다. 지붕의 기와 위에서 자라는 모양이 소나무 잎이나 소나무 꽃을 닮았다고 해서 와송이라 불린다. 여름철에 채취해 말려서 약으로 쓰기도 한다.

다시 길을 걷다 보면 고목이 정면에 보이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20m만 가면 처음으로 합천호를 온전히 볼 수 있는 바윗돌 전망대가 나온다. 다시 돌아 나와 물개바위를 거쳐 왼쪽 나무 사이에 숨은 바위 전망대로 간다. 나뭇가지를 헤쳐 들어가야 할 정도로 잘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두 번째 팁. '산행할 때 바위를 무심히 넘기지 마라. 절경이 펼쳐진다'.

   
기와 위 소나무라 불리는 와송.
2시간여 만에 숙성산 정상에 도달한다. 지척에 미녀봉과 오도산(1134m)이 보인다. 내려가는 길은 산꾼의 방문이 적은지 길이 좀 더 험하다. 30분가량을 가면 시리봉(857m)을 지나고 조금 더 가면 직진 방향으로 미녀봉(2.6㎞)과 오도산 정상(6㎞), 오른쪽으로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1.5㎞)가 있음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여기가 말목재다. 이정표에 안내가 없는 왼쪽으로 접어들어 오른쪽 능선의 희미한 길을 따라 그대로 진행한다. 평소 주요 갈림길에서나 매달던 산행리본을 5~20m마다 매달았다. 잠깐 메모를 하면 산행대장은 어느새 저만큼 멀어져 있고 급히 따라가기를 반복한다. 약 30분간에 걸친 개척산행은 무덤을 만나면서 끝이 났다. 엉덩방아를 찧는 것은 물론 나뭇가지 귓방망이를 수도 없이 맞았다.

미녀봉 이정표를 지나 쭉 내려오면 학산마을과 광성마을로 갈라지는 임도가 나온다. 지도에 점선으로 표시된 학산마을 쪽 임도는 사라져 광성마을로 내려온다. 도로에서 2㎞ 정도 왼쪽으로 이동하면 출발지가 나온다.


◆주변 추천 맛집

- 면사무소 인근 추어탕집…훈훈한 인심에 '후루룩'

   
엄마손 추어탕의 추어탕국수.
산행을 마치면 가조면사무소 인근에 조성된 가조음식특화거리에서 입맛을 돋우는 건 어떨까. 근교산 팀은 쌀쌀해지는 계절에 맞춰 추어탕집을 소개한다. 가조면사무소 정문을 바라보면 왼쪽에 현수막으로 덧댄 '엄마손 추어탕' 간판이 보인다. 겉보기에는 허름해 보여도 안에 들어가면 우리나라 명산의 절경을 찍은 커다란 달력 사진이 벽을 가득 채워 볼거리를 선사한다.

메뉴는 복잡하지 않다. 꾸지뽕추어탕 추어탕국수 추어탕 갈비탕 4가지다. 가격은 추어탕만 7000원이고 나머지는 8000원이다. 취재팀은 추어탕국수를 시켰는데 사발을 넘길 듯한 양에 몸을 녹이는 듯한 맛도 일품이었다. 인심도 훈훈하다. 맛있는 고구마를 후식으로 받았다고 이 가게를 소개하는 것은 아님을 밝혀둔다. 영업시간 오전 6시~오후 8시. (055)943-7199.


◆교통편

- 서부터미널서 거창으로 이동
- 지산행 버스 타고 학산서 내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오전 7시10분, 8시20분, 9시30분, 10시30분 등 12회 운행)를 탄다. 2시간 40분 소요. 1만3500원. 거창터미널에서 가조면 지산행 농어촌버스(오전 7시40분, 10시30분 출발)를 타고 학산마을에서 내린다. 산행 후 기리 광성마을에서 거창터미널까지 가는 버스(오후 1시50분, 오후 5시30분, 오후 8시)를 타면 된다. 부산으로 갈 경우에는 늦어도 오후 5시30분 버스를 타야 부산행 시외버스 막차(오후 6시40분)를 탈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광주대구고속도로를 타고 가조IC에서 빠지면 된다. 내비게이션으로는 학산마을회관경로당을 검색하면 된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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