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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929> 창원 진해 굴암산

한 시간가량 이어지는 편백나무숲, 피톤치드 샤워하며 산행피로 잊어

  •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  |   입력 : 2015-06-24 18:47:57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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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계곡 등산로 입구서 출발
- 10분 거리 삼거리서 오른쪽으로
- 울창한 편백터널 가슴까지 상쾌
- 정상 오르니 가덕도 손에 잡힐 듯
- 하산은 능선 따라 화산 방향으로
- 산행거리 8㎞, 4시간 남짓 소요

산행 중에 무려 한 시간 가까이 편백나무숲 사이를 걷는다. 편백나무가 내뿜는 천연 항균물질인 피톤치드 때문인가. 몸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더 크게 숨을 들이마셔 보기도 한다. 거의 모든 산행 구간이 숲으로 지붕처럼 덮여 있다. 무더위가 본격화한 여름 산행이지만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거기에 시원한 계곡까지 끼고 있으니 금상첨화다. 단, 이번 산행에서는 가뭄 탓인지 바닥을 드러내다시피 한 계곡밖에 못 봤다. 굴암산을 다녀온 기억은 이렇게 요약된다.

   
굴암산 전망바위에 서면 창원시 진해구 웅동은 물론 부산 가덕도와 멀리 거제도도 보인다.
굴암산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과 김해시 장유면을 남북으로 가르고 있는 산이다. 부산 강서구와도 경계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굴암산을 찾는 일반 등산객은 어느 지역 사람이 가장 많을까. 정답은 김해시 장유면 주민이다. 장유면이 신도시로 개발되고 인구가 무려 10만 이상으로 급팽창하면서 인접한 굴암산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굴암산 등반 코스의 원조는 웅동 방향이라 해야 할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굴암산 정상도 행정구역상 진해구 웅동에 속해 있다. '근교산&그너머' 취재진은 웅동 쪽에서 굴암산을 오른 후 능선을 돌아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산행을 택했다. 굴암산의 '원조' 등산로를 따라간 셈이다.

굴암산 산행의 구체적 코스는 '성흥사~계곡 옆 등산로 입구~갈림길~무덤~전망바위~제2 전망바위~정상~신안마을 갈림길~헬기장~성흥사 갈림길'로 요약된다. 전체 산행 거리는 8㎞ 남짓이다. 산행 시간은 휴식 시간을 포함해 4시간20분 정도면 된다.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 굴암산 등산로. 한동안 이어지는 이 구간에 들어서면 편백나무가 내뿜는 천연 항균물질 피톤치드 덕분인지 등산객의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굴암산 산행을 위해 찾아간 곳은 창원시 진해구 대장동의 전통 사찰인 성흥사 입구. 주차장이 널찍하다. 성흥사 옆으로 이곳의 지명을 빌린 대장동 계곡(일명 팔판산 계곡)이 있다. 여름이면 피서지로 꽤 인기가 있다고 한다.

산행길 입구는 성흥사와 대장동 계곡 사이로 난 길이다. 시멘트 길을 조금 걸어가다 공중화장실을 지나면 '팔판산 2㎞'라고 쓰인 팻말이 가리키는 오른쪽으로 난 길이 있는데, 여기로 들어서면 본격 산길이다. 산으로 들어서자마자 울창한 숲이 도열해 등산객을 반긴다. 10분쯤 산길을 걸으면 삼거리를 만나는데 이때 오른쪽 굴암산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왼쪽은 팔판산 쪽으로 가는 길인데, 취재진은 하산할 때 이 길을 이용하게 된다. 삼거리를 지나자 미끈미끈하게 잘빠진 편백나무가 거대한 무리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갑자기 공기가 더 맑아진 듯한 느낌이다. 일부러 심호흡을 하며 발걸음을 늦춰보기도 한다. 온 나라를 벌집 쑤셔 놓은 듯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도 여기에 오면 맥을 못 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굴암산 정상 표지석.
편백나무숲을 벗어나자 경사도 조금씩 급해지고 길도 좁아지지만, 나무그늘은 계속 이어진다. 편백나무숲을 뒤로한 지 10분쯤 지났을까. '뼈대 있는' 가문의 조상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무덤 옆으로 등산객들이 지나간 길이 선명하다. 무덤의 주인은 좀 시끄럽긴 해도 심심하진 않을 듯했다. 무덤을 지나면서부터는 산행길이 급격히 가팔라진다. 이런 길은 한동안 계속해서 이어진다. 산행 초입 편백나무숲에서 얻은 기운을 다 쏟아부었다 싶을 즈음이면, 툭 튀어나온 바위 하나를 만난다. 좁은 바위 위에 서면 웅동마을과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힘들게 산에 오른 뒤에는 이런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몇 해 전만 해도 그야말로 한적한 시골이던 웅동은 아파트 숲이 즐비할 정도로 변해 있다. 한쪽 야산 자락에서는 부산신항 제2배후도로(굴암산터널) 공사가 한창이다. 부산신항 개발에 따른 변화다. 이 날은 하늘이 뿌옇기는 했지만 가덕도도 손에 잡힐 듯했다. 맑은 날에는 이곳에서 거제도도 보인다고 한다. 이 바위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제법 커다란 바위 하나를 더 만나는데 조금 전에 펼쳐졌던 조망을 더 높은 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성흥사의 대웅전.
두 번째 전망바위에서 200m를 더 나아가면 굴암산 정상이다. 굴암산 정상은 해발 662m. 산 높이에 비해 만만히 볼 산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굴암산 정상에 서니 근처의 불모산과 화산,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시루봉이 손짓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문득 굴암산의 유래가 궁금해졌다. 자료를 찾아보니 산의 곳곳에 바위가 많은데 큰 바위 아래 암자가 있어 굴암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또 산의 나무를 많이 베어 바위만 남은 것에서 유래됐다고도 한다. 생각보다는 싱거웠다. 게다가 나무도 울창해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장동 계곡.
하산은 신안마을(김해시 장유면)·화산 방향으로 하는데, 오던 길을 200m쯤 되돌아오다 나무 벤치 2개가 나란히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면 된다. 이제부터는 한동안 능선길을 걷는데 약 10분쯤 가면 신안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산행길은 화산 방향으로 계속해서 나아가면 된다. 신안마을 갈림길에서 30분쯤 더 걸어가면 헬기장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신안마을로 돌아내려 가는 길이 있다. 헬기장에서 10여 분을 더 직진하면 접근이 금지된 지뢰지대를 만나는데, 이곳을 우회해 좀 더 가다 보면 성흥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하산길에도 한동안 편백나무숲을 지난다. 산행의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다. 하산길은 또 대장동 계곡 주변을 한참 동안 걸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산행에서는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듣지 못했다.


# 교통편

- 시외버스 타고 진해 웅동서 하차
- 대장동 종점행 351번 버스 이용

   

부산에서 창원시 진해구 굴암산 산행을 위해서는 대장동 성흥사 입구까지 가야 한다. 원점회귀 산행이라 자가운전이 편리하며 대중교통편도 시간을 잘 맞춘다면 편리하다. 먼저 대중교통편은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진해행 동아여객(055-547-8423~6) 버스를 타고 웅동에서 내린다. 첫차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15~20분 간격 운행. 요금 3200원. 웅동 수협버스정류장에서 대장동 종점행 351번 버스는 오전 6시55분, 7시33분, 8시53분, 9시53분, 10시53분, 11시53분에 있다. 마천산업단지로 갔다가 대장동 종점으로 바로 가니 참고하길. 산행이 끝난 뒤 부산으로 돌아오려면 먼저 351번 버스를 타고 웅동수협 건너편 정류장에 내린다. 대장동 종점 출발 오후 3시50분, 5시, 6시10분(막차). 웅동에서 수시로 있는 부산 서부터미널행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부산에서 용원행 58-1번 버스를 타고 용원에서 환승해 웅동 수협버스정류장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내비게이션 성흥사(진해구 대장동) 입력.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근교산 & 그너머' 기사에서 GPX와 고도표가 당분간 실리지 않습니다.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GPX와 고도표를 다시 싣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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