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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원사 방향 대신 우측 산길 진입
- 식당 안내판~미륵사까지 경사길

- 고당봉 이정표 나오자 기암 절경
- 나무덱 길 따라 한참 오르니 정상

- 낙동강 조망에 고된 산행 눈녹듯
- 금샘과 북문 사이 갈림길 조심을

독자들이 '근교산&그너머'팀의 이번 산행기가 실린 신문을 받아보는 날은 2015년 새해 첫날 아침이다. 새해 벽두에는 누구나 한해를 설계하고 각오도 새롭게 다지기 마련이다. 산행도 마찬가지로 뭔가 특별한 곳을 찾고 싶을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근교산팀은 '금정산'을 최종 낙점했다. 금정산은 부산시민들이 곁에 두고 가장 아끼는 어머니같은 산이다. 새로운 한해를 열어 젖히는 산행지로 적격인 셈이다.

행정구역상 부산 금정구와 동래구, 북구, 경남 양산시 등에 걸친 금정산은 큰 규모 만큼이나 등산로도 다양하다. 근교산팀은 산 중턱에 위치한 미륵사를 왼쪽으로 돌아 정상인 고당봉에 오른 후 북문을 거쳐 임도를 타고 내려오는 산행로를 택했다. 금정산 산행로 가운데 비교적 평이한 코스다. "일반 등산객도 무리없이 다녀올수 있고, 가족과 함께 오르기에도 괜찮다"는 것이 이창우 산행대장의 설명이다. 구체적인 산행 코스를 보면 '산성마을~도원사 갈림길~암문~유씨농원 입구~임도합류점~미륵사~고당봉~금샘~북문~산성마을'로 원점 회귀형이다. 총 산행거리는 10㎞ 남짓 된다. 근교산팀은 산행에 4시간 넘게 걸렸으나, 취재 시간을 빼면 3시간반 정도면 될듯하다.

■계곡옆 심심하지 않은 산행길

	금정산 고당봉 정상에서 등산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등산객들 뒤편으로 낙동강과 금곡동 화명대교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산행 출발지는 산성마을 금성동1통 마을회관앞이다. 203번 좌석버스 종점과 맞닿은 지점이다. 여기서 오른쪽 골목으로 얼마 안가면 '종점집'이라는 식당이 보이는데 왼쪽길로 곧장 방향을 잡으면 된다. 시멘트길을 조금 더 걸으면 도원사라는 절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이 하나 있는데, 여기서 도원사 방향 대신 오른쪽 산길을 잡으면 된다. 산이긴 하지만 아직은 평지로 트레킹길에 가깝다. 이번엔 돌로 된 작은 문을 하나 만나는데 암문이다. 금정산성 내부에 만들어진 이른바 '중성'의 일부다. 왼쪽의 산골짜기 사이로 북구·강서구와 경남 김해의 시가지 일부가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완만한 산길을 조금 더 가자 도로를 만났다. 산성마을에서 북문까지 난 도로에서 떨어져 나온 길로 학생교육원 진입로 역할을 한다. 산행로는 임도를 가로질러 가는 길이다. 유씨농원으로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도 보인다.

	고당봉 바로 아래에 조성된 전망대.

산속으로 꽤 들어왔다 싶었는데 '식당이 여기까지 있다니'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가파르지는 않지만 조금 전보다는 경사가 있었다. 흙과 작은 바위가 뒤섞인 등산로는 두세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올망졸망한 느낌이다. 등산로 옆으로는 얕은 계곡도 흐르고 있었다. 등산로는 계곡을 두세차례 왔다갔다 하면서 올라가는 식이다. 이렇게 20~30분쯤 오르자 이번에는 임도를 만났다. 북문으로 향하는 주 임도다. 산행길은 임도 옆으로 오르다 조금씩 왼쪽으로 꺾어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는 미륵사에서 내건 연등을 따라가면 된다. 제법 경사가 있는 길이다. 추운 날씨에도 땀이 날 정도가 되자, 미륵사 마당에 이르렀다. 마치 손으로 다듬은듯 한 거대한 바위벽이 버티고 있고, 그 아래에 법당이 자리잡고 있다. 법당 뒤에 선 거대한 바위가 햇빛을 받으면 미륵불처럼 온화하게 웃는 형상이 된다고 해 미륵사로 불린다고 한다. 근교산팀이 산행에 나선 이날은 마침 동짓날이어서 꽤 많은 신도들이 불공을 드리고 있었다.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가 남달라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에 세워진 표지석.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인 일행은 절 아래채 건물(오백전) 사잇길로 산행을 시작했고, 잠시 후 오른쪽으로 가면 정상인 고당봉이라는 이정표를 만났다. 남은 거리는 1.1㎞정도 된다는 안내도 있었다. 이 길을 따라 주능선에서 오른쪽으로 가자 고당봉의 모습도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산행로 주변은 이름모를 키작은 나무로 뒤덮여있다. 얼핏 별다른 특징이 없어보이기도하다. 하지만 고당봉 바로 밑에 이르자 전혀 다른 분위기다. 우선 봉우리가 우뚝 솟은 바위로 이뤄져 있다. 바위 위에 나무덱으로 만든 길을 한참이나 올라야 한다. 바위 사이사이의 얼음을 피해 조심조심 오른 정상은 시원스런 조망을 안겨줬다. 동쪽의 금정구는 물론이고 반대편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까지 보였다. 부산의 진산이라고 하는지 이해할만 했다. 정상에 있는 이정표의 다방리 방향으로 내려와 금샘을 거쳐 북문으로 향했다. 금샘과 북문으로 가는 중간에 한두군데 갈림길을 만나는데, 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금정산 중턱의 미륵사 대웅전 모습.

금정산에 오르면 정상인 고당봉과 함께 반드시 찾아야하는 곳이 금샘이다. 금샘은 고당봉에서 200m 정도 떨어져 있고, 5~6m 높이 선바위 꼭대기에 있다. 바위 위에 움푹 패인 샘으로 깊이가 0.3m, 둘레가 3m 정도다. 샘 안쪽의 거뭇거뭇한 바위무늬가 석양 무렵 빛을 받으면 마치 황금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 같아 보인다고 해서 금샘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금정산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됐다. 금샘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고 한다. 금샘을 육안으로 보기 위해서는 밧줄을 잡고 바로 옆 바위로 오르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근교산팀이 찾은 이날은 금샘 자체가 얼음덩어리로 변해 있었다. 바위에 있는 얼음덩어리가 신기한 듯 등산객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올라서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목격됐다.

북문에서는 임도를 따라 마을로 곧장 내려왔다. 중간에 미륵사에 오르기 전에 지났던 등산길과 만나기도 했다. 마을로 다 내려와서는 국청사라는 절 앞에서 4시 방향의 골목길을 통해 최초 출발지점으로 내려섰다.


◆떠나기 전에

- 금정산성 18㎞·넓이 8213㎡ 달해
- 숙종 29년 축조…순조 8년에 완성

	금정산성 북문.

금정산하면 금정산성을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다. 금정산성은 금정산의 정상인 고당봉을 정점으로 해서 북쪽으로 원효봉, 남쪽으로 동제봉, 서남쪽으로 상계봉, 파리봉 등을 잇는 성곽의 길이가 자그마치 18㎞이며, 넓이는 8213㎡다. 이만한 규모는 우리나라에 축조된 성 가운데 가장 큰 것이기도 하다. 성곽의 모양은 남북이 길고 동서가 짧은 타원형이며, 높이는 곳에 따라 차이가 나 1.5m에서 3m 정도다.

각종 사료를 종합하면 현재 남아 있는 산성의 규모와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숙종 29년(1703)으로 올라간다. 경상감사 조태동이 "동래부가 남쪽의 극변(極邊)에 위치하므로 방비가 없어서는 안되겠다" 며 금정산에 축성할 것을 건의하면서다.

지금 우리가 보는 성곽은 임진왜란 때 쌓기 시작해 조선 순조 때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사실은 순조 8년(1808) 금정산성을 대대적으로 보수하면서 산성을 쌓을 때부터 보수할 때까지의 경위와 공사 내용을 적은 '금정산성부설비'에 드러나 있다.

현재 금정산성에는 동·서·남·북문이 모두 복원돼 있고 이곳을 중심으로 성곽이 쭉 연결돼 있으며, 서문과 남문 사이에 하나, 남문과 동문 사이에 하나, 동문과 북문 사이에 두 곳의 망루가 있어 곳곳에서 낙동강 하구와 동래지역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다.

금정산에 가면 산성마을에서 흑염소와 막걸리는 먹어봐야 한다. 산성막걸리는 우리나라 막걸리 중에 유일하게 향토 민속주로 지정돼 있다. 금정계곡의 깨끗한 물과 이곳에서 만든 누룩을 가지고 쌀로만 빚은 막걸리다.


◆교통편

- 온천장역 맞은편 203번 버스 이용

금정산 '산성마을'은 행정구역상 부산 금정구 금성동이다. 이번 산행의 출발지는 금성동에서도 죽전마을이다. 승용차를 이용해 죽전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내비게이션에 '금성동 죽전마을'이라고 입력하면 된다.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산행이어서 승용차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다녀올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동래구와 북구에서 노선버스를 이용해 죽전마을로 갈수 있다. 동래구의 경우 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에서 내려 맞은 편 홈플러스 앞에서 203번 좌석버스를 타면 된다. 죽전마을 정류장이 이 버스의 종점이다. 10~15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온천장역에서 30여분 정도 걸린다. 반대편 북구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 덕천역 수정역 화명역에서마을버스 1번을 타면 금성동으로 향한다. 죽전마을 대구집 앞에서 내리면 된다. 1번 마을버스는 8분 간격 운행한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