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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875> 산청 황매산

오! 역시, 붉은 융단 펼친 산상고원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  |   입력 : 2014-05-07 19:14:52
  •  |   본지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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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과 산청군의 경계를 이루는 황매산은 전국 최고의 철쭉산행지로 이름이 높다. 따라서 해마다 5월이면 산상고원을 뒤덮은 '철쭉의 바다'에 빠지려는 산꾼들로 넘쳐난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여러 코스 가운데 비교적 한적한 산청리 상법리 출발 원점회귀 코스를 답사했다. 사진은 황매산 정상 아래 펼쳐진 황매평전의 철쭉군락지를 베틀봉에서 파노라마 촬영한 것이다.
- 산청 상법리에서 천황재로 오르는 한적한 코스
- 10㎞ 원점회귀… 철쭉밭 즐기며 4시간 환상 여행
- 천황재~배내기봉 구간 병풍바위 절벽길 '짜릿'
- 번잡함 피하고 접근성도 좋은 최적 철쭉산행지

이맘때면 영남지역 산꾼들에게, 아니 전국적으로도 가장 인기 있는 산 중의 하나가 바로 황매산(黃梅山·1113m)이다. 가히 최고라 칭할만 한 드넓은 철쭉평원이 9부 능선 일대에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황매산은 경남 합천의 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가장 즐겨 찾는 산행코스인 영암사지~모산재~정상, 또는 합천호~삼봉(三峰·1103.5m)~정상 코스가 모두 합천군 가회면이나 대병면을 기점 삼아 이뤄지기 때문일 것이다. 또 정상의 위치가 합천군 쪽으로 100m가량 더 들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황매산은 합천군과 산청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라고 해야 정확하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철쭉 산행지로 황매산을 택하면서 '산청 황매산'이라고 명명한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기·종점을 삼은 곳이 산청군 차황면 상법리이기도 하거니와 주요 거점인 천황재와 베틀봉(946.3m)이 산청 지역민의 정서와 더 가깝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취재팀은 수많은 황매산 산행코스 가운데 산청군 차황면 상법리에서 천황재로 올랐다가 베틀봉을 거쳐 돌아오는 코스를 답사했다. 비교적 한적한 원점회귀 코스다. 이 계절이면 몰려든 산꾼들과 차량으로 인해 아예 접근할 엄두 조차 내기 힘든 합천군 가회면 영암사지 출발 코스의 혼잡함을 피하면서 여유있게 황매산 철쭉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코스가 아닐까 싶다.

   
황매산 모산재 갈림길 주변 철쭉밭. 멀리 감암산 암릉이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10㎞ 남짓한데다 후반부 약 3.5㎞는 임도를 따르는 코스여서 상당히 수월하다. '철쭉의 바다'에서 실컷 노닌다해도 4시간 안팎이면 충분하다. 대신에 황매산 정상 등정은 생략했다. 말 그대로 한적한 철쭉산행을 최우선 목표로 삼은 코스다. 상법리 토궁산장 입구~갈림길~갈림길~산행로 진입~천황재~병풍바위~배내기봉~모산재 갈림길 철쭉군락지~산불초소 전망대~베틀봉~봉수대~고원 사거리~황매산성~황매산영화주제공원~만암마을 버스정류장~토궁산장 입구 순.

출발지인 상법리 토궁산장 입구에서 바라본 산세는 헌걸찬 바위와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솟아 있어 저절로 심호흡을 하게 만든다. 산행안내도를 살핀 후 토궁산장 표지판을 보면서 천황재 쪽으로 콘크리트길을 따른다. 길 가에 황매산의 이름과 같은 노란 황매화가 가득하고 정면과 왼쪽 어깨 위로는 마치 북한산 인수봉의 축소판 처럼 보이는 전덤바위와 칼바위, 병풍바위로 이어지는 암석지대가 우뚝하다. 10분 후 첫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 직진길을 택한다. 오른쪽은 토궁산장을 거쳐 감암산으로 오르는 길. 왼쪽 길을 따라 5분쯤 가면 대형 표지석이 있는 두 번째 갈림길을 만나는데, 역시 왼쪽 길을 택한다. 100여m 가다보면 무덤 지나서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진입하는 곳이 있다. 안내리본을 참조해서 좁은 산행로로 진입한다. 한동안 능선길을 따른다. 묵은 길이지만 뚜렷하기 때문에 길 잃을 염려는 없다. 20분쯤 가면 길은 어느새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이윽고 황매산과 감암산 사이의 고개이자 사거리인 천황재다. 출발지로부터 1시간쯤 걸렸다.

   
황매산 모산재 방향 고원에 철쭉이 만개했다.
오른쪽은 감암산 가는 길이지만, 왼쪽으로 꺾어 황매산 정상 방향으로 오른다. 오르막을 치다보면 문득 '절벽 주의' 팻말을 만나는데, 아니나 다를까 칼날 같은 바위를 타고 올라야 하는 위험 구간이다. 안전 지지대와 로프를 잡고 주의해서 올라야한다. 바위 양쪽으로는 까마득한 낭떠러지다. 하지만 산행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산꾼이라면 짜릿한 재미를 느끼면서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이곳이 바로 병풍바위. 병풍바위를 통과하는 도중에 '지리산 전망대'라는 안내판을 두 차례 만난다. 서남쪽으로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해 웅석봉, 왕산, 필봉 등을 조망할 수 있다. 7분쯤 가면 길 왼쪽에 둥그스럼한 바위가 얹혀있는 봉우리를 지나는데, 이곳이 일명 배내기봉(885m)이다. 그 서쪽 아래로 전덤바위, 칼바위, 가마바위 등이 있지만 험해서 가 볼 수는 없다.

   
출발지인 상법리에서 본 황매산 남릉. 남성적 근육미가 인상 깊다.
배내기봉을 지나면 서서히 철쭉평원이 시작된다. 이윽고 10분 후 모산재 갈림길 주변은 온통 철쭉의 붉은 물결이다. 이곳에서 우측 모산재까지 이어지는 평원에서 철쭉의 아름다움을 여한도 없이 만끽한 후 살짝 오르막을 타면 산불초소전망대다. 정면 황매산 정상과 그 우측 삼봉의 늠름한 기상을 배경으로 펼쳐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전투장면 촬영지인 황매평원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또 동쪽으로는 허굴산 금병산 등도 조망할 수 있다. 이어서 5분 후 산행로 왼쪽에 봉긋 솟은 봉우리에 오른다. 이번 산행에서 밟게되는 가장 높은 지점, 이른바 베틀봉이다. 발 아래로 역시 드넓은 황매고원과 정상부, 황매산성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베틀봉에서 내리막을 타면 5분 후 봉수대를 거쳐 곧바로 널찍한 사거리. 직진하면 정상 방향이지만 11시 방향의 황매산성 쪽으로 길을 잡는다. 오래된 성문은 아니어서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별로 없지만, 그래도 살짝 올랐다가 왼쪽(서쪽) 영화주제공원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하산한다. 주변 철쭉은 산행 당일인 5월2일 현재 절반쯤 핀 상태다. 일대 주민들은 5월 10일을 전후해 만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분 후 영화 '단적비연수' 촬영지인 영화주제공원 입구 식당 삼거리에서 왼쪽 임도를 택한다. 40분가량 편안하게 내려가면 만암마을 버스정류소. 왼쪽 10분 거리에 출발지가 있다.


◆떠나기 전에

- 여말선초 고승 무학대사 효심 그린 전설 바위마다 가득

   
천황재에서 베틀봉 가는 길의 병풍바위 암릉 구간.
황매산에는 무학대사와 그 어머니에 얽힌 전설도 전해온다. 무학대사가 이 산에서 수도를 하던 중 아들을 뒷바라지하던 어머니가 산을 오르내리면서 칡덩굴에 걸려 넘어지고, 땅가시에 긁히고, 뱀을 만나 놀라는 것을 알고 무학대사가 100일 기도를 해서 칡덩굴, 산가시, 뱀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황매산은 이들 세 개가 없다고 해서 '삼무(三無)의 산'으로 통하기도 한다. 상법리, 법평리 등에는 또 다른 전설도 전해온다. 마을 뒷산(황매산 남쪽 능선)에 우뚝 솟은 바위들에 얽힌 것이다. 무학대사가 나라를 상징하는 전덤바위에서 수도를 하고 칼을 꽂은 것이 칼바위이며 어머니를 태운 가마가 있던 곳이 가마바위, 그리고 산을 내려가다가 병풍처럼 생긴 바위 아래에서 하룻밤을 묵은 곳이 병풍바위라는 것이다. 또 감암산 병바위는 무학대사가 어머니에게 건넨 물병의 모습이며, 덧신바위는 어머니를 위해 자신의 덧신을 벗어 준 것이라는 것이다.


◆교통편

- 산청터미널에서 오전 8시10분 들머리 상법리행 버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산청행 시외버스는 새벽 5시40분 첫차를 비롯해 약 30~50분 간격 운행한다. 2시간20분 소요, 1만1900원. 산청터미널에서 상법리행 버스는 하루 3회 운행하는데 오전에는 8시10분 단 한 차례 운행한다. 40분 소요. 산행 후 상법리에서는 오후 2시15분, 5시40분에 버스를 탈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IC에서 내려 산청 방향으로 좌회전, 다시 우회전 해 경호교를 건넌 후 산청도서관 지나 농협 앞에서 진주 함양 방면으로 좌회전 한다. 100m가량 이동 후 삼거리에서 거창, 차황면 방면 11시 방향 좌회전 후 9㎞쯤 진행한 뒤 차황면소재지 주유소 앞에서 영화주제공원, 상법리 방향으로 좌회전 황매산로를 따라 6㎞쯤 가면 산행 들머리에 닿는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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