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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770> 여수 영취산

가장 먼저 만나는 진달래 향연…꽃망울 터트릴 준비는 끝났다

  • 국제신문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2012-04-05 19:37:34
  • / 본지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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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 취재팀이 막 꽃망울을 터트린 진달래를 뒤로 하고 임도를 따라 골명치로 향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산 사면에도 차츰 붉은 기운이 퍼지고 있다. 살짝 보이는 능선은 골명치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앞다투어 피는 꽃이다. 매화부터 시작해 산수유, 동백, 벚꽃까지 갖가지 꽃이 들녘을 장식한다. 하지만 산의 봄소식을 전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진달래다. 산의 봄을 알리는 키 작은 야생화들도 무시할 수 없지만 봄 산의 주인공은 뭐라 해도 진달래다.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가 만개하면 비로소 산에 봄이 완연함을 느낀다.

우리나라엔 진달래로 유명한 산이 적지 않다. 가까이 창원 천주산과 마산 무학산, 거제 대금산, 대구 비슬산 등에 진달래 군락지가 있다. 또 창녕 화왕산도 진달래 산행지로 이름난 곳이다. 그렇지만 봄의 진달래 산행지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전남 여수의 영취산(靈鷲山·510m)이다. 진달래하면 영취산을 떠올리는 것은 이곳의 진달래가 가장 먼저 산꾼들을 반기기 때문이다. 바로 1등의 프리미엄이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먼저 봄 마중을 나가고 싶은 산꾼의 마음은 어쩔 수 없다.

◇ 다른 곳보다 5일 이상 빠른 '최초 프리미엄'

   
진남마을을 출발해 임도로 오르는 길 가에 핀 산자고.
이번에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찾은 여수 영취산은 가장 먼저 진달래가 피기도 하려니와 진달래 명산 가운데서도 가장 넓은 군락을 자랑한다. 진달래 군락은 북쪽의 GS칼텍스 쪽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내내 무리를 지어 있다. 취재팀이 답사한 지난달 31일엔 아직 산 아래의 일부만 꽃을 피웠지만 이번 주말부터는 산기슭에서부터 정상을 향해 분홍색으로 물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5일부터 8일까지 '제20회 여수영취산진달래축제'가 열린다. 평년의 만개 시기는 4월 초순이지만 날씨 탓에 조금 늦춰질 듯하다.

이번 산행은 정상 동쪽의 진남마을을 출발해 임도~골명치~457m봉~영취산 진례봉(進禮峯)~도솔암~봉우재~시루봉(418m)~영취봉~사근치(자내리고개)~임도~임도 삼거리를 거쳐 진남마을로 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총 산행거리는 13㎞이며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4시간30분이지만 진달래에 취하면 훨씬 길어질 수 있다.

산행은 77번 도롯가인 진남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정류장 왼쪽 골목 입구에 '등산로 입구-영취산 정3.4㎞' 안내판이 있다. 골목을 들어서면 정면에 송신탑이 서 있는 영취산 진례봉 정상과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포장로를 따라 100m쯤 올라가면 갈림길이 있지만 무시하고 '등산로' 표지판을 따라 직진한다. 콘크리트 도로를 3~4분 오르면 다시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임도로 연결된다. 왼쪽 밭 사이로 난 등산로 방향을 따른다. 100m 정도 올라가면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콘크리트길과 만난다. 119 표지판과 '진례산 등산안내도'가 있다. 길을 따라 왼쪽으로 3~4분 올라가면 운동기구가 너댓 개 있는 체육공원에서 콘크리트길이 끝난다.

◇ 완만한 산 사면을 빼곡히 채운 진달래 군락

   
영취봉에서 사근치로 내려서기 직전 지나는 편백 숲길.
정면 흙길로 40m가량 오르면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는 길은 봉우재 방향이다. 직진해서 계속 올라간다. 길가에 산자고가 막 꽃망울을 틔우고 있다. 20~30m 올라가면 길이 좁아지며 왼쪽으로 휘어진다. 사면을 따라 한참을 가다 오른쪽으로 굽으면서 가파른 오르막이다. 체육공원에서 10분 정도 가면 임도로 올라선다. 봉우재에서 골명치고개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는 골명치고개까지는 30여 분을 임도를 따라 계속 간다. 평탄한 길인데다 길 좌우로 산수유, 벚꽃, 진달래가 드문드문 피어 있고 바다 쪽으로 조망도 시원해 지루하지는 않다. 20분가량 걸으면 임도가 왼쪽으로 휘면서 정면에 여천공단, 왼쪽에 영취산 능선이 펼쳐진다.

사거리인 골명치에서는 '등산로 입구' 표지판을 따라 왼쪽으로 오른다. 완만하고 넓은 길을 따라 3~4분 오르면 잇따라 갈림길이 나오지만 능선 따라 오르는 길로 계속 가면 된다. 능선 따라 키 작은 소나무 사이를 오르면 곧 시야가 트이며 억새와 진달래가 나타난다. 뒤돌아보면 바다 너머 남해 망운산과 금산, 하동 금오산이 보인다. 10분가량 오르면 능선 삼거리에 올라선다.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길은 GS칼텍스와 진달래축제장 방향이다. 삼거리에서 좌우로 시원하게 전망이 열리는 능선을 따라 10분가량 가서 작은 바위 턱을 올라서면 진달래 터널에 들어선다. 가파른 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정상 능선에 올라선다. 원상암 갈림길 위가 457m봉이다. 진례봉까지 가는 길이 일직선으로 펼쳐진다.

헬기장을 지나 계단이 설치된 작은 봉우리인 개구리바위를 올랐다 내려간다. 우회하는 길도 있다. 계단을 내려와 진례봉 정상까지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송신탑이 서 있는 바위 봉우리 정상에 서면 사통팔달 시원하게 조망이 펼쳐진다. 봉우리 자체가 최고의 전망대인 이곳에는 남쪽과 북쪽 두 곳에 전망데크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정상에서 봉우재로 내려서는 길은 큰 송신탑 왼쪽이다. 이내 침목 계단을 20~30m 내려선 뒤 가파른 계단길을 5분 정도 내려간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 왼쪽에 수십 명이 들어갈 만한 널찍한 동굴이 있다. 바로 아래가 도솔암 입구다. 지루한 침목 계단을 7~8분 내려서면 봉우재다. 오른쪽은 대웅전과 후불탱화 등 3점이 보물로 지정된 흥국사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임도 따라 골명치와 진남마을로 간다.

정면으로 올라 잇따른 계단을 오른다. 길 좌우로 진달래가 에워싸고 있다. 10분 정도 올라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 너른 터가 있고 '영취산의 유래' 안내판이 서 있다. 가파른 길을 6~7분 더 오르면 시루봉이다. 여기서 길은 살짝 오른쪽으로 굽어 2시 방향 바위 사이로 로프를 따라 내려간다. 잠시 후 헬기장을 지나면서 다시 진달래 터널 속으로 올라간다. 5분 정도 가면 434m봉을 지난다. 길은 정면으로 이어지는 내리막이다. 능선 따라 곳곳에 생강나무가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 큰 기복 없는 길을 10분 정도 가면 돌탑 10여 기가 서 있는 영취봉 정상이다. 정면 뒤로는 호랑산(481.8m)이 보인다. 정상에서 진행 방향으로 바로 Y자 삼거리가 있다. 오른쪽은 흥국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왼쪽 길로 내려간다. 15분가량 내려가면 공터에 '04-01' 119 표지판이 있고 이 지점에서 길은 오른쪽으로 90도 꺾여 내려간다. 7~8분 가면 무덤이 나오고 길이 왼쪽으로 휘며 편백 숲 사이로 지난다.

◇ 임도 따라 가는 길도 편백·벚나무 그늘

   
골명치에서 영취산 정상 능선의 457m봉 오르는 길의 진달래 터널.
이어진 대나무 숲을 지나 평탄한 길을 200m가량 가면 콘크리트 임도로 내려선다. 여기가 사근치(자내리고개)다. 오른쪽은 흥국사, 정면은 호랑산으로 이어진다. 왼쪽으로 꺾어 20m 가면 콘크리트 임도 사거리다. 정면으로 계속 내려가면 대동마을이다. 여기선 왼쪽으로 꺾어 살짝 오르막길을 오른다. 10여 분 오르막을 간 뒤에는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이다. 다시 10여 분 걸으면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넓은 흙길이 보이지만 무시하고 계속 간다. 콘크리트 임도지만 여기도 편백 등으로 조림이 잘돼 있어 아늑한 느낌이 든다.

5~6분 더 가면 진례마을 방향 이정표 삼거리다. 정면으로 계속 가면 봉우재와 산행 초반에 올라섰던 길과 만난다. 진례마을로 내려간다. 중간에 빠지는 길이 몇 곳 있지만 넓은 길을 따라 계속 간다. 20여 분 가면 진남마을 당산제각을 지난다. 진남새마을회관을 지나 50m만 가면 답사 초반에 지났던 포장도로와 만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어 100m만 가면 진남마을 버스정류장이다.


# 떠나기 전에

- 가까이 천주산·무학산에도 진달래 군락

올해는 이상기후로 대부분 지역에서 봄꽃의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보름 안팎 늦다. 영취산도 마찬가지다. 예전 같으면 진달래꽃축제가 열리는 4월 초면 온 산에 진달래가 만개했지만 올해는 정상 능선을 붉게 물들이는 모습은 조금 지나야 볼 수 있을 듯하다. 영취산 진달래가 좋다지만 아무래도 부산에서는 당일치기로 부담스러운 거리다. '가장 먼저 피는 진달래'를 보는 즐거움을 조금 양보한다면 가까이에서도 얼마든지 군락을 이룬 진달래꽃이 온 산을 뒤덮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창원 천주산과 마산 무학산은 평년에는 이달 15~20일에 절정을 이룬다. 거제 대금산은 이보다 조금 빨라 10~15일에 만개한다. 약간 거리는 있지만 창녕 화왕산이 20~25일, 대구 비슬산이 25~30일에 진달래가 절정이다. 다만 올해는 평년보다 늦게 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진달래 다음으로 산을 물들이는 철쭉을 보려면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 꽃이 피는 시기는 진달래가 3~4월, 철쭉은 5월로 진달래가 철쭉보다는 대체로 한 달 정도 먼저 피고 진다. 부산에서 가까운 철쭉 명산으로는 합천 황매산과 지리산 바래봉이 있다. 산행 적기는 다음 달 중순이다.


# 교통편

- 남해고속도 광양서 내려 17번 국도로

영취산을 가려면 일단 남해고속도로를 타야 한다. '광양(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나들목에 내려 톨게이트를 빠져나온다. 그런 다음 오른쪽으로 꺾어 600m 정도 가서 우시장 사거리에서 10시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곧이어 나오는 원형의 인동교차로에서는 9시 방향으로 간다. 2㎞가량 가서 덕례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인덕로를 따른다. 율촌1산업단지를 지나 율촌교차로에서 17번 도로를 타고 여수로 간다. 여수 시내로 들어선 뒤에는 둔덕삼거리에서 남해화학 방면 77번 도로를 따라간다. 10분가량 가면 상암동 진남마을 버스정류장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영취산을 당일 산행하기는 빠듯하다. 노포동 동부시외버스정류장에서 여수행 버스는 오전 7시4분에 있다. 서부버스터미널에서는 오전 8시30분, 11시10분 등 하루 8회 운행한다. 2시간30분 소요. 여수에서 부산행은 오후 6시, 7시10분, 10시30분에 있다. 여수 시내에서 상암동행 시내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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