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은 그품에 안기는 누구라도 절로 "오! 대지리(大智異)"하는 감탄사와 함께 외경심을 품게 만든다.

지리산이 단순히 `명산'의 반열을 넘어선 `온 국민의 순례지'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다.

원행(遠行)에 목말랐던 직장인들이 마음먹고 배낭을 꾸릴 수있는 시간이다.

다시찾는 근교산팀은 근교산이라기엔 평소에 멀게 느껴 지던 지리산을 찾았다.

`대지리'의 품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아 발길이 드문 산길일것, 원시성을 느낄만한 울창함과 깨끗함에 개성까지 갖출 것등으로 근교 산팀은 원칙을 정했다.이번 산행은 지리산 초암능선을 거쳐 하봉-중봉(1,875m)-천왕봉(1,915m)을 밟 고 중산리 방면 하산길로 이어졌다.

이 산길은 지리산 등반코스 가운데서도 등 산객의 발길이 매우 드물고 원시적인 심산의 분위기와 새로운 각도의 조망을 간직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위엄있고 장쾌하게 펼쳐지는 암릉구간이 자랑거리다. 초암능선-천왕봉-중산리코스는 산행거리만 20Km에 조금 못미칠만큼 길고 산행시간은 10-11시간 가량 소요된다.

교통편등을 감안하면 일반인들이 당일산 행을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칠선계곡 입구에 자리한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 리 마을에서 1박하고 다음날 일찍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산행경로는 추성리마을(기점)-용소(또는 초암목장)-초암능선-촛대봉우회-하봉- 중봉-천왕봉-중산리(로타리대피소-망바위-칼바위)를 거쳐 중산리주차장과 1.2Km거리인 청소년학습수련원 야영장으로 하산한다. 추성리마을에 들어서면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시원하다.

이 계 곡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칠선교. 칠선교를 건너 조금만 우둘투둘한 흙길을 걸 어가면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은 칠선계곡. 자연휴식년제 실시로 입산이 통제 된다. 왼쪽은 용소갈림길 쪽이다. 왼쪽길로 2-3분 더 가자 용소갈림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오른쪽 샛길로 접어들면 우람한 풍채의 용소계곡을 통해 초 암능선으로 올라붙는 길이 나온다. 왼쪽길은 초암농장 방면이다. 이 길은 초암 농장을 지나쳐 철조망 처진 길을 따라 초암능선으로 이어진다. 여기선 농장철 문을 통과해야하는데 농장측은 문을 꼭 닫아줄것을 당부했다.

`개조심'이라는 문구가 보이지만 그리 위험하지는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 용소갈림길에서 어느 쪽으로 가든 초암능선으로 길은 통한다.

취재팀은 양쪽길 모두에 리본표식을 해두고 시원한 계곡풍경을 보기위해 오른쪽길을 잡았다. 용소는 큰 산의 계곡답게 덩치가 컸다. 바위들이 집채만하다. 20여분 계곡을 가로질러 계곡끝 용소폭포의 왼쪽샛길로 산으로 올라붙었다. 지능 부근에선 잠깐 묘지도 보이고 길이 또렷했지만 이내 묵고 좁고 좌우로 꼬 이는 오름길이다.

여기서 한가지 부각시키고 싶은 것은 이번 코스의 `원시대자 연'이다. 지난 90년 한 산악전문잡지에서 답사산행을 한 적이 있지만 그 후론 등산객의 왕래가 거의 없었던지 우거진 수목과 끊길듯 이어지는 길이 끝없다. 능선위 적당한 곳에서 식사를 마친 시간까지 포함해서 하봉까지 5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낮지만 시야가 트이는 능선상에서 희미하게 하봉이 모습을 드러내는 데 중간에 힘겨운 산죽구간을 통과해야 하고 말그대로 `굉장한' 급경사길도 여 러차례 넘어선다.

특히 하봉 아래 촛대봉은 전체가 바위로 뒤덮힌 독립암봉이 라 우회할 수밖에 없다. 이 촛대봉 능선 오르기 직전엔 규모가 작은 근교산에 서 맛볼 수없는 가파른 된비알의 연속이다. 취재팀은 이번 산행에서 특히 촘촘 하게 리본을 부착했다. 하봉 부근도 바위지대가 많아 짜릿한 전망대와 경로상의 암릉을 `맨손암벽등반 '을 감행해가야 했다.

일단 하봉 정상에 올라서자 모든 불안감이 사라진다. 정 면 천왕봉 범접키 어려운 위엄을 떨치고 있다. 하봉 정상에 별다른 표식이 없 어 취재팀이 정상임을 알리는 표식을 해뒀다. 하봉을 직진해 내려서야 중봉으 로 길이 난다. 출발 40여분만에 중봉. 중봉에서 잠깐 조망을 즐긴후 표지판의 안내대로 정면 길로 내려선지 30분 정도면 동호인들이 꿈에도 그리는 천왕봉 정상이다. 천왕봉서 중산리 하산길은 4.5Km 거리로 족히 3시간은 걸어야 한다. 하지만 천왕봉 상상에서 얻은 산의 정기를 생각하면 이쯤은 `상쾌한 고행'이다.



# 교통편

부산서 기점인 추성리까지 가려면 일단 함양으로 들어간다. 서부(사상)시외버 스터미널서 오전 5시40분부터 오후 7시31분까지 약 2시간 간격으로 차가 있다. 요금 8천8백원. 약 3시간 소요. 함양시외버스터미널인근 함양교통 버스터미널 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4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군내버스가 추성동까지 들 어간다. 요금 1천8백원.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마천행 버스를 타면 추성동 까지 들어갈 수 있다.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30분 간격 운행. 함 양시외버스터미널 (0597)963-3281-2. 함양교통버스터미널 (0597)963-3745. 중 산리로 내려오면 부산 또는 진주까지 시외버스가 오후 7시30분까지 30분 간격 으로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