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 단장면에 있는 정각산(正覺山.859.5m)은 이웃한 삼각산(887m)과 말발굽형상으로 이어져 있다. 그때문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정각산에는 다른 산에 비해 정상가까운 높은 곳까지도 묘(墓)가 많다.

산행은 표충사 4Km 못미쳐 있는 범도리 아불마을에서 시작, 정상에 올라 능선 을 타 삼각산을 마주보고 가다가 송백리로 빠져 하산하는 코스로 산행하는 사 람의 보폭에 따라 5-7시간 소요된다.

등산객들의 발길이 많이 닿은 산이 아니고 능선에 올라서면 인근의 유명산들이 보일 정도로 시야도 좋아 한번쯤 올라볼만한 산이다. 부산지역에서 이름을 대 면 알만한 한 산악인은 "근교산중 어느 산이든 다 좋지만 아끼는 산중의 하나 가 정각산과 삼각산능선"이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이번 코스는 산행중에 물 을 채울 곳이 없으므로 산행 시작전에 식수를 준비하고 정상 오를 때까지는 작 은 갈림길이 많으므로 주의를 해야한다. 아불마을 버스정류장에서 100m아래에 있는 아불교를 건너기 직전 `골마을'이라고 적힌 큼직한 표지석을 보고 마을로 들어간다.

길옆에 가지치고 거름해 놓은 대추밭을 보면서 동네로 접어든다. 100m 쯤 가면 왼편에 붉은 기와벽돌집이 보이는데 이 집 10m전에서 오른 편으로 난 시멘트길 을 따라 올라가면 산행이 시작된다. 대추밭 사잇길로 산을 향해 오르면서 만나 는 바위마다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돌이끼가 앉아 있고 대추밭에선 곰삭은 거 름냄새가 난다.

왼편에 있는 암자쪽 계곡을 건넌다는 생각으로 길을 잡아 5분정도 오르면 큰 소나무와 바윗덩이를 만나는데 오솔길로 가지말고 산윗길로 올라간다. 정상능 선까지는 거의 직선으로 계속 오른다는 생각으로 길을 잡으면 길을 잃을 염려 는 별로 없다.

10분 정도 더 오르면 보이는 묘지를 지나 두갈래 오솔길에서 오른 쪽 길로 간 다. 3번째 만나는 묘지위에서 왼쪽길로 접어들어 100m 올라가면 가족묘인 듯한 무덤 몇기가 나타난다. 묘 부근에 베어진 소나무들이 흩어져 있고 묘등성이에 도 나무를 잘라낸 흔적이 남아 있다.

잠시 쉴겸 뒤돌아보면 재약산 천황산 향로산이 멀리 구름에 가려보인다.산을 타는 사람들은 그런 아름다운 모습때문에 기꺼이 산에 오른다.

" 그 무덤에서 200m 쯤 앞에 산물(水)을 받고 있는 흰 호스가 연결돼 있다. 호 스가 오른편 오솔길에서 왼편으로 약간 비스듬히 있다. 길이 보일락 말락한 암 반으로 100m 오르다보면 붉은 페인트로 그린 화살표가 좌측으로 방향을 가리키 고 있는데 이 길로 가면 무덤이 나오므로 계속 앞으로 올라간다. 작은 사잇길 이 많으므로 국제신문 취재팀의 노란색 리본을 참조한다.

길 흔적 없이 30m 가량 이어진 암반을 지나면 오른 편 아래는 벼랑이다. 바위 산을 타고 오르면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어서인지 길이 없어지고 참나무에서 떨 어진 낙엽밭이다. 정각산엔 소나무가 주 수종이고 참나무와 수령 적은 향나무 도 흔하다.

돌로 테두리한 무덤을 지나 40분 정도 오르면 능선이 나오고 10분후엔 드디어 정각산 정상이다. 마을에서 출발한지 2시간20분만이다. 정상엔 조그만 표지석 이 있을 뿐 땀흘리며 올라온 것에 비하면 웅장하지도 않고 오히려 초라한 느낌 이다.

이 산은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는 힘이 들지만 그 다음 길은 수월한 편. 아래쪽 은 벼랑이고 정상엔 안개가 자주 끼고 세찬 바람이 왔다 갔다 한다. 정상에서 능선 따라 200m 내려가면 오른 쪽 아랫동네인 구천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 나고 앞으로 더 가다보면 헬기장이 연이어 두 군데 나타난다.

능선길을 가는 도중 군데 군데 무덤을 여럿 본다. 이 산이 터가 좋은탓인가보 다 라는 느낌이 들지만 그 묘를 위해 대책없이 베어 놓은 나무들을 보면 기분 이 썩 좋지 못하다. 정상에서 1시간쯤뒤엔 건지봉으로 내려가는 임도를 만나는 데 그 임도조성을 위해 100년은 자랐을 소나무들이 무참히 잘려 쓰러져 있어 ` 자연파괴'라는 단어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정상에서 2시간 지난 오후 4시쯤되면 좌측아래로 하산할 마을인 송백리가 보인 다. 낙엽에 가려 길이 없으므로 계속 능선을 타야 한다. 잡목과 진달래를 헤치 고 20분 정도 더 가다보면 네갈래길이 나타난다. 좌측길은 하산해야 할 길이고 직진길은 삼각산으로 가는 능선이고 우측길은 삼각산으로 돌아가는 능선길.

하산길은 너덜지대와 자갈길이 이어져 미끄러질 우려가 있으므로 조심한다. 마 을이 보이는 곳에 있는 자그마한 못옆으로 돌아 송백3리 마을에 도착하면 오후 5시20분쯤 된다. 취재팀의 산행시간은 보통걸음으로 6시간40분 걸린 셈이다.


# 교 통 편

등산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부산역발 오전8시20분 경부선 무궁화호를 타고 밀양 에 내리면 오전9시.

밀양역앞에서 2번 시내버스(버스표 480원, 현금승차시 500원)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 범도리행 버스표를 구입(1천1백원) 2번홈에서 10시발 표충사행 버스로 10시30분 범도리 아불마을에 하차, 산행을 시작한다.

하산해서 돌아오는 버스는 송백리 팔풍 버스정류장에서 오후5시50분에 출발하 는 시외버스를 타고 밀양으로 들어와 2번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밀양역에 도착 하면 부산행 기차가 늦게까지 있다.

송백리 팔풍에서 밀양으로 들어가는 막차가 오후7시40분까지 있으므로 정류장 인근 대영식당(0527-52-6131) 고향식당(0527-52-9844) 등에서 마을에서 키운 닭으로 요리한 닭도리탕이나 통닭 등으로 허기를 달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