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울경 환자, 서울 안 가도 글로벌 수준 치료 가능”

이상수 좋은강안병원 췌담센터장

  • 임훈 기자 hun@kookje.co.kr
  •  |   입력 : 2026-08-25 18:30:00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상수 좋은강안병원 췌장담도센터장이 지역간 의료 격차 해소와 부울경 췌장 담도 질환 거점 육성 등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 서울아산병원 25년 근무 경력 명의
- 지역간 의료격차 줄이려고 ‘부산행’
- 진단·수술치료 등 원스톱 거점 목표

“새벽 첫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부산 울산 경남 환자들을 수없이 봤습니다. 그분들이 굳이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25년간 췌장·담도 질환을 진료하고 담도췌장센터장을 지낸 이상수 좋은강안병원 췌장담도센터장에게 ‘부산행’은 단순한 근무지 이동이 아니었다. 수도권과 지역의 의료 격차를 현장에서 지켜본 끝에 내린 선택이었다. 이 센터장은 서울에서 진료할 당시 지방 환자들이 진료를 위해 새벽부터 장거리를 이동하는 모습을 자주 접했다. 검사 한 번, 시술 한 번을 받기 위해 교통비와 숙박비를 부담해야 했고 보호자 역시 생업을 내려놓고 동행해야 했다. 특히 췌장·담도 질환은 급성 담관염이나 폐쇄성 황달처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장거리 이동 자체가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모든 환자가 반드시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경험을 갖춘 의료진과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이 있다면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진료가 가능합니다.”

그가 부산에 온 뒤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 것도 환자들의 한마디다. “이제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산행의 의미를 실감한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췌장·담도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경험을 갖고 있다.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을 3만례 이상 시행했고 세계 최초로 초음파내시경 유도 담낭배액술(EUS-GBD)을 성공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가 주목하는 분야는 ‘인터벤션 EUS’다. 내시경 끝에 초음파 장치를 달아 위나 십이지장에서 췌장과 담도, 담낭을 가까이 관찰하고 필요하면 바늘과 스텐트를 이용해 직접 치료하는 방식이다. 내시경 치료가 어려울 때는 피부를 통해 배액관을 넣거나 수술해야 했지만, EUS를 활용하면 일부 환자에서는 외부 배액관 없이 체내 배액이 가능하다.

특히 췌장암과 담도암 환자에게 발생하는 황달 치료에서도 변화가 크다. 담도가 막힌 환자는 황달과 가려움증은 물론 심하면 담관염과 패혈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과거에는 경피경간담도배액술(PTBD)을 통해 피부 밖으로 배액관을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EUS 유도 담도배액술은 위나 십이지장을 통해 체내에 스텐트를 삽입해 외부 배액관에 따른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조기진단에서도 EUS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췌장은 복부 깊숙한 곳에 있어 초기 암을 발견하기 어렵지만, 내시경초음파는 췌장을 가까이 관찰할 수 있어 CT나 MRI에서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작은 병변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센터장은 최근 1㎝ 미만의 작은 췌장암을 발견해 수술로 연결한 사례도 경험했다.

그러나 그가 부산에서 만들고 싶은 것은 ‘명의 한 사람의 센터’가 아니다. 핵심은 협진과 속도다. 좋은강안병원 췌장담도센터는 내과를 중심으로 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종양 관련 의료진이 함께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통합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진단과 조직검사, 내시경 치료, 수술, 항암치료가 끊김 없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중증 환자에게는 진단 확정 후 가능한 한 2주 이내 치료를 시작하는 패스트트랙도 추진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현대의 중증질환 치료에서는 병원의 규모만큼 의료진의 경험과 팀워크, 의사결정의 속도가 중요하다”며 “환자가 병원과 진료과를 전전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가장 적합한 치료 순서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따뜻함’이다. 선친이 남긴 “따뜻한 의사가 되라”는 말이 오랜 의사 생활의 기준이 됐다. 정확한 진단과 뛰어난 시술 능력만큼 환자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는 것이 좋은 진료의 조건이라고 믿는다.

이 센터장의 최종 목표는 좋은강안병원을 부울경 췌장·담도 질환의 거점으로 키우고 조기진단부터 고난도 내시경 치료, 수술과 항암치료까지 지역에서 신속하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부산 울산 경남 어느 병원에서 환자가 처음 진료를 받더라도 필요할 때 전문센터로 신속하게 연결되고 치료가 끝나면 다시 집 가까운 곳에서 관리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강안병원 췌장담도센터가 그 지역 의료 협력체계의 중심이 되겠습니다.”

그가 부산으로 온 이유이자, 앞으로 만들어가려는 지역의료의 모습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0. 10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6. 6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7. 7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8. 8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9. 9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10. 10軍 “MDL 이남서 정상 작전 중 北 지뢰로 장병 부상 최종판단”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0. 10‘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2. 2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