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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내, 박상…부산 말의 매력, 더 많이 알리고 싶어”

양민호 최민경 부경대 교수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25-07-07 19:32:45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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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지인 ‘쓰잘데기 있는 사전’ 출간
- 101가지 단어 의미·어원 등 정리
- 사투리, 지역 감성 살아있는 유산

부산이 아닌 외지 출신의 교수들이 부산 사투리에 관한 책을 내 주목받고 있다. 전주 출신 양민호(부경대 사회언어학 방언학), 서울 출신 최민경(부경대 사회학) 교수는 ‘쓰잘데기 있는 사전:말끝마다 웃고 정드는 101가지 부산 사투리(호밀밭)을 최근 출간했다.
양민호(사진 왼쪽) 최민경 교수가 공저한 부산 사투리에 관한 책 ‘쓰잘데기 있는 사전’을 들어보이고 있다. 국립부경대 제공
양 교수는 2018년 직장 때문에 왔고 최 교수는 2013년 부산사람인 남편과의 결혼으로 정착하게 됐다. 양 교수는 “2022년 부산연구원에서 의뢰해 사투리 관련 연구를 시작해 당시 ‘부산의 마음을 전하다’는 비매품 책을 출간했었다. 그러다 TBN 부산교통방송 심민규 PD가 외지인이 보는 사투리가 신선하다며 ‘배아봅시데이’라는 코너를 2023년 신설해 출연하고 있다”며 이번 책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최 교수도 이 프로그램에 함께 2년 간 출연했다. 이번 책은 방송에서 다룬 101가지 부산 사투리를 의미, 활용 예문, 어원과 함께 정리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단어별 활용 문구와 감정·상황별로 분류한 챕터 도입 글을 덧붙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

최 교수는 “부산에 살면서 대체 불가능한 부산말이 있는 걸 알게 됐다. 통증을 표현하는 ‘우리하다’, 적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끈끈하고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나타내는 ‘속닥하다’ 등 표준어로는 그 뉘앙스를 제대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런 예쁘고 좋은 말을 살려서 잘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사투리 억양이나 단어를 몰라 무슨말 인지 알아듣지 못한 적도 있다고. 양 교수는 “생선 눈볼대를 ‘빨간고기’라 하고 X를 뜻하는 ‘곱표’도 몰라서 이야기가 끊긴 적이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동료와 이야기 하다가 ‘디비쪼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휘의 강한 발음에다 억양이 더해져 화가 난 줄 알았다. ‘알로보다’는 말도 뉘앙스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아이의 유치원 선생님이 ‘애살있다’고 하셨는데 애교를 말하는 건줄 오해했다”며 웃었다.

양 교수는 “‘바보 축구 온달’이라는 표준어 단어를 나열해 상대의 우둔함을 표현하는 방식도 신기했다. 그래서 책에서도 부산의 전통적인 사투리와 함께 현재 젊은 세대고 다 쓰지만 정작 부산사람은 사투리라고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집중해 조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작 부산사람들은 이렇게 재밌고 멋진 부산말을 제대로 자랑하지 않는 듯 하다. 일본에는 방언 굿즈(관광상품)으로 사투리 사전이나 사투리가 쓰인 손수건 들을 판매한다. 이번엔 부산의 사투리를 책으로 만들었지만 같은 형식으로 다른 지역의 사투리버전 책도 있었으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최 교수도 “부산 사투리는 단순한 억양이 아니라 삶의 리듬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지역성과 감성을 연결하는 살아 있는 언어유산으로 소개하고 싶었다”며 “아이를 재울 때 쓰는 ‘낸내’, 시장통 고소한 튀밥 냄새로 기억되는 ‘박상’ 같은 말들은 단어 그 자체에 온기가 깃들어 있다”고 소개했다. 두 교수는 “부산말을 배우며 이곳 사람들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며 “부산 사람들에게는 ‘우리 말’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외지인들에게는 부산을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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