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유일 공동체라디오방송국
- 청취자와 교감·재난방송 보람 커
- 방송을 텍스트로 기록 아카이빙도
“전파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답니다. 그 말을 제작자 분들에게 늘 해드려요. 여러분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우주 어딘가에 남아 있다구요. 그러면 다들 너무 신기해 하시고 그만큼 더 소중하게 생각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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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희 연제FM 대표가 개국 1주년을 맞는 올해 목표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지난 14일로 개국 1주년이 된 공동체라디오방송국 ‘연제 FM 106.3㎒’ 정경희(45) 대표는 “라디오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느낌이 드는 매체다. 그런만큼 제작하는 사람과 청취자 사이를 아주 가깝게 여기게 된다. 지역의 이야기를 지역민의 목소리로 전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강직성 척수염을 앓고 있는 장애인이다. 정 대표는 “이전에는 교육공동체에서 생태활동을 했다. 코로나 시기에 대면해 정보를 얻을 수 없는 분들은 휴대전화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휴대전화를 활용하는 법을 잘 모르는 분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됐고 장애인 미디어 교육도 하게 됐다”며 공동체라디오방송국을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언론학을 전공해 박사과정까지 마친 뒤 경성대에서 초빙교수로 강의도 하면서 시민 리포터로도 일했다. “해보니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몇 분간에 그 이야기를 다 담아낼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저도 장애인인 만큼 장애인의 목소리를 알려내는 일에도 관심이 늘 많은데 장이 필요했습니다”.
정 대표는 “교육공동체와 미디어 교육도 했던터라 장애인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면서 2020년부터 연제FM 준비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듬해인 2021년 4월에 창립총회를 하고 같은 해에 방송국 법인 허가를 받았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연제FM 설립을 위한 어려움은 전파를 쏘는 송신소 자리를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이었다.
그는 “그때는 매일매일 울었다. 송신소 자리를 못 정해서 몇 번이나 변경을 했지만 그런데도 포기를 못하고 계속할 수 있었던 건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한 마음이어서였다”며 “김수화 기술국장과 하수근 편성제작국장 두 분이 없었더라면 지금까지 올수 없었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라디오 채널은 만들고 장비를 조달했지만 결국 내용은 뭘로 채워가는지 궁금했다. 정 대표는 “연제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방송을 한다. 초기에는 작가가 있었지만 지금은 제작자 스스로 생성형 AI 챗GPT를 활용해 대본과 구성안을 쓰도록 한다”고 했다.
그는 “방송을 처음 접하는 제작자에게 대본을 써보라고 하면 다들 손사래를 친다. 라디오는 상대와 이야기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한 뒤 상대에게 무엇을 물어보고 싶은지를 생각해보고 챗GPT에게 질문을 20개 정도 만들어달라고 한다. 그걸 바탕으로 고쳐서 대본을 만들고 녹음한다”고 말했다. 연제FM은 부산 유일의 공동체라디오로 지역민이 직접 제작자로 참여하며 현재 35명의 제작자가 함께하고 있다.
지난 14일로 개국 1주년을 맞은 연제FM을 이끌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물었다. 정 대표는 “청취자의 반응이 가장 감동적이다. 전화나 사연 참여도 하는데 오랫동안 병으로 집에서만 지내는 분이 전화연결하고 그런 교감으로 즐거워하시는 걸 봤을 때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폭우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지역에 특화된 재난방송을 할 수 있어 지역민에게 신속하고 필요한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점도 뿌듯하다”고 답했다. 정 대표는 “올해는 제작자 자치위원회를 만들어 서로 방송을 모니터링 해주거나 공동체 활동으로 라디오 제작자 교육 등을 하려고 한다. 이와 함께 라디오 방송을 텍스트로 만들어 기록하는 ‘방송기록 아카이빙’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