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연속 체중 1ｔ 이상 한우 출하
- 郡·축협 등 개량사업 통해 성과 내

경남 합천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두 마리의 ‘슈퍼 한우’가 연달아 태어나 화제다. 슈퍼 한우는 도축 전 체중 1ｔ을 넘긴 한우를 뜻한다. 한 해 국내에서 출하하는 슈퍼 한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경남 합천군 적중면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전병환(78) 농장주는 이런 슈퍼 한우를 2년 연속 배출했다. 지역 축산농가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그를 적중면 부수리 축사농장에서 만나 비결을 물었다. 전 씨는 “평소 농장 관리에 쏟아부은 노력의 결과지만, 남들은 평생에 한 번도 슈퍼 한우를 만들지 못하는 데 두 해 연달아 생산하니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합천군에서 한우 농장을 운영하는 전병환 씨가 ‘슈퍼 한우’ 출하 비결을 밝히고 있다.

현재 70마리의 한우를 키우는 그는 50년 넘게 축산 외길을 걸었다. 그런 그가 지난 3일 슈퍼 한우를 출하했다. 지난해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출하한 슈퍼 한우는 생체중1151㎏, 도체중(도축 후 무게) 700㎏으로, 경락 판매대금은 2000만 원을 넘겼다. 일반적으로 한우 평균 도체중은 420㎏(경락 판매대금 950만 원) 정도다. 전 씨가 지난해 2월 출하한 슈퍼 한우는 생체중 1205㎏에 도체중 704㎏으로, 2020만 원의 경매가를 기록했다. 이날 경매가는 합천군 한우 경매 역사상 최고가였다. 육질은 당연히 두 마리 모두 1++의 최우수 등급이었다.

또 다른 슈퍼 한우를 준비 중인 그는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가능성이 있는 소가 두 마리 정도 있다”며 “농장주 희망대로 되지 않는 게 축산이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비결을 묻는 말에 “별다를 게 없다”고 운을 뗀 그는 “대부분 농장주가 그렇듯 경매시장에서 암송아지를 들여올 때 돈을 아끼지 않고 좋은 송아지를 데려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만의 노하우라면 소의 위장 미생물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성장·발육기(육성기)에는 조사료와 TMF사료(완전혼합발효사료·발효여물)를 무제한으로 준다. 이후 살이 찌는 비육기에는 섭취 상태를 확인해 사료를 남길 때 급여량을 줄임으로써 소의 위장 내 미생물을 적정 관리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항상 소 한 마리 한 마리와 대화를 한다는 생각으로 사육한다”며 “수만 가지 비결이 있다고 한들 농장주의 세심한 관심과 정성이 뒤따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했다.

합천 지역은 전 씨 농장 외 다른 곳에서도 슈퍼 한우의 탄생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최대 중량 기록을 자랑하는 합천축협의 ‘항우장군(1.4ｔ)’을 비롯해 전 씨보다 하루 앞선 지난 2일 초계면 이판경(66) 씨도 생체중 1205㎏의 슈퍼 한우를 출하했다. 이는 오랜 민·관의 협력과 지원이 일군 성과라는 분석이다. 합천군은 해마다 한우 개량 사업에 나선다. 올해도 20억 원을 들여 축산농가 지원과 함께 한우 개량사업을 추진한다. 합천축협 역시 수 년째 국립경상대와 공동으로 우수 유전형질을 가진 한우의 발굴과 보급을 이어간다.

전 씨는 “합천 지역 한우산업은 개량 분야는 물론 축산 지원이 상당한 수준이어서 앞으로 더 많은 농가에서 슈퍼 한우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사료값 상승 등으로 경영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한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