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원로시민운동가인 이종석 전 부산경실련 고문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평생 시민운동에 몸 바쳐온 터라 그에게는 ‘영원한 시민운동가’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고인은 1992년 부산경실련을 창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고 중앙경실련 공동대표까지 지냈다.

다양한 분야의 시민운동에 참여해 직함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공명선거실천부산협의회 상임공동대표, 부산시민사회단체총연합 상임의장, 부산종교인평화회의 고문, 부산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 상임공동대표, 독도지키기 범시민협의회 공동대표, 평화의소녀상 건립위원회 상임공동대표, 평화반핵군축시민연대 상임대표, 탈핵분산시민연대 고문, 탈핵 부울경대책위원회 공동대표, 한일문제연구회 회장….

고인은 일찍이 청년 시절부터 사회변혁운동에 눈을 떴다. 자유당 정권 말기 한국민족문화협회 간사장을 맡으면서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4·19 민주혁명을 겪으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을 목표로 한국교원노조 창립에 앞장섰고, 경남(당시 부산 포함) 교원노조연합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에 의해 ‘한국교원노동조합총연합회 사건’으로 투옥됐다. 혁명재판소로부터 7년 형을 선고받고 2년 7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2018년 6월 57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아 명예를 회복했다. ‘한국교원노조 사건’은 자유당 정권 당시 교육계의 무능과 부패를 타파하고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참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 개혁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족으로는 아들 헌수, 지수 씨와 딸 수미 씨가 있다. 빈소는 부산 영도구 해동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차려졌고 발인은 27일. 010-7520-4437 

이종석 선생이 부산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 상임공동대표로 연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