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피룰리나 화장품 카자흐서 인기
- 한국먹거리 판매 편집숍 운영 계획

윤현숙 라라잇츠 대표는 바다에서 영감을 얻는 사업가다. 라라잇츠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키오스트) 연구소기업으로 기능성 화장품과 비누, 샴푸 등을 제조·판매한다. 라라잇츠 본사는 부산 영도의 키오스트에 있고, 키오스트는 라라잇츠 주식 20%를 보유하며 수익의 3%를 갖는다.

라라잇츠 윤현숙 대표가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윤 대표는 “야생에서 자란 것이 생명력이 강하고 영양분이 많아서 모든 제품의 재료를 바다와 제주도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에서 화장품 판매업을 하던 윤 대표는 자신의 브랜드를 갖고 싶었다. 2020년 5월 카자흐스탄 공사를 지낸 외교관의 소개로 키오스트 제주연구소 강도형 소장을 만난 게 라라잇츠의 시작이다. 라라잇츠는 강 소장으로부터 ‘스피룰리나 맥시마’ 배양 기술을 이전받았다. 스피룰리나에서 종 분리를 한 스피룰리나 맥시마의 원산지는 키오스트 제주연구소다.

라라잇츠는 스피룰리나를 첨가한 화장품 등을 만들어 카자흐스탄에 주로 수출한다. 36억 년 동안 지구에서 살아남은 스피룰리나는 영양이 풍부하고 항산화 작용을 한다. 라라잇츠는 용암해수로 배양한 스피룰리나를 원료로 쓴다.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현무암을 뚫고 지하로 들어간 물이다. 철 아연 등이 일반 해수보다 10배 이상 많고 경제성이 있는 용암해수는 국내에서 제주에만 있다.

윤 대표는 또 제주 해녀의 건강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품화에 한창이다. 제주산 순비기나무도 원료로 사용한다. 그는 “만성 두통에 시달리는 해녀들은 순비기 잎으로 차를 끓여 마신다. 순비기에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라라잇츠 화장품은 순비기, 우뭇가사리 등을 섞어 만든 열수추출수(용암해수를 이용해 저온의 열로 우려낸 용액)를 원료로 한다.

그는 “모든 재료를 찾을 때 어릴 때 경험에서 영감을 얻는다. 10리 길을 통학하면서 햇빛에 따라 바다 색깔이 변하는 것을 보고 자랐고 방학 때에는 하루종일 바닷가에서 살았다. 이 경험은 사업의 원천이 됐다”며 “플랑크톤이 산소를 많이 뿜어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바닷가 사람들은 판단이 빠르다. 어릴 적 친구들을 보면 그렇다. 나도 한 달에 한 번 바다를 보지 못하면 병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15년간 평범한 주부로 살던 윤 대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남편 사업이 어려움을 겪던 때였다. 그는 “동생이 살던 카자흐스탄에 갔는데 화장품 시장이 눈에 들어왔다”며 “지인을 통해 한국의 중저가 브랜드 판권을 받게 됐고 현지에서 판매법인을 세워 매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22개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운영 중인 카자흐스탄 매장을 기존 브랜드와 라라잇츠 상품은 물론 한국 먹거리도 판매하는 편집숍으로 바꿀 예정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다. 바다의 천연물로 사업화하면 외국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윤 대표는 고교 진학을 위해 친척이 있던 영도의 부산남여상(현 부산영상예술고)에 진학했고 졸업 이후 4년간 의류업체 파크랜드에서 일했다. 현재는 건국대 K뷰티산업융합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만학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