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지도소 짓고 소 사육 기술 이전
- 네팔 봉사·A매치 유치 등 활동 왕성

“우리나라의 선진적인 농업기술을 라오스에 이전해 주는 게 목표입니다. 원조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경제체제를 갖출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정복 라오스 명예영사가 라오스 지원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서융그룹 정정복 회장은 지난 18일 라오스 명예영사로 임명됐다. 당시 라오스 정부를 대표해 티엥붑파 주한 라오스 대사가 정 회장에게 임명장을 줬다. 정 회장은 어떤 인연으로 라오스 명예영사를 맡게 됐을까. “20년 동안 활동한 김창민 전임 명예영사께서 추천해주신 덕이죠. 60세를 앞두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다 라오스 사람들을 위한 역할이 있을 것 같아 맡게 됐습니다.”

정 명예영사는 라오스 사람들을 위해 농업기술 전수에 힘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라오스가 농업국가이지만 관련 기술이 아직 발전하지 않아서다. 정 회장은 ▷현지 농촌지도소를 지어 농업 기술 이전 ▷목초지 조성과 가축(소) 사육 기술의 이전을 통한 축산업 발전 ▷라오스 현지 관광 인프라 확충 ▷라오스 진출 지역 상공인 지원 등 4가지 계획을 밝혔다. “라오스는 농업국가인데도 아직 기술이 많이 부족합니다.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충분히 기술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생각했죠. 현지 인프라도 우리나라의 1970~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관광객의 불편이 많습니다.”

실제 정 명예영사는 임명식 이후 국회에서 김태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만났다. 농업기술 이전을 토대로 한 한국과 라오스의 교류를 넓히자는 계획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김 위원장은 한-라오스 의원 친선협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며 “우리 농업기술을 가르쳐 주자고 했고, 김 위원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 명예영사는 네팔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에베레스트의 관문’이라 불리는 네팔 남체지역에 병원을 지을 때 함께했고, 2015년 네팔대지진 때 엄 대장과 무너진 사찰을 복원하는 사업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아들의 결혼 비용을 아껴 엄홍길 휴먼재단에 50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부산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던 2019년 6월에는 15년 만에 부산에 축구 A매치를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당시 우리 대표팀은 호주를 상대로 1 대 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당시 승리의 기쁨 뒤 남모를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애초 전세계적으로 팬층이 두터운 유럽 팀을 섭외하려 했는데, 여러 사정상 실패했어요. 이후 추진한 남미 팀과의 경기도 아시아드 경기장 잔디 사정이 좋지 않아 무산됐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와중에도 학력이 항상 발목을 잡았다. 정 명예영사는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14살부터 부산 알루미늄 공장 등을 전전했다. 이후 고향으로 내려가 사회활동을 왕성하게 했지만, 중학교도 제대로 졸업 못한 게 부끄러웠다고 했다. 그가 검정고시를 치르고 대학에 입학한 시점은 2012년. 8년 뒤 박사학위를 따면서 학력 콤플렉스를 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