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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성폭력근절추진단 합의제 기관으로 바꿔야”

부산시 감사위원장 임기 끝내고 법조인 컴백한 류제성 변호사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2-01-03 20:20:33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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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직생활 중 기구 신설 가장 보람
- 전문성·성인지 감수성 확보 필요

“오랜만에 변호사로 인사드리려니 영 어색합니다.”

류제성 변호사가 부산시 감사위원장 재임 시절 소회와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18년 차 법조인 류제성(47) 변호사는 요즘 ‘본래’ 밥벌이에 적응하느라 분주하다. 그는 지난해 9월 부산시 감사위원장에서 물러나 연제구 거제동 법조타운으로 돌아왔다. 2018년 10월 시 감사관으로 취임해 3년간 법조계를 떠나 있었으니, 연착륙에 시간이 걸릴 법하다. 그래도 공직사회의 물을 먹고 온 그가 가진 향후 계획은 선명했다. “돈벌이도 해야겠죠. 그래도 일단은 공익 활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공직에 있을 때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지원해왔어요. 공직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런 일을 거의 못 해봤거든요.”

류 변호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그가 읽은 책을 정리해 소개하는 것이 주 콘텐츠다. 지금까지 동물권, 기후 위기 등을 소재로 한 책들을 다뤘다.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할 겸 여러 사람과 책의 좋은 내용을 나누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한다.

감사관으로 부산시에 들어간 그는 독립 기구이자 합의제 행정 조직인 감사위원회를 만들어 위원장으로 재직했다. 스스로 재직 중 가장 잘한 일로 꼽니다. 류 변호사는 “감사는 어느 기구보다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공무원이 관장하는 감사관 체제에서 외부 감사위원이 참여하는 합의제 행정조직인 감사위원회를 만들 필요성이 컸다”며 “체제 개편 이후 시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부합하는 징계 요구가 이뤄졌다. 특히 성 비위, 음주 운전, 금품수수나 고위직에 대한 징계 요구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감사위원회가 요구한 징계 양정과 인사위원회의 결정을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고 자부했다.

그는 현 시정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시 성희롱성폭력근절추진단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추진단은 그가 감사위원장으로 있던 시절 신설한 기구다. 감사위원장 등 당연직을 필두로, 시가 채용한 전문가를 통해 공정한 성 비위 조사와 실효성 있는 피해자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오거돈 전 시장의 공약 중 하나이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공약은 그가 성폭력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실현됐다. ‘오거돈 사태’에 대한 사죄의 뜻을 담아 만든 조직인 셈이다.

처음에는 ‘공직사회에 성 비위가 한 해에 몇 건이나 있겠느냐’는 말도 나왔다. 현실은 그 반대였다. 사건이 쏟아지는 통에 일을 쳐내기 버겁다고 한다. 그런데도 추진단의 인력과 예산은 여전하다. 감사위원회와 같은 외부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성이나 성 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위원장이 임명될 때는 그 역할이 오히려 후퇴할 수도 있다. 류 변호사는 “근본적 대책인 조직 문화와 구조 개선, 공공부문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맡으려면 추진단 역시 시장 직속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 변호사는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국민대 석사를 거쳐 부산대에서 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사법연수원 33기인 그는 2004년 합동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국가정보원 통일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에서 일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을 역임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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