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어학회 뿌리지역이 유치해야
- 공청회·심의 거쳐 추진방향 정립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에도 의령 출신 독립지사들은 우리 민족혼의 뿌리인 말과 글을 지키는 데 헌신했습니다. 조선어학회를 만들고 조선말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피땀 흘린 그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 국가가 의령군에 국어사전박물관을 건립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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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현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추진위 공동의장이 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지난달 8일 의령문화원에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사무실을 열고 관련 자료 수집과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건립 활동을 벌이는 성수현(69·의령문화원장) 공동의장. 성 의장은 최근 경남도가 내년에 출범하는 새 정부에 제안할 전략과제로 의령군의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을 채택하자 고무된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 의령군이 주최한 학술발표회에서 강연자로 참가한 권재일 한글학회장이 ‘충의의 고장 의령은 조선어학회와 큰사전의 뿌리’라며 박물관 건립에 전폭적인 지지를 천명해 동력을 얻고 있다.
의령군에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데는 조선어학회 사건 33인의 중심인물 가운데 경남 출신이 8명으로 가장 많고, 그 가운데 의령 출신이 남저 이우식(1891~1966), 고루 이극로(1893~1978), 한뫼 한호상(1902~1999) 선생 등 3명이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령 출신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의 지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조선어학회의 명실상부한 중심도시로 각인된다.
성 의장은 “2019년 의령문화원이 주최한 의령의 인물 학술발표회에서 조선어학회 사건과 관련 인물을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국어사전박물관 건립이 제기됐다”며 “조선의 독립과 조선어·조선글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헌신한 선현의 민족혼이 보전될 수 있도록 국어사전박물관은 반드시 의령에 건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대왕이 창제해 반포한 한글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 고유의 문자체계로 민족정신의 표상이지만, 요즘엔 외래어와 약어, 합성어 등이 사이버 공간을 중심으로 난무하면서 변질해 안타깝다”며 “이런 한글 수난을 극복하고 한글과 토박이말의 연구와 보전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국어사전박물관이 건립돼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성 의장은 “의령군이 박물관 건립의 당위성과 전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경상국립대학교에 기본계획 수립을 의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물관의 성격이나 규모, 연구 과제 등의 건립 방안이 제시되면 군민 공청회나 자문기구 등의 심의를 거처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개최한 추진위 회의에서 박물관 건립과 함께 한글 관련 테마파크 조성, 조선어학회 관련 33인의 흉상 제작과 업적 소개 등의 아이디어가 제시됐다”며 “우리말 우리글이 온전히 보존될 수 있도록 역사에 길이 남을 박물관이 돼야 한다”고 했다.
성 의장은 “우리말을 지키고 우리글을 가꾼 선현의 얼을 기리기 위해 국어사전박물관이 의령에 유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