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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제자 이민석 프로야구 1차 지명, 내 일처럼 기뻤죠”

정원욱 개성고 야구부 감독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1-09-22 19:45:03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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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고서 23년만에 1차 지명 나와
- 스카우터 등 경험… 원석 잘 찾아
- “기본기·가능성 보면 유망주 많아”

“제가 1차 지명투수가 됐을 때보다 이민석 선수가 1차 지명됐을 때 더 기뻤습니다.”

정원욱 감독이 제자 이민석 선수가 1차 지명 선수가 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부산 개성고(옛 부산상고) 에서 23년 만에 프로야구 구단에 1차 지명된 선수가 나왔다. 바로 이민석 선수. 그 뒤에는 지도자로 변신한 1999년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 1차 지명 투수 정원욱(45) 감독이 있었다.

선수 생활이 짧았던 탓에 지금은 롯데 골수팬만 기억하지만 입단 당시에는 계약금 1억7000만 원을 받은 대형 유망주였다. 1997년 경성대 3학년 때 절정의 피칭을 선보이며 모교를 전국대회 2관왕에 올렸다. 시속 140㎞ 중반의 속구와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변화구를 뿌려 ‘한국의 그레그 매덕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프로에 입단한 1999년 전반기까지 평균자책점 3.17 5승 2패 3세이브를 기록해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그렇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져 3년 만에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정 감독은 22일 “대학 시절부터 너무 많이 던졌다. 그렇다 보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신체 균형이 흐트러져 구속이 떨어지고 어느 순간 제구도 마음 먹은 대로 안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정 감독은 은퇴 후 병역을 마치고 모교인 개성고 야구부 코치, 롯데 전력분석팀, KIA 타이거즈 스카우터를 거쳐 2015년 개성고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했다. 프로 구단 전력분석과 스카우터를 거친 덕에 소위 ‘원석’을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개성고 야구부는 1924년 창단한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부로 김응용·강병철·윤학길 감독을 낳은 야구 명문이지만 1980년대부터 부산고와 경남고에 밀리기 시작했다. 지역 중학생 유망주도 두 학교부터 찾는다. 이 때문에 개성고는 메이저대회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은 물론, 프로 구단에 지명받는 선수도 가뭄에 콩 나듯 나왔다.

정 감독이 부임한 해부터 프로 구단에 지명받는 선수가 한 명씩 나오기 시작하더니 2020년도 드래프트에는 3명, 2021년도 드래프트에는 4명이 배출됐다. 정 감독은 “일명 메이저 고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선수 중에서 옥석을 찾아야 하는데 성적이 아닌 품성과 기본기, 그리고 가능성을 보니 좋은 선수가 꽤 있었다”며 “민석이도 비슷한 경우다. 그렇지만 1차 지명 선수로까지 성장하리라 예상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1차 지명 선수 외에도 프로 구단이 주목하는 선수가 여럿이 있다.

좋은 선수가 모이자 팀 성적도 올라갔다. 개성고는 2019년 청룡기 4강을 시작으로 강호들이 겁내는 ‘다크호스’로 다시 부상했다. 정 감독은 성적이 아닌 보호에 중점을 두고 선수를 육성하고 있다. 그는 “감독이라 성적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 ‘며칠 전에 선발로 뛰었던 A 선수지만, 이번에 한 번 더 마운드에 올리면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유혹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아픈 경험이 있어 그렇게는 안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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