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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로 지구촌 청소년에 한국전 의미 알렸으면”

‘턴투워드 부산’ 메타버스 제안 한국전 참전 빈센트 커트니 씨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21-08-29 19:54:3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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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의 참전용사 행사 참여 어려워
- 가상공간, 이동 제약 문제 해결 대안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전 세계인이 유엔기념공원이 있는 부산을 향해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을 최초 제안한 캐나다인 빈센트 커트니(87) 씨가 국제신문 7월 29일 자 12면에 보도된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참전용사 388명의 얼굴 사진을 보고, 향후 ‘턴 투워드 부산’ 행사를 메타버스(현실 같은 사회활동이 이루어지는 가상세계) 형식으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최근 제안해왔다. 본지는 커트니 씨와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취지와 배경을 물어봤다. 커트니 씨는 6·25전쟁 당시 16살의 어린 나이로 3년간 참전했다. 캐나다 특수부대인 패트리시아 경보병대(PPCL) 소속으로 가평전투 등에 참여했다.
   
‘턴 투워드 부산’ 행사를 메타버스 형식으로 열자고 제안한 캐나다인 빈센트 커트니(오른쪽) 씨와 한국인 부인 정막례 씨. 커트니 씨 제공

커트니 씨는 29일 국제신문 보도에 정말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먼저 건넸다. 그는 “제가 발행하는 인터넷 잡지 ‘The Korean War Veteran(한국전 참전용사)’에 국제신문에 난 기사를 복사해 전 세계 참전용사에게 보냈더니 감사하다는 답장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캐나다 연아 마틴(본명 김연아) 상원의원은 ‘전쟁 기간 한국을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병사들의 얼굴을 보게 돼 크게 감동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저에게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메타버스 형식으로 ‘턴 투워드 부산’ 행사를 열자고 제안한 배경에 대해 그는 “한국전 참전용사 중 제가 가장 어리지만 87세의 고령이다”며 “현재 살아 있는 참전용사 대부분이 90대이고 상당수는 건강이 좋지 않고 거동이 불편해 집, 요양병원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교류나 개인의 이동에 제약이 뒤따르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가상공간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커트니 씨의 설명이다.

‘턴 투워드 부산’ 행사가 메타버스를 통해 세계인이 참여한다면 어떤 효과가 기대될까? 그는 “11월 11일 한국과 한국전 참전국이 가상세계로 연결된다면 거동이 불편해 한국으로 올 수 없는 수천 명의 참전용사는 물론 후손들, 여러 나라의 관련 공무원들이 ‘턴 투워드 부산’ 행사에 참여해 이 의례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언제가 한국전 참전용사가 모두 돌아가신 뒤에도 이 행사가 계속해서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또 “전 세계 청소년을 비롯해 많은 지구촌인이 시청한다면 한국의 자유를 지키려고 전 세계 젊은이가 흘린 피의 의미를 공유하고 되새길 수 있다”며 교육적 효과도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전쟁 폐허를 딛고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성공사례를 제3 세계와 개발도상국에 보여줄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현재 억압받고 가난하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한국이 국민정신을 바탕으로 잿더미에서 일어설 수 있었는지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커트니 씨의 제안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커트니 씨는 2001년 유엔기념공원에 캐나다전몰용사 기념비를, 2003년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같은 크기의 기념 동상을 설치한 공로로 한국과 캐나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부인이 한국인 정막례 씨다.


커트니 씨는 올해 초부터 부산 남구청의 행정소식지 ‘부산남구신문’에 매달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원고료는 남구지역 생활 형편이 어려운 한국인 참전용사에게 전달되고 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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