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 출신으로 부산서 중·고 다녀
-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에
- 권익위 직권조사권 빠져 아쉬워”

“국가청렴도 세계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맞은 위기를 넘기 위해선 공직사회는 물론 대한민국이 같이 움직여줘야 합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취임 1년을 앞두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김정록 기자

오는 28일로 취임 1년을 맞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지역에서 민원을 해결하고 국민과 소통하며 여러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현장과 호흡하는 과정들이 굉장히 보람있었다”며 “즐겁게, 정말 원 없이 일했다”고 1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최근에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를 순회하며 반부패 청렴 업무협약을 맺느라 더욱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는 “반부패 청렴 혁신을 위한 제도와 정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지역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지자체의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통과된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과 양 날개로 공직사회 청렴도를 제고할 제도적 시스템이 사실상 준비됐다고 평가했다.

LH 여론에 떠밀린 졸속 입법이란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는 “LH 사태로 인해 저절로 된 것은 아니고, 여야 정치권과 국민께 호소하는 등 권익위의 법 제정 노력이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익위의 이해충돌 사전 심의제도, 이해관계인 등에 대한 직권 조사권이 빠진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부동산 전수조사 직무 회피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단호한 목소리로 “직무 회피는 외부에서 이래라저래라 할 사항이 아니다”며 “오히려 기관장으로서 책임있게 직무를 다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불필요한 중립성 논란을 고려해 직무 회피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전수조사 결과 불법거래 의혹 12명의 명단도 기사 보고 알았다. 지금까지도 조사 결과를 보고받지 못했다”면서 “지독하리만큼 철저하게 원칙대로 하고 있으니 권익위의 공정성을 믿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당초 국민의힘 전수조사를 직접 맡을 뜻을 보인 것으로 보도가 난 데 대해선 “민주당 때 회피를 했으니 당연히 야당도 직무회피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을 보고, SNS를 통해 법과 원칙상으론 그렇지 않다는 것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야당인데 비교섭단체 5당은 왜 처음부터 직무회피 조치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 같은 뿌리를 둔 자매 정당이기 때문”이라며 “야당이 같이 제출했기 때문에 거기만 빼는 것도 모양새가 맞지 않아 같이 회피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전수조사 결과가 대선 정국의 핵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어떤 선입견도 없이 백지상태로 임하고 있다. 결과 발표 시점 등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전 위원장은 지난 1년간의 민원과 이해조정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경주 한센인 정착촌 문제 해결을 꼽았다. 전 위원장은 “직접 열악한 주거 환경을 보니 눈물이 났다. 현장 조정을 통해 40년 만에 한센인의 열악한 주거와 환경문제 해소의 길을 열게 돼 보람 있었다”면서 “올해는 전국에 산재한 한센인촌의 주거복지와 환경 피해에 대해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인으로서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권익위원장 3년 임기를 잘 마치는 게 목표”라며 말을 아꼈다. 경남 통영 출신인 전 위원장은 부산에서 수영여중, 데레사여고를 나왔다. 서울대 치의학과 졸업 후 사시에 합격, 변호사로 활동하다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서울 강남을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