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서 아동·여성인권 변호사 지내
- 입양아 직접 키우는 싱글맘이기도
- “‘정인이 사건’ 입양에만 초점 안돼
- 학대 원인 제대로 분석해 대책을”

“‘정인이 사건’의 핵심은 ‘입양’이 아니라 ‘아동 학대’입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아동 학대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부터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14일 국회에서 ‘아동 인권 변호사’로서 만난 국민의힘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정인이 사건’에 여전히 분노했다. 이른바 ‘정인이 사건’은 양부모가 당시 8개월 영유아를 장기간 학대, 사망하게 한 사건이다. 그는 사건 이후 가장 먼저 묘소로 찾아간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원인을 잘못 분석하니까 엉뚱한 대책이 나오고 현장 혼란만 가중된다”며 “사건 가해자가 입양 부모일 뿐이고 핵심은 끔찍한 아동 학대다. 아동 학대 의심 신고가 3번이나 있었다. 그런데 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느냐는 거다”고 지적했다.

21대 국회에 입성하기 전 김 의원은 부산에서 이름난 아동·여성 인권 변호사였다. 그는 2009년 부산가정법원 소년위탁보호위원, 2010년 부산시 여성아동보호위원 등 왕성하게 활동했다. 게다가 김 의원은 실제로 입양아를 키우는 ‘싱글맘’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나도 부모님이 안 계신 상황에서 10대 시절을 보냈다”며 “부모 도움 없는 삶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외롭고 두려운 세상이다. 세상에 방치된 아이들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그는 입양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입양’과 ‘아동학대’를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아동보호시설 입양 아동에 대한 학대 사건과 파양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그런데도 입양 아동학대 사건이 터지면 아동학대보다 입양가정에 초점 맞춰져 여론이 들끓는다. 우리나라 입양 현황에 대한 전반적인 자료가 미비해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원스톱형 학대 아동 지원시스템’을 제안했다. 학대 아동이 신고 한 번으로 경찰 조사부터 치료까지 한꺼번에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김 의원은 “아동학대 신고만 하면 피해자에 대한 경찰조사, 진술·법률 조력, 신체·심리 치유 등을 한 번에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특히 말 못 하는 영유아의 경우 필수적으로 변호사 선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동인권에 목소리 높여온 김 의원은 저출생 문제에 대한 관심도 크다. 그는 조만간 ‘부모보험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이다. 우리 동네가 다 함께 우리 이웃의 아이를 키우자는 취지다. 김 의원은 “내 아이만 아니라 우리 이웃의 아이도 함께 키우자는 국가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전 국민이 건강보험료를 내고, 의료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며 “중소기업 내 출산·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은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정부가 그 비용을 부담하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물론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비용 지급 방식, 납부 방식 등은 현행법과 저촉될 수 있으므로 입법처에 1차 법안 심사를 맡겼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