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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 책방골목, 시대에 맞는 활성화 방안 모색”

김성일 동주여고 국어교사

  • 국제신문
  •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  입력 : 2021-01-21 19:13:22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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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내 동아리 ‘예그리나’ 만들어
- 학생들과 짧은 시 엮은 시집 펴내
- 6분 단편영화 제작해 온라인 공유

국내 유일의 헌책방 거리인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지역의 문화자산이자 미래유산으로 꼽히지만, 실상은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다. 갈수록 헌책을 찾는 발길이 주는 데다, 재개발 사업에 밀려 지난해에만 8개의 서점이 문을 닫았다.

김성일 동주여고 국어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펴낸 시집을 들어보이고 있다. 서정빈 기자
이러한 상황에서 동주여고 학생들이 ‘보수동 책방골목 서포터즈’를 자처해 관심을 끌고 있다. 책방골목을 주제로 시집을 내고, 단편영화를 찍어 온·오프라인으로 홍보에 나선 것. 21일 학교를 찾아 프로젝트를 지도하는 김성일(34) 국어교사를 만났다.

지난해 이 학교에 부임했다는 김 교사는 책방골목 활성화를 위해 교내 동아리 ‘예그리나’(‘옛것을 그리워한다’는 뜻)를 직접 만들었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학생들과 함께 중구 보수동 도시재생센터 주민공모사업에 참여해 책방골목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책방골목을 눈여겨본 이유에 대해서는 “동주여고가 책방골목과 가장 가까운 학교인 데다, 독서 교육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나 역시 부산 서구에서 나고 자라 원도심, 도시재생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예그리나’는 많은 학생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짧은 시를 엮어 시집을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책방골목에 대한 추억과 단상 등을 한데 모았는데, 학생뿐만 아니라 교장선생님 시민 등 200명이나 참여했다. 시집의 제목(보수동책방골목 와보시집)은 투표에 부쳐 결정하고, 삽화 표지 그림도 학생이 그렸다.

책을 펴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좋은 취지인 만큼 도움의 손길도 잇따랐다. 프로젝트를 지지해준 학교를 비롯해 최대호 시인, 박기량 치어리더가 시 쓰기에 힘을 보탰다. 특히 SNS 스타작가인 최 시인은 부산에 연고가 없는 데도 흔쾌히 프로젝트에 참여해줬다고. 이외에도 향토서점 ‘남포문고’가 판로를 맡아줬고, 다음 달에는 지역 갤러리 ‘갤러리터16’과 함께 전시회도 열게 됐다. 김 교사는 “책방골목의 상징성 때문인지 많은 분이 도와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렇게 펴낸 시집의 판매금 또한 의미 있는 곳에 쓰인다.

“출판지원금을 더해 향후 ‘보수동어린이도서관’에 기부할 계획입니다.”

김 교사와 학생들은 시집 출판에 이어 책방골목을 배경으로 6분짜리 단편영화도 찍어 온라인으로 공유했다. “어르신들은 책방골목을 역사와 추억의 장소로 여기지만, 요즘 아이들은 책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다 보니 의외로 경험이 적더라고요. 아이들이 책방골목을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영화를 만들어봤습니다.”

김 교사는 앞으로도 책방골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면서 시민의 관심도 부탁했다. 김 교사는 “무작정 옛것을 그대로 지키자는 게 아니라, 책방골목을 시대에 맞게 가꾸고 발전시켜 나갈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가 끝나면 책방골목도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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