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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삭제·소송 등 촘촘한 피해자 지원망 필요”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단장 김창희 ‘청송Law’ 변호사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20-06-16 20:05:3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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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청소년이 피해자 다수
- 법원, 합의 땐 감형도 문제
- 처벌·재발방지 장치 서둘러야

부산변호사회 여성변호사특별위원회는 지난 3월 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단’을 출범했다. 이와 함께 ‘텔레그램 n번방으로 다시 확인된 광범위한 디지털 성폭력 범죄의 강력 처벌과 피해자 보호 및 재발방지를 위한 법과 제도의 조속한 정비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도 발표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단장을 맡은 김창희(36) 법률사무소 청송Law 변호사를 만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필요성을 들어봤다. 

   
부산변호사회 여성변호사특별위원회 산하에 출범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단의 단장인 김창희 변호사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김 변호사는 “성범죄 피해자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가 있지만 이는 수사·재판 단계에서만 지원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성범죄는 불법 촬영 동영상 유포와 개인정보 유출 등 오프라인 성범죄와는 피해 양상이 달라 재판만으로는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불법 촬영물 삭제, 가해자와 온라인 업체 등 상대 손해배상 소송, 주민등록번호 변경, 개명 신청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촘촘한 지원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료 법률봉사임에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단에 벌써 부산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27명이 자원했다. 이들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법률구조 신청을 하면 1 대 1로 맞춤형 법률지원을 할 계획이다. 

변호사들이 현장에서 접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무척 심각하다. 김 변호사는 “특히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성인 남성이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친근하게 말을 걸어와 평범한 사진을 보내라고 하다가 점점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사진의 수위가 올라간다. 이때 아이들에게 편의점에서 쓸 수 있는 1만, 2만 원짜리 기프트카드를 주는 경우가 있다. 무척 안타까운 현실이 피해자 중 한부모·조부모 가정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 금전적인 도움을 받았으니 보상심리가 생겨 또 사진을 보내게 된다. 적지만 돈을 받았다는 자책감에 피해를 입고도 부모나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보는 법원의 시각에도 문제제기를 했다. 그는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 양상이 알려지기 전,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는 집행유예를 받거나 길어야 실형 1년6월 정도의 형량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합의 여부가 감형 요소에 크게 작용하는 관행도 문제”라고 했다. “합의금을 다소 받았다고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가 모두 회복됐다고 볼 수 없어요. 불법 촬영물이 온라인에 남아 끊임없이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합니다. 미성년자는 당사자가 아닌 부모가 합의를 하죠.”

김 변호사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북구의회 의원에 당선돼 구의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직 변호사라는 장점을 살려 주민에게 적극적으로 법률상담을 해주고 싶지만, 무료법률상담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 한계가 있다. 

이에 김 변호사는 행정 제도 안에서 주민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지난해 ‘부산시 북구 무료법률상담운영 조례’를 발의했다. 구가 부산변호사회에 등록된 변호사 중 법률상담관을 위촉해 주민에게 정기적으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내용이 담겼다. 그는 “계속 정치를 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봉사하는 삶, 누군가를 도와주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숙명여대 법대와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2015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부산지법 국선변호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부대변인 등으로 활동한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상담 (051)506-8500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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