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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창작산업 가치 인정하는 문화 필요”

이우철 이코 디자인 공동대표

  • 국제신문
  •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  |  입력 : 2020-05-25 20:12:44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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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비용 5~10년 전으로 후퇴
- ‘빨리빨리 문화’ 품질 떨어뜨려
- 대학 교육 실무 위주로 바꿔야

“인건비는 올랐는데 디자인 단가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디자인 및 창작산업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이코디자인 이우철 대표가 25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내 사무실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디자인업계 차이점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자동차에 홀려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던 남자는 귀국 후 디자인업계 스타트업을 하며 좌충우돌 성장 중이다. 이우철(41) 이코 디자인 공동대표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사무실에서 25일 만났다.

“부모님 모두 교사셨고, 집안도 보수적이었어요. 저는 워낙 자유분방한 스타일인데 ‘선생님집 아이가 왜 저렇게 별나냐’는 얘기를 듣는 게 싫었습니다. 그러다 어릴 때부터 꿈꿔온 자동차 디자인의 꿈을 좇아 이탈리아까지 가게 됐지요.”

부산 서구 대신동 출신인 그는 동서대에 입학했지만 바로 유학길에 올라 Politecnico di Milano에서 학사를, IAAD Torino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의 디자인요? 닭장에 닭을 가둬놓고 내일까지 알을 낳으라고 하는 식입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알을 낳더군요. 문제는 알에 노른자가 없거나 깨졌거나 그런 게 많다는 거죠. 그러니 다시 계속 반복해 시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닭을 방사합니다. 닭끼리 자유롭게 교류도 하고 그러다 보면 좋은 알이 나오지요. 다만 시간이 좀 걸리지요.”

그렇게 이탈리아에서 졸업후 활동하다 모친의 암 발병 소식에 급히 귀국하게 됐다. 15년 외국 생활을 접고 오니 국내 디자인업계 네트워크가 전무한데다 업계 갑질 등 적응이 안돼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다 중국 전시회에서 만난 안미정 공동대표와 함께 2017년 지금의 이코디자인을 설립했다. 부산 인제대 출신인 안 대표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어 두 사람이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이코 디자인은 이탈리아와 코리아를 합성한 이름이다. 말 그대로 유럽의 경험과 감성을 담은 차별화된 디자인이 강점이다. 이 대표는 대학선배인 니꼴라 씨가 상하이에 설립한 T&D 디자인회사와 프로젝트별로 협업하고 있다.

“제품 별로 강점이 다른데 우리는 생활가전을 주로 하니 이태리 작업자들과 협력해서 이태리 감성을 담지요. 대신 중국에선 삼성 엘지 등 한국 대기업 제품이 인기가 많으니 한국적 느낌의 디자인을 원하면 국내 인프라를 이용해 작업하는 방식으로 서로 교류한다”고 그는 소개했다.

그는 국내 디자인 단가가 너무 낮게 책정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주 50시간제 등으로 인건비는 올랐는데 디자인 비용은 오히려 5~10년 전보다 떨어졌어요. 리스크가 커 추가 고용을 꺼리다 보니 기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높아졌다”고 그는 말했다.

창작물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안 해주는 사회적 인식도 한몫 한다. “거래처 대표님들이 친해지면 명함 하나만, 로고 하나 만들어주면 안되나 하는 부탁을 하는데 이럴 때마다 참 난감합니다. 자재값이 안 드니 쉽게 생각하시는데 이런 게 사실 어려운 거거든요.”

이 대표에게 디자인업계 후배 및 지망생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을 물어봤다. “지금 후배들을 보면 너무 도전의식이 없고, 쉽게 가려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도전이 실력이 되고, 경험치가 축적돼 자기만의 색깔을 가질 수 있는데 요즘 친구들은 단번의 산출물을 원하는 것 같다”면서 “제품 디자인은 창작물과는 달라서 공장 다니며 발품도 팔고, 연구해야 하는데 편하게 일하려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이태리에 있을 때는 수업이 저녁 7시 반에도 있다. 페라리, 벤츠 등 현직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와서 강의를 하기 때문인데 한국에선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면서 대학의 디자인 교육도 실무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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