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어민과 딸기 따기 체험하고
- 공동 카페서 회화와 요리수업
- 농업 4차 산업혁명 찬사 받아
- 팜투테이블 레스토랑도 주목
4년 전 경남 김해시 이동에 정착한 한 귀농인이 딸기 체험농장을 운영하며 큰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다. 과일 따기 수준에 머물던 체험농장에 혁신적인 경영기법이 접목됐기 때문이다. 농장을 찾아온 체험객이 원어민과 영어 회화로 대화를 나누고, 딸기 따기부터 요리까지 하는 이색 영어 농장 프로그램이 도입됐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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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이동네 협동조합’을 설립한 박정욱 이사장이 18일 협동조합의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체험객들은 삐에로 복장을 한 금발의 원어민과 대화를 나누며 ‘영어의 바다’에 빠졌다. 초등생과 학부모들의 방문이 꼬리를 물었다. ‘농촌형 수익 모델’, ‘농업분야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농업법인 클라우드베리 박정욱(46) 대표 이야기다. 박 대표는 수년 전 서울에서의 회사원 생활을 접고 낙향한 귀농인이다. 영어학원을 운영하던 동료와 함께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든 것이다.
그런 박 대표는 지난해 5월 마을 주민과 함께 부농을 실현하겠다며 ‘행복한 이동네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1년이 지난 18일 그를 만났다.
조합 대표인 박 이사장은 “마을주민과 청년 귀농인 등 10여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꿈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은 최근 경남도로부터 사회적 농장사업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100여 명이 사는 우리 마을은 고령화된 농촌”이라며 “지난 1년 간 주민과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고생담을 들려줬다.
협동조합의 가장 큰 무기는 영어 농장 체험 프로그램이다. 미국, 호주 등으로 부터 온 원어민들은 딸기, 고구마, 멜론 체험농장과 공동 카페에서 회화와 요리수업을 하고 있다.
원어민들을 농업연수생 자격으로 활용해 돈이 거의 들지 않는 것도 박 이사장만의 노하우다. 탐방객도 과거 개인 농장을 운영할 때 월 1000명이 찾았지만 조합 결성 후 월 2000명 선으로 증가했다.
향후 도입할 ‘팜투테이블’ 레스토랑도 눈에 띈다. 직접 고객이 농장에서 신선 채소를 수확해 셰프의 지도하에 요리하는 사업이다.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파는 공동판매장 건립도 구상중이다.
그의 사업 아이디어는 관광사업으로 뻗쳐있다. 그는 “내방객이 시내 가야권 관광지를 둘러본 뒤 우리 마을에서 신선한 요리도 먹고 잠도 자는 힐링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며 “최근 우리 마을에 외국인 숙박이 가능한 김해 1호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다양한 지원 혜택이 있는 사회적 기업(마을기업)이 되기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넘사벽처럼 높은 관문이 가로 막아 섰다. 최근 코로나 19 발생으로 조합원들의 피해가 눈덩이 처럼 커져가고 있는 것.
박 이사장은 “제 개인이 운영하는 농장 탐방객이 월 1000명에서 100명으로 급감했다”며 “다른 조합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영난으로 원어민들도 상당수 돌려 보내야 했다. 큰 찬사를 받았던 김해형 농촌 수익 모델이 자칫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박 이사장은 “천재지변을 만나 하루 하루가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꿈을 멈출 수 없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우리 마을을 부촌으로 만든 뒤 영어 농장 시스템을 전국 농촌에 보급하고 싶다. 농민들도 한번 잘 살아 봐야 하지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이사장은 현재 3년째 마을 이장을 맡고 있다. 코로나 발생 이전만 해도 국내뿐아니라 일본에서 이 모델을 도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고 한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