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하자
- 군에 3000만 원 상당 장비 전달
- 지역사회 발빠른 방역활동 도와
“천재(天災)는 인재(人才) 활용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만큼, 이번 코로나19도 국민 모두의 지혜와 응원을 바탕으로 잘 헤쳐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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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길수 대표가 6일 방역당국보다 발 빠르게 열화상 감지시스템을 합천군에 지원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용기자 |
경남 합천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직후 사재를 털어 열화상 감지시스템을 구입, 지역사회 감염 예방에 나섰던 ㈜반도전기통신 강길수(50) 대표가 지역민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6일 만난 강 대표는 “누구나 이런 위기에는 의료인이었다면 의료봉사를, 봉제공장을 운영한다면 마스크 만들 생각을 하듯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전자·전기 분야여서 실행에 옮긴 것일 뿐,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경남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합천에서 발생하자 3000여만 원을 들여 열화상 감지시스템 2대를 구입, 합천군에 전달했다. 열화상 감지시스템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던 합천군은 강 대표의 지원으로 발 빠르게 코로나19 감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합천지역은 타지역보다 신속하게 적재적소에 열화상감지 시스템을 갖췄다. 합천지역 확진자는 9명에 그쳤고, 지역사회도 빠르게 안정됐다.
방역 당국보다 한발 앞선 지원 배경에 대해 그는 “천재지변에 맞서는 장비와 시스템으로 기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재해·재난에 민감한 편”이라며 “코로나19와 같은 질병 역시 감염 확산을 막을 시스템 구축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운영하는 회사는 재해·재난 방송시스템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2001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원격무선 재해방송시스템은 최남단 제주에서부터 최북단 연평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에 설치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아무리 재해·재난에 대한 직업정신이 발휘됐다고 해도 선뜻 고가의 장비를 지원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합천에서 나고 자란 그의 유별난 고향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는 회사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2005년부터 매년 2000만 원 안팎으로 나눔과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불우이웃돕기에서부터 합천군교육발전기금 등 15년째 한 해도 빼놓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정을 나누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탐낸 전국 각지의 공단과 대기업들이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기업 이전을 요청하고 있지만, 그는 우직하게 고향인 합천을 고집하고 있다. 이번 열화상 감지시스템 지원 역시 이 같은 고향 사랑의 연장선상에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자본금 1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여기까지 오른 것은 어려울 때마다 고향의 산천이 위로가 됐고, 지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그는 “그동안 도움받은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힘이 닿는 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향에 대한 그의 열정은 최근 레저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합천호 일주도로 변에 바이크와 캠핑 동호인을 겨냥한 ‘카페 모토라드’를 개장했다. 합천군이 관광지 개발을 위해 수년째 발만 구르고 있는 것을 그가 70억 원을 투자해 만든 것이다. 모두가 무리라고 말렸지만, 카페는 개장 1년도 되지 않아 전국 바이크 캠핑의 명소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3월에는 BMW 오토바이 신차 발표회를 유치, 전국의 바이크족을 합천으로 불러 모으기도 했다.
그는 “카페 개장이 타업종 진출이라는 외도로 비칠 수 있지만, 지역의 자원을 현대화·브랜드화로 가공한다면 다양한 형태의 발전을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코로나19보다 무서운 지역소멸이라는 위기에 놓인 고향을 건강하게 지키고 성장시킬 제2 제3의 기업이 나오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