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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학자-원로교수 연결 허브로…원도심 부활 고민”

인문학당 달리 이행봉 대표

  • 국제신문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0-04-06 19:41:10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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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산복도로 축대 한켠
- 2층선 특강·토론회 개최
- 1층 동네미술관 역할 톡톡
- 비영리 사단법인 전환
- 투명성·신뢰도 높일 것

‘산만디(산고개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를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복도로는 부산의 역사다. 산복도로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친 피란민의 애환과 고단한 삶의 흔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당 달리 이행봉 대표는 6일 “다양한 연구 분야의 학자들이 지역사회에 지식을 공유하고 환원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전민철 기자
‘인문학당 달리’는 지난해 1월 북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중구 영주동 산마루에 터를 잡았다.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인문학당 달리’의 이행봉(65) 대표는 “연구실이 없는 비전임 교수를 위한 연구공간을 만들자는 게 설립 취지였는데, 막상 이곳에 공간을 마련하고 나니 윗동네와 아랫동네를 섞이게 하는 원도심 지역 공동체 거점으로서의 사명감이 크다”고 소개했다.

인문학당 달리에는 ‘(세상을) 달리 보고, 달리 느낀다’는 뜻을 담았다. 영주동 동아아파트 맞은편 건물 2층에 인문학당이 있고, 1층보다 낮은 지층에는 미술관이 있다. 50여 년 동안 가정집으로 사용해온 건물을 개조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여러 분야의 인문학 특강과 토론회, 저자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원도심이 과거에는 부산의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는 낙후된 공간”이라며 “이곳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주민과 교류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리 미술관은 ‘우리 동네 미술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술관 한편에는 산복도로의 축대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첫 전시회로는 달동네만을 그려온 엄경근 작가와 김진희 작가의 작품을 선정했다. 현재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개인 소장전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이 동네에 미술관이 처음 생겨 신기한 마음에 방문하는 주민이 많은데 이제는 장바구니를 들고 미술관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문화생활이 지역 주민의 삶 속으로 파고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원도심의 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다.

최근 인문학당 달리는 ‘마스크 미담’으로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인문학당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중국에 보낸 일회용 마스크 300장이 의료용 장갑 20만 장이 돼 부산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던 지난달 초 회원 성금으로 마스크 300장을 중국으로 보냈다. 이 미담을 접한 중국 업체 ‘블루 세일 코퍼레이션’ 류먼징 회장은 인문학당 달리의 마스크 300장 기부에 대한 화답으로 의료용 장갑 20만 장을 기부했다.

앞으로 인문학당 달리는 부산의 인문학적 특성을 살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지역의 다른 인문학 연구소와 적극적으로 교류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겠다”며 “인문학당의 내실을 꾸준히 다지고 원도심 속 주민 삶의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도심을 근본적으로 부활시키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저를 비롯해 소장을 맡은 부산가톨릭대 박선정(교양학부) 겸임교수와 운영위원장인 동아대 원동욱(국제학부) 교수가 3자 협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모아 운영하고 있다”며 인문학당이 지역의 청년 학자와 원로교수를 잇는 허브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인문학당은 후원회원 100명의 후원금으로 운영 중이다. 그는 “올해 안에 인문학당을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로 전환해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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