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 하나님의 교회서 강연
“땀과 석탄 가루로 얼굴이 뒤범벅이 됐지만 교육자라는 꿈을 갖고 독일 광산 지하에서 대학 입학을 준비했습니다.”
6일 부산 수영구 부산수영 하나님의 교회를 찾은 한국교원대 권이종(80) 명예교수는 영화 ‘국제시장’ 주인공 ‘덕수’의 실제 모델이다. 중학교 때부터 월세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문 배달을 했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막노동을 하다 신문광고를 보고 파독광부에 지원해 독일로 갔다. 영화 속 덕수처럼 파독 간호사로 독일에 와 있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권 교수는 1964년부터 1968년까지 4년간 파독광부로 근무했지만 귀국하지 않고 독일에 남아 공립대학인 아헨대 사범대학에 입학했고 박사 과정까지 마쳤다. 외국인이 공립대에 입학한 것은 독일 공립대 설립 이래 최초였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전북대와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13년의 유학 생활 동안 화장실에서 흐느껴 운적도 많다. 우울증까지 겪었지만, 희망적인 내용의 국내 가요를 부르며 견뎠다. 권 교수는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학비를 모으기 위해 호텔에서 일했는데 객실에 고객이 먹고 남긴 음식 찌꺼기를 모아서 먹었다. 다른 직원이 집에 고양이나 개를 키우냐고 물어볼 정도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권 교수는 “이제 한국은 구걸하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됐다. 오히려 한국 기업체에 독일 청년들이 들어오고 싶어 난리다. 한국이 이렇게 변했다”고 말했다.
가난한 나라에서 교육의 가치를 무엇보다 잘 아는 권 교수는 아프리카 아시아 난민교육후원회(ADRF) 회장도 맡고 있다.
권 교수는 이날 강연장을 찾은 학부모와 학생에게는 교육자로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권 교수는 “모든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가정이다. 사춘기가 지나면 아들딸을 앞으로 세워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