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 극성이용 DNA추출
- 면봉쓰는 드라이스와핑 비해
- 보다 많은 증거 확보 장점
- 수중 가시화 구명줄도 개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소재이자 1980년대 강간·살인으로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가 유전자(DNA) 감식으로 33년 만에 덜미를 잡혔다. DNA 감식 기술의 발달 덕분이다. 과학수사(CSI·Crime Scene Investigation)의 중요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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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울경 과학수사포럼 윤경돈 회장은 12일 “과학수사의 발전이 범인 검거에 매우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최근에는 ‘부산 울산 경남경찰청 과학수사포럼’(이하 부울경 과학수사포럼)이 전기 극성을 이용, DNA를 추출하는 장치를 개발해 2년 연속으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아 눈길을 끈다. 이번 장치 개발로 전국 1629개 공무원 현장 학습 모임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수중 가시화 구명줄’을 개발해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바 있다.
12일 만난 부울경 과학수사포럼 회장인 윤경돈(58) 연제경찰서장은 “장기 미제사건이나 유전자 확보가 쉽지 않은 범죄 현장에 이 장치를 이용하면 기존 방법으로 DNA를 추출하지 못한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학수사포럼이 만든 DNA 전기농축장치(DCE-1)는 마이너스(-) 극성을 띠는 DNA 성질을 이용해 DNA를 분리, 추출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현재 경찰은 미세한 DNA를 채취하려고 원심분리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전기 극성을 이용한 DNA 추출 기법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거 물품 등에 뿌린 특수용액을 수거해 전기 자극을 준 뒤 마이너스 극성을 띠는 DNA만 한곳에 모아 용액을 말린 뒤 남은 DNA만 면봉으로 추출하는 방법이다. 범죄 현장에 면봉을 갖다 대 DNA를 채취하는 드라이 스와핑(dry swapping) 기법보다 더 많은 DNA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장치는 의학전문대학원과 연구원 출신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직원, 한국해양대 길경석(전자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등이 협업해 개발했다.
이어 윤 회장은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서도 잠수사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중 가시화 구명줄은 상용화를 눈앞에 뒀다”며 “바다, 강, 저수지 등에서 사고가 났을 때 인명 구조는 물론 선체 탐색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잠수사들은 수중에서 귀로를 확보하기 위해 구명줄을 놓지 못하고 꽉 잡고 탐색 활동을 해야 했다.
부산경찰청과 한국해양대학교에서 개발한 ‘수중 가시화 구명줄’은 광섬유(Optical fiber)와 고출력 LED 신기술을 융합했다. 수중에서 강한 빛을 뿜어내 수심 50m에서도 10m 이상 가시거리를 제공한다.
수중 가시화 구명줄은 현장실험과 시제품 개발을 마무리했으며, 밝기를 높이는 등 기술적 보완을 거쳐 상용화할 예정이다. 수중 가시화 구명줄을 쓰면 멀리서도 보이기 때문에 구명줄을 놓고 적극적으로 넓은 범위에서 구조와 조사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회장은 “앞으로 새 구명줄이 보급되면 수중 또는 해난 사고에서 인명 구조, 탐색, 조사를 맡는 잠수사들의 안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울경 과학수사포럼은 2007년 3월부터 현장 학습 모임으로 결성된 단체로 올해까지 총 29회 세미나를 열었다. 이 조직은 ▷부산·울산·경남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등 17개 기관 224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