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년간 사막화 국가 상대로
- 나무심기·환경난민 등 지원
- 국내 제조업 발생 미세먼지
- 정부 통제능력 현저히 부족
“미세먼지 발생은 특정 국가나 어느 한두 가지 요인에 기인하지 않습니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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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가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 푸른아시아 사옥에서 국제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사단법인 ‘푸른아시아’ 오기출(59) 상임이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환경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기후 변화 분야에서 20년 넘게 활동해 온 그의 이력만 봐도 알 수 있다. 오 이사는 30대 후반이었던 1998년 환경 관련 국제 NGO(비정부 기구)인 푸른아시아를 설립했다. 미세먼지 등 기후 변화 문제가 향후 전세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오 이사는 지난 21년간 몽골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기후 변화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하거나 ‘국토 사막화’가 진행 중인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나무 심기 사업과 ‘환경 난민’ 지원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푸른아시아는 2014년 국제연합(UN)으로부터 환경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생명의 토지상’을 받았다. 현재 푸른아시아는 UN 산하 6개 환경 기구와 함께 주요 국가에서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19일 오 이사를 만난 것은 국내 미세먼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오 이사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부터 정확히 진단한 뒤 한국 상황에 맞춰 중장기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중국이나 몽골에서 발생한 황사가 한국으로 온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국내 석탄화력 발전소가 주범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물론 이런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특정 국가나 일부 분야에서 찾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국가는 대기를 공유하는 ‘공기 공동체’이기 때문이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으로 ▷중국 석탄발전소 증가 ▷몽골 내 모래 폭풍(황사) 발생 일수 확대 ▷북한 내 연료(석탄) 증가 ▷국내 제조업체 공장 가동 ▷남해 및 동해 대기 정체 현상 등 총 5가지를 꼽았다.
오 이사는 “국내외 연구 결과를 보면 중국 내 미세먼지 발생량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6.7% 늘었다”며 “이는 미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는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해 철강 생산량을 늘리고 석탄 발전소도 새로 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1990년대 연간 10일에 불과했던 몽골 내 황사 발생 일수는 올해 현재 50일이 넘는다”고 언급했다.
오 이사는 “우리나라 역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정작 제조업체와 관련해서는 통제 역량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체 미세먼지 중 제조업체에서 40%가량이 나오지만 관련 법 위반에 따른 처벌 수위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게 오 이사의 주장이다. 실제로 충남 당진에 있는 현대제철은 자사 미세먼지 저감 장치가 고장난 사실을 5년간 숨겨 오다가 지난 5월에야 그 사실이 드러났지만 정부는 고작 60만 원의 과태료만 부과했다.
“이런 5가지 원인을 통합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세먼지 문제는 절대 개선되지 않을 것입니다. 동해와 남해에 고기압 장벽이 형성돼 대기 정체 현상이 가속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미세먼지로부터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정부 대책에 대해서도 쓴 소리가 나왔다. 오 이사는 “석탄화력 발전소 가동 중단과 공공부문 차량 2부제 시행 등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은 대부분 단기 방안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단기 대책만으로) 마술을 부리려고 한다. 한국 중국 몽골 북한 4개 나라가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남 산청 출신인 오 이사는 부산 동성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세계식량기구(FAO)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자문위원과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ICE) 운영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