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목학회 소속 전문가 23명
- 재능 기부·봉사하고파 발족
- 발주처 대부분이 공공기관
- 구성원에 공무원 참여 배제
- 봄·여름 재해 많아 주의 요망

대한토목학회 부산 울산 경남지회가 최근 ‘119 토목구조대’(이하 구조대)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구조대는 부산·울산·경남에서 산사태나 물난리 같은 각종 자연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긴급 출동해 응급 진단과 복구 대책을 자문 하는 임무 등을 수행한다. 시나 지자체 등 행정으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않는 순수한 민간단체다.

대한토목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가 만든 119 토목구조대의 초대 대장을 맡은 한상중 삼원이앤씨 대표가 구조대의 역할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한상중(57) 초대 구조대장은 구조대에 대해 “(구조대를 구성하고 있는 토목학회는) 학술 단체이기도 하지만 각 분야 토목 전문가가 모인 단체다. 올해 초 신임 회장 취임과 함께 구조대를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봉사를 하자는 의미에서 모였다”고 말했다.

구조대 멤버는 대학교 교수나 관련 업체 대표 등 토목 분야 전문가로 구성됐다. 지반 구조 항만 수자원 지형정보 등 분야의 전문가 23명이다. 토목학회에는 부산시 직원 등 공무원 회원도 많다. 하지만 구조대 구성에서 공무원은 참여하지 않는다. 한 구조대장은 “현장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공공기관이 대부분 발주 관리청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은 토목구조대 참여에서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재난과 재해가 발생했을 때 모든 구조대원이 출동하지는 않는다. 현장 출동이 바로 가능한 3, 4명이 가서 행정 기관 등에 조언한다. 별도의 운영 방침도 정했는데 구조대원은 토목학회 회장이나 구조대장의 지시에 의해 현장에 출동하고 자문을 하도록 한다. 공공성 확보를 위해 구조대원은 본인이 자문한 재난·재해 현장의 연구 용역을 수행하거나 공사 수주 등을 할 수 없다.

토목구조대는 부산시 등 지자체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않는다. 현장에 출동할 때 드는 비용만 학회에서 지원한다. 헬멧과 조끼 등 구조대 장비도 협회 차원에서 따로 마련했다. 구조대가 발족한 후 부산지역에서 재난과 재해가 발생한 사례가 없어 아직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한 적은 없다.

한 구조대장은 부산은 바닷가 쪽에 있어 파도나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해빙기가 있는 봄은 산사태, 여름은 호우 등이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거의 매년 호우 등으로 인명 피해가 있었지만, 다행히 올해 여름은 별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넘겼다. 한 구조대장은 “비가 많이 오거나 하면 늘 긴장한다. 올해는 아직 큰 사고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구조대는 발대식을 한 후 다양한 기관을 포함해 부산도시공사 울산도시공사 부산시설공단 울산시설공단 부산교통 공사 등과 기술 협약도 체결했다. 사고가 나면 현장에서 자문하고 기관에 협조하겠다는 내용이다.

구조대장 임기는 토목학회 회장 임기와 같다. 토목학회 임원인 방재안전지원분과위원장이 구조대장을 겸임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 구조대장은 “올해는 처음 구조대를 발족한 해인 만큼 초대 구조대장으로서 이런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1985년 부산대 토목학과를 졸업한 한 구조대장은 부산대 대학원에서 구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시 해상교량 시설물 안전관리 자문위원, 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등을 맡았다. 현재는 항만 분야에서 정밀 안전진단을 하는 삼원이앤씨 등을 운영 중이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