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의 가이드라인 지정은
- 또다른 억압·규제 될 소지
- 지역언론 맞춤지원안 내고
- 정부와 협의 거쳐 풀어야
- 해법 나온다면 시작은 부산

“네이버의 지역 언론 차별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그 해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아직 명확한 해법이 없다는 얘기죠. 분명한 사실은 만약 해법이 나온다면 시작은 부산에서 것입니다.”

	신태섭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네이버의 지역 언론 차별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지역 언론 스스로 맞춤형 지원을 정부에 제안하라고 말했다. 이용우 선임기자

네이버가 모바일 뉴스에서 지역 언론을 배제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많은 지역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네이버는 묵묵부답이다. 지역 언론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휘청이는 상황에서 신태섭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을 만났다. 동의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인 신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 때 KBS 이사에서 부당하게 해임됐다가 2017년 12월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에 취임됐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시청자 권익 증진과 방송진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려 설립된 준정부기관으로, 현재 부산 광주 강원 울산 등 7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체계적으로 지원·관리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지역 언론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에 동감한다”면서도 “솔직히 명확한 해법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신 이사장은 “포털에 이런저런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은 억압으로 보일 수 있다”며 “지역이라는 소수를 대변하는 다원성의 측면에서 지역 언론을 배려해달라는 주장 또한 현재 지역 언론의 수가 많아 논리가 부족하다. 다시 말해 포털의 입장에서는 어느 지역 언론까지 제휴를 맺을지 애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 이사장은 일단 지역 언론 스스로 맞춤형 지원을 정부에 제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 이사장은 “같은 지역의 언론끼리 협업해 여러 대안을 직접 시행하고 시행착오를 거친 뒤 지역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먼저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해법이 나온다면 시발점은 부산에서일 것이다. 타 지자체보다 부산의 지역 언론 여건이 그나마 나은 상황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신 이사장과 재단의 인연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시작됐다. 신 이사장은 2004년 전국 최초로 추진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의 추진위원이었다. 시청자미디어센터 건립 논의는 2000년 시민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나왔고 그 시발점이 부산이었다. 신 이사장은 “국민 스스로 언론 수용 능력과 매체 활용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가 봇물 터지면서 미디어 교육이 시대 화두였다”며 “전 세계 최초로 정부가 직접 나서 시민이 미디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센터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참여 정부 당시 균형 발전이 정책의 주요 기준이었고 이에 따라 2005년 부산, 2007년 광주에 센터를 세웠다”고 말했다.

한때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제 역할을 잃기도 했다. 일례로 박근혜 정부 시절 미디어교육 강사에게 정치적 발언을 금지하는 서약서를 강제한 적도 있다. 사실상 재건에 나선 신 이사장이 취임 후 중점을 둔 사안은 지자체, 시민단체 등과 수평적 협업이다. 각 단체에서 필요로 하는 미디어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신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미디어 교육은 기술 교육으로 한정되어 있었고 대상도 시민으로 개괄적이었다”며 “노인은 노인대로 애들은 애들대로 수요 맞춤형 교육이 목표다. 일례로 농업기술센터와 직접 협업해 농작물 마케팅을 원하는 농민에게 미디어 교육을 제공하는 MOU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일 년 반의 임기를 남겨둔 신 이사장의 목표는 미디어교육 네트워킹 구축이다. 신 이사장은 “현재 미디어 교육은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정권과 상관없이 미디어 교육이 자생력을 갖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시민 미디어가 자생하고 이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제 임기 내에 자생력 있는 시민 미디어의 시작점을 던지는 것이 목표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