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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줄거리 반만 읽고 바로 제작 결정했죠”

영화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19-06-25 20:30:05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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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 감독 시나리오에 반해 OK
- 이전작 흥행 못해 진퇴 고민
- 황금종려상 수상 믿기지 않아
- 칸 수상으로 자신감 얻었죠”
- 오빠가 곽경택… 영화인 가족

지난달 26일 프랑스 칸에서 한국영화가 세계 정상에 섰다. 이날 열린 제72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입에서 “‘기생충’ 봉준호”라는 말이 마지막에 나왔고, 봉 감독과 배우 송강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황금종려상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그들 옆에서 함께 환호했던 이가 봉 감독, 송강호와 함께 시상 무대에 올랐다. 그가 바로 ‘기생충’을 제작한 부산 출신의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다.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가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 송강호와 함께 무대에 올라 황금종려상 수상의 기쁨을 나눈 당시를 설명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바른손이앤에이 사무실에서 만난 곽 대표는 “신이 나면서도 초현실적인 기분이었다. 무대에서 정신을 차리고 객석을 보니 그곳의 모든 영화인이 ‘우리 너희 영화 좋아해’하는 눈빛으로 축하해주고, 인정해주는 것 같아서 더욱 기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부산 태생으로 삼성여고, 동아대 출신인 곽 대표는 1990년에 서울로 와 출판대행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했다. 이후 1995년 창간한 영화전문지 ‘키노’의 기자로 활동하다 영화 홍보대행사 바른생활 대표, 영화제작사 청년필름 기획마케팅 실장, 영화제작사 LJ필름·신씨네 기획마케팅 이사를 역임하며 영화 현장의 맛을 봤다. 2010년부터 바른손 영화사업부 본부장을 거쳐 2013년 바른손이앤에이를 이끄는 수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는 영화 ‘친구’ ‘암수살인’ 등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의 동생이자 ‘해피 엔드’ ‘은교’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아내인 패밀리 영화인이다.

‘기생충’은 2013년 ‘옥자’를 준비하던 봉 감독이 한 “다음 작품은 가족 이야기”라는 말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2015년 “영화 되게 이상해요”라며 봉 감독이 건네준 전체 시나리오 반 정도의 줄거리를 보고 제작을 결정했다. “반만 읽었는데도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옥자’가 개봉한 해인 2017년 12월 30일 ‘기생충’의 시나리오를 받았다”는 곽 대표에게 ‘기생충’은 제작자로서 매우 중요한 시기에 만난 영화다. 2016년 제작자로 처음 이름을 올린 영화 ‘가려진 시간’과 2017년 곽 감독의 ‘희생부활자’(공동제작)가 개봉했는데, 두 편 모두 흥행이 안 됐기 때문이다. “당시 제작자가 판단하는 수많은 것 중 무엇이 문제였을까를 고민하다가 봉 감독님 영화까지 해보고 제작자로서 진퇴를 결심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곽 대표는 “요즘은 조금 더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곽 대표에게 제작자로서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자신감을 갖게 한 ‘기생충’은 개봉 후 승승장구하며 지난 23일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1000만 영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제작자로서 순제작비 135억 원이 들어간 ‘기생충’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까. “봉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걱정은 없었어요. 제작비는 세트에 상당 부분이 들어갔다. 충무로 최고의 스태프가 참여했으며, 영화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화질, 음질, 미술, 조명 등 미장센을 위해 들어가는 세세한 것까지 포기할 수 없었다”며 적지 않은 비용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전 세계 202개국에 판매돼 역대 한국영화 해외 판매 기록 1위를 기록한 ‘기생충’의 흥행은 이제 시작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68만 관객을 모아 한국영화 최고 스코어를 냈으며, 올 12월까지 전 세계에서 차례로 개봉한다.

“제가 반할 만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님을 만나서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곽 대표. 그는 “각자 자기가 믿고 좋아하는 영화를 해야 성공이 오는 것 같다”며 “오리지널리티가 있고, 완성도 있는 영화로 관객과 만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보여줄 바른손이앤에이의 행보에 관심을 갖게 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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