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닷물 이용한 전기 저장 방식
- 내년 해수자원 연구센터 개관
- 미세먼지 저감기술도 연구 중
- 소규모대학평가 아시아 1위
- 작지만 강한 대학 면모 뽐내
종전까지 ‘울산’ 하면 누구나 산업도시란 수식어와 함께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을 떠올렸다. 지금은 UNIST(울산과학기술원)란 단어가 추가됐다. 침소봉대가 아니다. 논문의 질을 중심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라이덴 랭킹에 UNIST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국내 대학 중 1위에 올랐다. 매년 각 분야에서 논문 피인용도 등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를 발표하는 클래리베이트(Clarivate)는 지난해 UNIST 교수 8명을 명단에 올렸다. 국내 대학 중 8명 이상 선정된 곳은 UNIST와 서울대뿐이다.
 |
| 정무영 UNIST 총장이 개교 10주년을 맞아 대학이 성장해 온 과정과 앞으로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
이 같은 위상이 불과 10년 만에 세워진 것이라면 믿길까. 그래서 지난 21일 개교 10주년 행사를 치른 정무영(70) 총장을 만나 기적 같은 현실을 가능케 한 비결을 물어봤다.
먼저 개교 10주년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정 총장은 “2009년 3월 UNIST의 첫 입학식이 열렸다. 캠퍼스가 채 완공도 안 된 상태였다.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개교 열 돌을 맞이한 지금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가 쏟아져 나오는 과학기술 허브로 변모했다”며 “UNIST는 울산에 국립대를 만들겠다는 시민의 열망이 모여 탄생한 국내 최초 법인화 대학인 만큼 최고의 대학으로 성장하겠다는 당찬 포부가 있었다”고 지나온 과정을 회고했다.
설립 당시 UNIST는 ‘작지만 강한 대학’, 구체적으로는 ‘한국의 MIT’를 목표로 했다. 그리고 개교 6년째 되던 2015년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되면서 국가 싱크탱크로 한 단계 도약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중심 대학을 표방한 결과 지금은 원천기술개발과 그 기술의 사업화를 실현해 대학의 혁신 모델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정 총장은 “클래리베이트나 라이덴 랭킹뿐 아니라 영국 대학평가기관 THE의 세계대학평가에서 UNIST는 논문 피인용도 점수에서 국내 1위, 세계 47위에 랭크됐다”며 “또 세계 소규모대학평가에서는 아시아 1위, 세계 6위에 올랐는데 이는 1위인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에 못지않은 ‘작지만 강한 대학’의 면모를 드러낸 것”이라고 자랑했다.
UNIST가 지향하는 비전은 ‘인류의 삶에 공헌하는 세계적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이다.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대학’으로의 도약 외에 ‘2040년까지 100억 달러의 발전기금 조성’이란 중·단기 비전은 다소 의아했다. 정 총장은 “지금까지 많은 국민 세금을 썼는데 발전기금으로 조금이나마 갚아보자는 의미”라며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달성하느냐인데 뛰어난 원천기술을 개발해 사업화하면 해결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UNIST는 기술에 기반한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험실에서 나온 연구로 창업한 벤처기업이 벌써 37개에 이른다. ‘UNIST 교수 10%가 사장’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UNIST는 혁신적 원천기술 개발을 가장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혁신성장을 이끌 주요 연구브랜드를 소개해 달라고 하자 정 총장은 ‘해수전지’를 가장 먼저 꼽았다. “가장 풍부한 자원인 바닷물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해수전지를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현재 상용화에 근접한 수준으로 발전시켰다”며 “최근 착공한 해수자원화기술 연구센터는 2020년 문을 열고 해수전지 등 해수자원화 기술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도 정 총장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동하는 칩인 ‘유니브레인(UniBrain)’과 바이오메디컬 산업의 쌀로 일컬어지는 게놈(genome), 미세먼지 저감기술, 이산화탄소나 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등도 산업화를 목표로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정 총장은 서울대 항공공학과와 캔자스주립대 산업공학과(석·박사)를 졸업했다. 위스콘신대와 포스텍 산업공학과 교수를 거쳐 UNIST 부총장을 역임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