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7일 사직 韓-호주 평가전
- 15년 만에 지역서 대표팀 경기

- “토트넘 주전 손흥민 참가 계획
- 챔스우승 땐 구름관중 몰릴 것
- 전용구장 市·축협과 의견 나눠”

“올해 국내에서 열린 6번의 축구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는 모두 만석이었습니다.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A매치도 부산시민의 뜨거운 축구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 될 것입니다.”

정정복 부산시축구협회장이 내달 7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호주 축구 대표팀 간의 A매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정정복 부산시축구협회장은 다음 달 7일 오후 8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호주의 A매치가 열악한 지역의 축구 인프라를 변모시킬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17년 11월 부산시축구협회장에 취임하면서 A매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칠레와의 A매치를 부산에 유치했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한 인기가수의 콘서트가 열리는 바람에 잔디가 훼손되면서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정 회장은 “이번 A매치는 오는 12월 5일 부산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축구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축구 전용구장을 건립하는 데 시민의 여론도 달아오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2002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조성된 축구 인프라가 16년째 그대로 멈춰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2004년 한국과 독일의 A매치 이후 15년4개월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A매치다. 시민이 아시아드 주경기장의 5만4700석을 가득 메워 축구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진행될 전용구장 건립 등 축구 인프라 확대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시민의 많은 관심과 관전을 당부했다.

정 회장이 이번 A매치가 만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큰 이유는 한국축구의 에이스 ‘손흥민’때문이다. 올 시즌 소속팀인 토트넘 핫스퍼에서 리그 정상급의 활약을 보인 손흥민은 다음 달 2일 리버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출전한다. 토트넘이 UCL에서 우승할 경우, 손흥민이 나서는 A매치는 역대 최대 흥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손흥민이 2일 챔스 결승전을 치르고 바로 귀국해 호주와 겨루는 A매치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로 대한축구협회와 조율이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A매치가 최근 살아나고 있는 부산의 축구 열기를 한층 뜨겁게 만들 수 있는 마중물이라는 점도 정 회장이 기대하는 효과다. 그는 “부산 연고인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떨어지면서 1부 리그 승격이 좌절됐지만 올 시즌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아이파크의 홈구장인 구덕운동장을 찾는 축구팬도 급증했다”면서 “A매치를 성공적으로 치르면 프로축구에도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전용구장을 건립하는 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 월드컵은 국가별 개최가 아닌 대륙별 개최로 가는 추세다. 2030년 중국과 북한 우리나라가 공동 주최국이 돼 월드컵을 유치할 경우, 부산에서 경기를 하려면 4만 석 규모의 축구 전용구장이 필요하다”면서 “부산에서 지난 15년간 A매치가 열리지 못한 가장 큰 배경도 전용구장 미비다. 이유는 유럽 대표팀의 감독이나 선수들은 전용구장이 아닌 곳에서 A매치를 갖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축구 전용구장 건립은 새로운 방향에서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지금까지 후보지로 거론된 강서체육공원이 아닌 제3의 부지에 건립이 검토되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오거돈 부산시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전용구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기존에 언급된 강서체육공원은 접근성 측면에서 적합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아래 아시아드 주경기장 뒤편의 보조구장에 전용구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지하 5층 규모의 공영 주차장을 건립하고 주차장 옥상 부지에 전용구장을 만드는 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