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이자 유명강사로 활동
- 처음엔 인문학 강의로 출발
- 애정문제 다루니 수강 급증
- 교수직 맡고 정식과목 개설
- 올 3월엔 관련 서적도 펴내
‘사랑’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저서 ‘세기를 뒤흔든 불멸의 사랑’(문이당)을 최근 펴낸 현대사회교육원 조동숙 원장과 나눈 대화는 사랑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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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세기를 뒤흔든 불멸의 사랑’을 최근 펴낸 조동숙 원장. 김종진 기자 |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천재였죠. 그 시절 천재가 대개 그러했듯 격정과 광기의 삶을 살았습니다. 방랑, 유배, 도박, 질환, 불안, 사랑의 실패로 점철된 생이었어요. 그런데 막바지에 만난 사랑인 안나가 그의 존재, 그의 상처를 온전히, 따뜻이 감싸주었어요. 도스토옙스키가 죽기 직전 남긴 말은 이렇습니다.” 조 원장이 도스토옙스키의 ‘유언’ 일부를 소개했다. “내 불쌍한, 소중한 사람. 당신을 이렇게 남겨두고 가다니. 불쌍한 내 사랑, 당신이 얼마나 고생할까!” 불후의 문학작품으로 세상을 압도한 이 거인은 삶의 끝자락에서 다른 무엇보다 이 소박한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사랑해줘서 고마워’.
시인이기도 한 조 원장은 부산에서 ‘사랑학’ 강사로 널리 알려졌다. 경남 함안이 고향인 그는 유치환 시인이 교장이던 시절 경남여고를 다녔다. 낮에 대학도서관 보조 사서로 일하고 밤에 수업을 들으며 동아대 국문학과를 졸업했고, 부산교대 교육대학원 교육학과를 거쳐, 고려대 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연찮은 계기로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인문학 관련 강의를 했는데 그 뒤로 기업체 등에서 요청이 많이 들어와 1990년대를 강의하느라 바쁘게 보냈죠.”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부산디지털대학교에서 교양 강의를 할 때 문화예술 속 사랑을 다루고 사랑에 관해 질문하는 ‘사랑학’을 강조했다. “반응이 점점 뜨거워지더군요. 수강생이 너무 많아져 출석 체크조차 힘겨웠으니까요.”
동명대, 동서대, 부경대 등에서 외래교수, 겸임교수 등을 맡아 교양 강의를 하는 과정에서 그는 ‘사랑학’ 과목을 정식으로 개설했다. 2012년에는 교재로 쓸 겸 저서 ‘사랑의 기술’(양서원)도 냈다. 사랑학 강의의 높은 인기를 체감하면서 그는 이런 생각을 하는 데 이른다. “사랑학을 파고들수록 삶과 사람에 관해 배우는 게 많아요. 더 많은 이와 공유하고 싶습니다.”
조 원장은 “최근 3, 4년간 집필에 매달려 탈고한 ‘세기를 뒤흔든 불멸의 사랑’ 원고를 몇몇 출판사에 투고했는데, 서울 문이당출판사에서 적극적으로 받아 지난 3월 출간했다. 독자의 반응이 좋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책에는 존 레논, 카미유 클로델, 아인슈타인, 코코 샤넬, 노국 공주, 엘로이즈와 아벨라르 등 유명한 사람이 남긴 절실하고 독한 사랑 에피소드 11편을 실었다.
다시, 책 속 사랑 이야기로 돌아가자. 조 원장은 “뜨겁고 진실한 사랑 에너지가 삶을 잘 가꾼 사례는 많다. 프랑스 사상가 루소의 사랑 등이 그러하다”고 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조 원장은 사랑의 사례를 단지 좋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떤 사례는 비판적으로 재조명한다.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관계를 들여다보면서, 저는 오노 요코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었어요. 계획적이고 집요하게 존 레논에게 접근해 그의 명성과 부를 이용한 측면이 아주 강했다고 봤어요.” 그는 “대천재, 위대한 학자 아인슈타인의 삶도 사랑이라는 렌즈로 보면 냉혹하고, 매정하고, 이해가 잘 안 되는 그의 면모를 드러내더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사랑에 집중했더니 삶이 보이고 사람이 보이더라. 그래서 사랑학 공부의 가장 큰 수혜자는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랑은 우리 경험 중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상호작용 아니겠나. 그 속에는 양면성도 있다. 모두, 사랑의 빛과 그림자를 지혜롭게 보듬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