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피플&피플] 미국 도시계획부문 석학 로버트 패터슨 교수

“부산은 車 위한 도시… 사람우선으로 바꿔야”

  • 국제신문
  • 박호걸 기자
  •  |  입력 : 2019-03-28 19:08:49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블록 큰 센텀시티 차량 중심
- 소블록화해 걷기 좋게 해야
- 해안선 일대 고층빌딩 아찔
- 재해위험지 건물 못 짓게
- 지자체, 도시설계 주도해야

“부산은 돈과 자동차를 위한 도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람과 안전을 위한 도시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지난 22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로버트 패터슨 교수가 사람보다 자동차를 우선하도록 설계된 부산의 도시계획을 지적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도시계획분야 석학인 미국 텍사스주립대 로버트 패터슨(Robert G. Paterson·57) 교수가 지난 22일 부산에 왔다. 부산대 주최로 이날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도시통합모델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패터슨 교수는 플로리다 애틀랜틱대와 UNC채프힐을 졸업하고 현재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에서 도시정보연구소장을 겸임하며 도시지역계획학을 강의하고 있다. ‘부산을 적정도시로’ 시리즈를 연재하는 본지는 그를 만나 부산의 도시계획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그는 “대만 중국의 다른 아시아 도시도 가봤지만 부산은 유럽 도시만큼 생활의 질이 높아서 놀랐다”며 부산서 받은 인상을 전했다. 그러나 패터슨 교수의 ‘립서비스’는 이것을 마지막으로, 곧바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국인은 자동차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차를 위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 근거로 패터슨 교수는 센텀시티를 예로 들었다. “이곳(센텀시티)은 하나의 블록(구역)이 너무 큽니다. 그사이에 놓인 도로도 지나치게 넓죠. 이것을 ‘슈퍼 블록(Super Block)’이라고 하는데, 가로세로 길이가 1500m×2000m 이상으로 설계돼 있어서 사람들이 걸어 다니기 힘듭니다. 사람이 아닌 차를 위한 도시를 설계한 셈이죠.”
그는 도시의 연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블록의 크기가 최대 200m×200m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터슨 교수는 “걷기 좋은 도시, 즉 ‘워커블 시티(Walkable City)’는 블록이 크면 안 된다. 작은 블록으로 도시를 설계하면 도로 연결성이 확대되면서 학교 병원 공원 등을 걸어서 5분 거리에 갈 수 있다”며 “미국도 ‘슈퍼 블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의 스카이라인을 좌우하는 고층 아파트에도 주목했다. 주거지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못한, 아파트 일변도인 현재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년층 이상 세대를 위한 기존 주거지를 복원·재생하는 데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에는 초고층 아파트가 너무 많더군요. 이런 단지가 외부 차량은 물론 사람의 출입도 막는다고 하던데, 이러면 도시 전체의 공공성이 무너집니다.”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고층 빌딩에 도 우려를 제기했다. 이상 기후로 해안, 강변에 건물을 지으면 재해 를 당할 위험이 높은데, 부산은 아슬아슬할 정도로 해안선에 근접해 짓는다고 지적했다. “해운대 일대 아파트를 보고 아찔했습니다. 방파제를 쌓으면 된다지만 이는 생태적이지도 않고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닙니다. 해수면이 상승한다고 계속 방파제를 높일 건가요?” 이어 그는 “미국은 오래전부터 건물을 해안선에서 후퇴시키기 시작했다. 자연재해가 잇따르자 도시계획도 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가 도시 설계를 개별 사업자에게 맡겨놓지 말고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섞어 이들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정부가 ‘해안선 가까이에는 건축물을 못 짓게 하겠다’고 선언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은 해안가 등 침수 위험지에는 재정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전기나 상하수도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거죠. 대신 해안선에서 일정 간격 이상 떨어져 건축물을 지으면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줍니다.”

패터슨 교수는 도시와 사람의 안전을 한 번 더 강조했다. 해안선을 비우는 것도, 블록을 작게 쪼개는 것도, 도시의 연결성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결국은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의미다. “개발업자들은 땅만 있으면 일단 높이 지으려고 하죠. 정부는 이를 공공시설로 제한해야 합니다. 규제가 아니라 도시와 사람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박호걸 기자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
우리은행

 많이 본 뉴스RSS

  1. 1금정 서동로에 도시철도(1호선~4호선 연결) 추진
  2. 2정부 창업공모사업 잇단 탈락 …부산시 ‘스타트업 파크’ 유치 사활
  3. 3“네이버, 지역 언론 무시하며 민주주의 갉아먹어”
  4. 4‘560년 6월 신라 진흥왕 다녀가다’, 울진 성류굴서 국보급 명문 발견
  5. 5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21> 금정구 회동수원지 둘레길
  6. 6한 달 이른 폭염특보…올여름 작년 같은 ‘역대급 더위’ 올까
  7. 7‘낙동강변 살인사건’ 고문·조작 경찰, 법정 증인대 선다
  8. 8전포복지관 위탁계약 해지 수순…법인 “소송 불사”
  9. 99개 부처 차관급 인사…국방 박재민·재난관리본부장 김계조
  10. 10인력공급업체에 명의만 올려 급여 챙긴 부산항운노조원 구속
  1. 1“국민 동력 모아 같이 잘 사는 세상·통일의 길로 나가자”
  2. 2황교안 “문재인 정권 역대 최악” 이해찬 “강경발언 삼가라”
  3. 3하태경, 손학규 면전에서 “나이 들면 정신 퇴락”
  4. 4오늘(23일) 부시 전 대통령-문재인 대통령 면담…이후 ‘노무현 10주기’ 추도식 참여
  5. 5자유한국당 강효상에 3급 기밀 유출한 외교관 적발
  6. 6 노무현 대통령의 집 ‘초호화 아방궁’ 비난받던 그곳 둘러보니
  7. 7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민생대장정’ 황교안 대표만 불참
  8. 8유시민 모친상·김경수 공판 겹쳐…추도식 참석 못한다
  9. 9하태경, 손학규 향한 ‘나이 들면 정신 퇴락’ 발언 사과…“충언 드리려던 것”
  10. 10북한, 압류 화물선 반환 촉구…미국 “대북 제재 못푼다” 일축
  1. 1부산 심상찮은 미분양 아파트…북구도 500가구 육박
  2. 2이마트, 오븐 기능 갖춘 대용량 에어프라이어 내놔
  3. 3땀을 훔쳐라…유통가 ‘더위사냥’ 신기술 총출동
  4. 4르노삼성 노조 “27일부터 천막농성”…협력업체 “앞날 깜깜”
  5. 5“부산 관광산업 정책에 청년일자리 연계를”
  6. 6부울경 9개 프로젝트 외자 3억불 유치추진
  7. 7미국 1위 액상담배 ‘쥴’ 24일 국내 상륙
  8. 8정부, ILO협약 비준 추진…재계 “부작용 우려” 노동계 “환영”
  9. 9“우리 프리미엄 TV가 대세” 삼성-LG 신경전
  10. 10대선주조 ‘부산항축제’ 5년 연속 후원
  1. 1“불안해 다니겠나”…부산대 학생들 휴교까지 거론하며 격앙
  2. 2명지대 소유 명지학원, 파산신청 당해…사기 분양 의혹 사건은?
  3. 3공무원 평균 연봉이 6300? 공무원 직무급제 등급은 어떻게 나누나
  4. 4부산 도심 12곳에 열섬 완화 바람숲길 19㏊ 조성
  5. 5접대비까지 포함시킨 시내버스 운송원가
  6. 6명지대 폐교 우려… 교육부, 법원에 “명지학원 파산 시 명지전문대 등 5개 폐교”
  7. 7양산 아파트 폭발사고로 한 명 중상
  8. 8부산 사하구 괴정동 상가 앞 나체로 활보한 50대 여성… 퇴근길 신고만 16건
  9. 9서동 뉴타운 사업구역 곳곳서 ‘빨간불’
  10. 10“시대가 변했다”…부산시, 여자 공무원도 숙직 투입
  1. 1죽 쑤는 5선발 실험…롯데, 불펜 서준원 카드 꺼낼까
  2. 2임창용 입 열었다… “자신의 방출, 김기태 감독과의 불화설 그리고 사퇴”
  3. 3‘선수비 후역습’ 키맨 이강인, 죽음의 조 탈출 선봉에 선다
  4. 4임창용 “기아 단장, 갑자기 부르더니 ‘방출 ’ 통보”…은퇴 내막 알고보니
  5. 5 죽음의 조 해법은 '카운터어택'
  6. 6답 없는 롯데, 6연패 빠지며 시즌 두 번째 최하위
  7. 7메시·아궤로처럼…이번에 떠오를 스타는 “나야 나”
  8. 8 '4강 신화' 재현 나선 한국, '8전 무승' 포르투갈 넘어라
  9. 9'커피 프린스' 부산 이정협, 27일 홈경기서 '커피 500잔 쏜다'
  10. 10‘커피왕자’ 이정협, 홈팬에 커피 쏜다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