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객 감소 따른 대책 절실
- 고정관념 깨고 다양한 시도
- 해저터널은 ‘인생샷’ 명소로
- 도시를 하나의 테마로 묶어
- 제주처럼 머무는 곳 만들 것

“제주도에 가면 오래 머물고 싶죠. 남해안 관광도시 통영도 하나의 테마로 묶어 며칠씩 머물다 가는 그런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김혁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이 공사 운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1일 취임한 김 사장은 앞으로 3년간 통영관광개발공사를 이끈다.

통영관광개발공사 김혁(54) 신임 사장은 관광 전문가답게 통영을 변화시킬 큰 비전을 제시했다. 공모를 통해 선임된 그는 지난 1일 취임해 앞으로 3년간 공사를 이끈다. 그동안 공사 사장을 퇴직 공무원들이 맡으면서 ‘공직자 자리 보전용이 아니냐’는 지적을 깨뜨린 첫 사장이기도 하다.

그는 관광도시 통영이 나아가야 할 계획을 거침없이 밝혔다. 우선 공사의 주 수입원인 통영케이블카에 대해 “고객 감동과 적극적 마케팅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 환원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공사는 케이블카 이외에도 통제영, 수산과학관, 스포츠파크, 평림공원, 해양스포츠센터, 통영실내수영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케이블카는 이들 시설물의 적자를 보전하고 지금까지 시에 224억 원을 배당했다.

적자 보전액과 인재육성기금 기탁금을 포함하면 330억 원을 넘어선다. 그는 “통영시가 전액 투자한 공사이다. 회사로 치면 엄연한 주주인 만큼 더 많은 주주이익을 안기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가심비’를 강조했다. ‘가격에 비해 심리적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관광 지론이다. ‘가심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와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130만 명이 탑승했으나 지난해는 100만 명에 그치는 등 관광객 감소에 따른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그는 많은 계획을 구상 중이다. ‘통영 하늘을 날며 통영 음식을 제공하는 케이블카 기내식’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 대표 먹거리인 꿀빵을 만드는 업체와 협의 중이다. 석가탄신일에는 케이블카에 연등을 에워싸 세계 최대 규모의 연등을 보여주고, 크리스마스에는 케이블카에 산타 썰매를 장착하는 등 새로운 볼거리를 상시 연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통영항의 야경을 보여주기 위한 야간 개장도 서두르고 있다.

통영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해저터널 벽면에 실제 물고기가 떠다니는 얇은 층의 아쿠아리움을 조성하고 빛 영상을 통해 살아 있는 생동감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SNS 추세가 관광지에 왔다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SNS에 올리기 위해 관광지를 찾고 있다”며 “해저터널은 인생샷을 건지기에 충분하고 통영에는 이 같은 장소가 많다”고 자신했다.

수산과학관도 그중 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가족들이 수산과학관 일대의 풍경을 마주하고 감탄을 쏟아냈다. 섬과 바다, 노을 등 외국 어디에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절경 중 절경”이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수산과학관 내부 전시물이 특이한 볼거리를 갖추지 못한 데다 지역 중추산업인 수산업과 연계한 체험시설 등이 부족해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아쉬워했다.

이외 통영 육지와 바다 건너 미륵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단 2개에 불과해 교통 혼잡이 이뤄지는 만큼 남망산과 미륵도를 연결하는 교통 기능성 케이블카와 수륙양용차 도입 등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남부내륙철도가 개통되면 서울과 통영이 2시간30분대로 가까워지는 만큼 이에 철저한 준비가 뒤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통영 도시 전체를 하나의 관광 테마로 묶는 작업이 필요하고 지금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부산 출신인 그는 EBS·SBS·KBS 프리랜서 방송작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 63빌딩 왁스뮤지움 대표, 삼성전자 디지털 테마파크 상임자문, 2012 여수해양엑스포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