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하구 장림동 출신 토박이
- 日 유학서 김 사업 아이디어
- ‘김 외길’ 사업 분야 집중해
- 100개국 수출 한류 식품으로
- 내년 국내 소매시장 첫선
어린이가 있는 집이라면 떨어지면 안 되는 식재료가 몇 개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조미김’이다. 1980년 우리나라 최초로 가공라인을 개발해 조미김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업체가 부산에 있다. 바로 ㈜세화씨푸드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부산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올해 부산산업대상 기술대상 부문을 수상한 배기일(73) 대표를 3일 만났다. 배 대표는 “김 가공을 시작한 지 40년이 다 돼 간다. 이런 노력이 성과가 나고 인정을 받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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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화씨푸드 배기일 대표가 김 상업화에 착수한 배경과 그 성과,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배 대표와 김의 인연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고향은 부산 사하구 장림동. 집 주변에 김이 지천으로 있던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국내외에서 좋은 품질로 손꼽히는 ‘낙동김’이다. 배 대표의 부모는 농업에 종사했지만 그때만 해도 인근 김 양식하는 집만 250가구에 이를 정도로 김이 흔했다. 그는 부경대(당시 수산대)에서 대학원까지 졸업한 후 수협에서 잠시 일하다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김과는 인연이 멀어지는 듯했다. 일본에서 박사 학위 과정을 밟았지만 공부에는 취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데 일본에선 당시 김 관련 제품이 많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말린 김을 불에 살짝 구워 먹는 재래식 김이 전부였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사업을 시작했다. 1978년 사하구 감천동에 ㈜세화수산을 설립했다. 김을 비롯한 다양한 수산물을 가공해 1986년에는 1000만 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후 수출이 감소하고 어장이 줄면서 김 가공에만 전념해야 하겠다는 판단이 섰다”며 “2006년 지금 자리인 금사동으로 공장을 옮겨 김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8년째 한국수산무역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김만으로 사업 분야를 한정했지만 오히려 더 승승장구하고 있다. 배 대표는 “지난해 우리나라 김 수출액이 5억 달러를 달성했다. 한류식품 1위가 바로 김이다. 100개국에 수출되는데 김이 세계를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김은 양식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매년 태풍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 변화는 소폭 있을 수 있지만 원료가 떨어질 수가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세화씨푸드의 국가별 수출 실적을 보면 일본이 전체 수출액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최근 몇 년 전부터 영국 독일 미국으로도 진출을 꾀했다. 최근에는 100m에 달하는 업무용 롤김을 개발, 독일의 한 공장과 전속 납품 계약을 했다. 지난해 기준 수출액은 1000만 달러에 이른다.
배 대표는 “김으로 밥을 싸서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라며 “수출용은 스시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김과 스낵김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조미김 시장은 정체된 데 비해 스낵김 시장은 계속 성장하는 추세이다. 해외에서는 과자처럼 먹는 스낵김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스낵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내놓거나 출시할 예정인 스낵김 제품만 10가지에 이른다. “스낵김은 각 국민의 입맛에 맞춰 가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스낵김은 일반 과자보다 몸에 좋다는 인식이 많은 만큼 여기에 초점을 맞춰 좋은 유기농 원료를 써 아이도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 대표는 내년 초 ‘세화김’이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일반 소매시장에 조미김과 스낵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 가공업을 시작한 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그간 내수용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생산 및 납품해 대부분 식품 대기업의 이름을 달고 소비자와 만났다. 그는 “그동안 수출에 주력했지만 우리나라 국민도 질 좋은 김을 맛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국내 판매에 나서게 됐다”며 많은 관심과 호응을 부탁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