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만 세대 곧 입주… 과잉 공급
- 서울집값 억제책 악영향 겹쳐
- 부동산 경기 회복 쉽지 않아

- 연구소 올해로 설립 10주년
- 도시재생 연구에도 힘쓸 것”

“중앙정부에서 권한을 위임받아 지역 맞춤형 부동산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역은 지역에 걸맞은 정책이 있습니다.”

영산대 도시·주택연구소 서정렬 소장이 연구소의 10년간 성과와 목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개선 방향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영산대 도시·주택연구소를 이끌어 온 서정렬(54·부동산학과 교수) 소장의 일갈이다. 2일 서 교수를 만나 영산대 도시·주택연구소의 10년간의 성과와 목표, 그리고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들었다.

서 교수는 10년 전 영산대에 도시·주택연구소를 만든 배경을 “학교 내부에 석·박사가 많았다. 지역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찾다가 연구소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설립과 함께 외부 용역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주택과 도시, 부동산 문제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는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지역 ‘분양권 전매’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는 금융감독원까지 보고가 올라가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구소는 외부 세미나를 통해 지역의 주택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한다. 이번 달에도 SOC(사회간접자본), 도시재생과 관련한 문제를 가지고 세미나를 연다. 연구소 인력은 철저하게 내부 인력 위주다. 내부에서 박사 과정을 거쳐 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위원으로 위촉된다.

서 교수는 “주택 문제뿐만 아니라 도시재생 차원에서 검토할 것이 많다. 부산은 도시재생 분야와 관련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는 도시재생 연구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현재 부산지역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서 교수는 지역 부동산 경기가 쉽게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역 부동산 시장이 아주 힘들다. 거래도 줄고 가격도 내려갔다. 특히 아파트 과잉 공급의 영향이 크다. 2, 3년 동안 4만 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기존 집을 팔아야 새집에 들어갈 수 있는 잔금을 마련한다. 그래서 살던 집은 싼값에 내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지역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의 집값을 잡겠다고 하다가 규제 대책이 지역을 역차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맞춤형 부동산 정책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은 지역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한다. 이런 권한을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위임받고 정책을 역량껏 만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주택 거버넌스’라고 한다. 이런 주장은 지자체 차원에서 중앙 정부에 먼저 해야 한다. 주택 거버넌스를 통해 조정지역을 해제하는 문제도 지역 상황에 맞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규제를 풀면서도 투기는 억제할 수 있는 장치는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도시계획 전문가로 제20대 국회 전반기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던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과는 부부 사이다. 대학 선후배 사이로 만나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사실 서 교수도 처음부터 대학 교편을 잡았던 것은 아니다. 서 교수는 부산과도 인연이 없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부동산114에서 컨설팅과 금융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분석하며 실무를 익혔다. 영산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6년 우연한 기회에 했던 특강 덕분이었다. 대학원 특강에서 학생들에게서 호응을 얻은 게 계기가 됐다. 이후 교수직에 지원해 합격했고, 12년 동안 강단에 서고 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