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청·람사르재단서 주목
- 경남 100여 개 학교 동참
- 일·대만 학생 국제교류도
- 오늘 부산교대서 시상식
경남 밀양 삼랑진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철록(47·부산교대 89학번·사진) 교사는 ‘제비 선생님’으로 통한다. 10년 넘는 세월 동안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과학 동아리를 꾸려 지역을 방문한 제비의 생태를 관찰하고, 이 과정에서 지역 초등학생과 어르신 간 커뮤니티 를 회복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모교인 부산교육대학교는 김 교사를 올해의 ‘한새 스승상’ 수상자로 선정해 3일 부산교대에서 시상식을 연다.
“제비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활 양식이 얼마나 변했는지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종입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제비도 과거에 비해 90% 이상 줄었는데, 이 ‘귀한 손님’들이 우리 동네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아이들과 함께 관찰합니다.”
김 교사는 2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가 14년째 아이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과학동아리는 제비 생태 탐구를 포함한 현장 생태 교육을 표방한다. 김 교사는 “교과서나 스마트폰 밖에서 실제 관찰할 수 있는 자연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매년 3~8월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제비는 반가운 손님이자 좋은 관찰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주택가에 둥지를 튼 제비를 찾아 나선다. 보통 새와 달리 제비는 사람이 접근해도 둥지를 포기하거나 새끼를 버리지 않는다. 마을 어른들은 탐방에 나선 아이들을 돕고, 제비에 얽힌 지역의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부산교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김 교사는 1996년부터 경남지역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다. 그는 “금곡·상남·밀성초등학교를 거쳤다. 학교를 옮기면서도 제비 등 생태를 탐구하는 과학 동아리를 계속 운영했다”고 말했다.
현재 김 교사가 근무하는 삼랑진초는 전교생이 90명 조금 넘는 아담한 학교다. 그는 “학교마다 학생 6~20명이 동아리에 참여했다. 아이들과 주택가의 제비 둥지를 찾아 나서면 지역 어르신들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제비에 얽힌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청과 람사르 환경재단도 이 활동에 주목했다. 2013년부터 제비 생태 탐구 프로젝트 일환으로 일본·대만 학생들과 ‘제비 캠프’라는 교류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 경남지역 100곳 넘는 초·중·고교가 참여하는 활동으로 확산됐다. 김 교사는 “각국 학생이 한 학기 동안 지역의 제비 생태를 탐구하고, 여름엔 학생과 교사 등 약 100명이 모여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말했다. 제비 캠프는 첫해인 2013년 우리나라에서 열렸고, 이후 3국에서 번갈아 가며 개최됐다. 교사와 학생, 주민이 지역 생태를 탐구하고 국제 행사로까지 확장된 사례로 평가받는다.
김 교사는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한민국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했다.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나 또한 학창 시절엔 공부를 게을리하기도 했다. 다만 아이들과 함께 정말 좋아하는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한 것인데 모교에서 이를 인정해준 듯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새 스승상’은 참된 스승상을 정립하는 취지로 교육 발전에 힘쓴 교육 현장 일선의 교사를 발굴해 2001년부터 매년 부산교대 총동창회의 날에 시상해왔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