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중 나갈수록 무릎에 무리
- 관절염 때문에 운동 어려워
- 식단 조절로 체중조절해야
- 성인병은 사실 생활습관병
- 근력운동 병행하면 효과
무릎 관절염은 체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무릎은 그만큼 하중을 많이 받아 연골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7명이 정상 체중 범위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만이 퇴행성 관절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현실적인 딜레마는 무릎 관절염을 앓아 잘 걷지 못하는 환자가 어떻게 운동해서 살을 빼느냐다. 부산동의의료원 정형외과 송무호(55) 슬관절센터장은 최근 서울 가톨릭의대 성의교정 의생명산업연구원 2층 대강당에서 ‘초기 퇴행성 무릎 관절염 관리’를 주제로 대한슬관절학회가 주최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논문 ‘채식과 무릎 관절염’을 발표하며 나름의 해법을 제시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송 센터장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환자가 많은 명의여서 지난 24일 그의 진료실을 찾아가 논문 내용을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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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의의료원 송무호 슬관절센터장이 채식이 무릎 관절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송 센터장이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한 체중 감량 처방은 현미 과일 채식 위주의 식단. 그는 “동물성 식품이나 가공식품은 지방이 많으니 먹지 말고 백미 대신에 현미를 주식으로 해 콩, 두부, 버섯, 해조류, 나물, 감자, 고구마, 샐러드를 많이 먹으면 관절염뿐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골다공증에도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루에 30분 이상 평지 걷기와 상하체 근력운동을 하면 체중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과체중인 경우 단지 5%의 체중 감소만으로도 무릎 관절염이 좋아진다는 걸 명심하세요’를 포함해 11가지 방법이 적힌 A4 한 장 분량의 ‘건강하게 체중 줄이는 방법’ 안내문을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
그는 당뇨 판정을 받고 나서 영양학을 새로 공부했고 지난해 3월부터 채식을 하고 있다. “퇴근 후 모임에서 고기나 회 같은 고열량 음식을 먹다 보니 당뇨가 왔어요. 돌아가신 어머니가 40년 동안 고혈압, 당뇨약을 드셔서 처음에는 유전인가 싶었어요. 영양학을 공부한 결과 유전이 아니라 식생활 습관에서 비롯됐다는 걸 알게 됐고 그 길로 채식(생선, 우유, 계란까지 먹지 않는 비건)에 뛰어들었죠. 덕분에 당뇨약을 먹지 않아도 돼요. 해볼수록 심신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하니 환자에게까지 권하게 됐어요.”
그는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병은 나이가 들면 생기는 ‘성인병’이 아니라 생활습관이 잘못돼 생기는 ‘생활습관병’”으로 규정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면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동의의료원 환자 식사를 책임지는 영양사에게 건의해 기본 환자식과 당뇨식, 저염식, 만성신부전식 이외에 채식을 새로 만들어 퇴행성 관절염·류마티스 관절염·통풍 환자에게 채식을 제공하고 있다. “차도가 없던 관절염 환자가 채식하고 나서 상태가 크게 호전되는 일을 여러 차례 경험했어요.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기원전 460년께 말한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명언이 새삼 공감이 가죠.”
그래도 기자는 채식하면 영양 불균형이 생기지 않는지, 사회생활에 문제가 없는지 의문이 남았다. 그는 “코끼리, 말, 고릴라를 봐라. 풀만 먹어도 크고 힘세지 않냐. 올림픽 육상에서 금메달 9개를 딴 칼 루이스와 테니스계 황제 조코비치나, 나브라틸로바도 채식주의자여서 ‘고기를 먹어야 힘쓴다’는 얘기는 편견”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회식 장소는 가능한 한 뷔페를 정하고 고깃집이나 횟집으로 잡히면 미리 과일 하나를 먹고 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부산대 의대를 졸업하고 부산대 의학박사를 취득했으며 2016년 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 후’에 등재됐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