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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한 컷 사진으로…‘디카시’ 새로운 영역 개척

이상옥 고성 디카시연구소장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18-09-04 18:57:00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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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미디어시대 개인적 실험
- 2004년 시집 내며 공론화
- 고향 고성을 발원지로
- 문예운동·페스티벌로 발전
- 중고교 교과서에도 실려

디카시. 말 그대로 짧은 시와 어우러진 한 컷의 사진, 이 두 요소가 합쳐졌을 때 완결 작품이 되는 시 장르다. 사진 한 컷과 시 한 편으로 시적 정서를 표현한 형식이 그전에는 없었겠냐마는, 디카시라는 용어를 고안(또는 명명)하고 꾸준히 보급해 온 개척자는 있다. 시인인 이상옥 전 창신대 교수로, 그는 지금 경남 고성에 있는 디카시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다. 1957년 고성에서 출생한 그는 1989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했고, 다수의 시집과 시론집, 두 권의 디카시집을 냈으며 여러 문학상을 받았다.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로도 재직했다.

   
이상옥 고성 디카시연구소장이 디카시의 매력과 문학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1999년 마산 창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임용된 당시 문학계 화두는 ‘뉴미디어’였다. “시는 사실 미디어의 진화에 따라 모양을 바꿔왔습니다. 풍경·사물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서 바로 그 결과물을 확인하는 시대에, 자연이나 사물이 유발하는 ‘시적 감흥’을 찍고 쓰는 시 형식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디카시’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한국디지털도서관 개인 서재에 디카시를 연재했어요. 2004년 디카시집 ‘고성가도’를 내면서 디카시를 공론화했습니다.”

디카시에서 시와 사진은 각각 하나의 작품으로 존재하지 못하는 걸까. “디카시의 영상과 문자는 각각으로는 의미를 지니지 못합니다. 영상과 합쳐진 시는 하나의 텍스트가 되며 문자 그 자체만으로는 시가 아닌거죠.”

디카시연구소는 매년 고성디카시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연구소와 페스티벌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개인적인 실험으로 시작한 디카시가 고성을 발원지로 하는 지역 문예운동으로 발전하게 됐고, 그 중심에 연구소가 있습니다. 디카시는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문학 용어로 등재됐고, 올해 중고교 검정 국어교과서에 작품이 실렸죠. 2008년부터 고성군의 지원을 받아 경남 고성디카시페스티벌을 만들었고, 2016년부터는 고성국제디카시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꿨어요. 고성군은 이제 디카시를 중요한 지역 문화콘텐츠로 생각해 지원예산을 증액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제11회 페스티벌은 처음 디카시 운동을 시작한 저의 고향 장산마을 장산숲에서 열렸어요. 각지 문인, 고성군민, 장산마을 주민이 함께 어울린 축제였습니다.”

조금만 단련하면 누구나 디카시인이 될 수 있을까. “디카시는 영상과 문자를 한 덩어리로 표현하는, 본격시입니다. 창작 방법이 다를 뿐이지요. 자연이나 사물이 유발하는 시적 감흥을 찍고, 문자로 표현해 SNS에 올려 곧바로 독자와 소통하기를 지향합니다. 절차탁마하는 문자시보다 극순간의 시적 감흥을 존중합니다. 순간 속에 영원을 담은 극순간 예술이지요. 만만하게 보면 안 됩니다. 누구나 디카시를 쓸 수 있지만 좋은 디카시는 보통의 시와 마찬가지로 시적 단련이 필요합니다.”

요즘 시는 너무 어렵다는 비판을, SNS 시는 너무 가볍다는 비판을 듣는다.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예술가인 시인은 끊임없이 기존의 것을 넘어서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과격한 상상력이나 환상이 동원되기에 난해성을 띠게 마련입니다. 시인의 전위성은 당대에 이해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예술적인 시라고 해독 불가의 난해성이 능사는 아닙니다. 독자와 소통하면서도 기존의 시를 넘어서는 시로 미적 충격을 안겨주는 시인도 있지요. SNS 유행 시가 가벼운 것은 대부분 본격 시인의 시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디카시는 SNS 유행 시와 다릅니다. 송찬호, 김왕노 같은 무게감 있는 시인들도 개인 디카시집을 출간했고, 우리 무크지도 유수의 시인에게만 청탁하고 있어요. 본격 시인들도 의욕적으로 창작한다는 점에서 디카시의 미덕은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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