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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에 직업학교 세워 ‘거리의 아이들’ 희망주고파”

김송자 삼천포제일병원장

  •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
  •  |   입력 : 2018-08-30 20:05:30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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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케냐에 첫 의료봉사
- 열악한 환경에 매년 구호활동

- 올해는 사회·교육사업 병행
- 마을 교량·학교 건립 지원
- 직접 NGO단체도 출범 계획

“아프리카 케냐에 처음으로 의료봉사를 하러 갔던 2014년 6월, 마사이마라 부족의 한 50대 원주민이 진료소가 차려진 마을 보육원까지 반나절을 걸어와 7시간을 더 기다린 끝에 진료를 받았어요. 그때 ‘태어나서 의사를 처음 본다’고 해 의료시설의 열악함을 절감했습니다. 진료나 구호품보다 ‘친구가 돼줘서 기쁘다’며 인간적인 갈증에 목말라 하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김송자 삼천포제일병원 원장이 병원장실에서 케냐에서의 의료봉사활동과 기술교육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8~13일 케냐의 마이 마하이우(Maai Mahiu) 카운티에서 의료봉사와 다리건설, 기술학교 착공 등의 구호 활동을 하고 귀국한 경남 사천시 벌리동 삼천포제일병원 김송자(여·54) 원장.

어릴 때부터 독실한 기독교인인 김 원장은 2014년 국제구호단체 월드 휴먼브릿지와 함께 케냐의 사막지역에서 의료봉사를 한 뒤 이듬해부터 의사와 간호사를 대동하고 해마다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눈물겹도록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희망의 작은 씨앗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에서였다. 의과대학에 다니던 1986년부터 인도와 파키스탄 등지에서 의료봉사에 참여했고 이후 가뭄과 질병, 배고픔 등의 고통으로 꿈을 잃은 아프리카에 ‘희망의 빛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지난해까지 4년간 의료봉사와 구호품 전달에 치중했던 김 원장은 올해부터는 사회사업과 기술교육을 병행하고 내년에는 NGO 단체를 직접 만든다. 케냐의 선교사로부터 1만5000여 명의 주민이 이용하는 마을 앞 교량이 무너지고, 불어난 물을 건너려던 유치원생 존 루카스(5) 군이 휩쓸려 사망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지난 3월 교량 건설비용 전액을 보냈다. 의료팀이 도착한 지난 8일 오후 지역 국회의원과 고위공무원들이 참석해 준공식을 가졌다. 다리의 이름은 숨진 아이의 이름을 따 ‘존 루카스 브리지’로 지었다. 국회의원은 케냐정부가 해야 할 교량 건설을 한국의 삼천포제일병원이 대신해 고맙다고 했다.

도착 다음 날부터 시작된 의료 봉사에는 하루 150~200명의 주민이 새벽부터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쉴 시간이 거의 없었다. 내과와 치과, 유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진료를 했지만 피부과 안과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도 많았다. 영양 불균형으로 당뇨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 환자도 많았으나 대부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치과는 썩은 이를 뽑거나 신경치료에 그쳤다. 틀니나 임플란트 시술은 엄두도 못 냈다. 내년에는 안과 용제와 피부 용제, 기생충 약(구충제) 등을 더 챙겨야겠다고 했다.

김 원장은 선교사가 있는 캄쉬라 마을에 직업학교를 2020년까지 완공키로 했다. 여기서는 제빵과 양장, 컴퓨터, 가발제작 등의 기술을 가르쳐 실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JC아프리카’라는 NGO단체도 만들고 있다. ‘거리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김 원장은 “우리 병원이 세상에서 제일 큰 병원이 될 수 없고 가장 시설이 좋은 병원도 될 수 없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원으로 만들어 지역주민과 아프리카에 희망을 주는 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경남 사천 토박이인 김 원장은 진주 경상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삼천포제일병원에서만 근무해오다 2016년부터 원장을 맡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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