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전역 후 구직 난항
- 호텔 시설관리 적성 안 맞아
- 센터 도움 5개월 만에 이직
-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갖춰

김해국제공항 내국인 보안검색대에서 보안부장으로 일하는 이인수(43·사진) 씨는 10개월 전만 하더라도 내몰리듯 취업한 부산의 한 호텔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맡아 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2009년 대위 전역(11년 1개월 복무)했지만, 막상 나와보니 새로운 직업을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군 생활에 불만은 없었지만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어 충동적으로 나왔어요. 부경대학교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을 밟고, 조리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하는 등 나름 노력했는데 잘 안되더군요. 가족에게도 미안하고 스스로 위축됐던 시기였어요.”
호텔에는 ‘장교 경력을 살려보자’는 아내의 조언에 경비지도사와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면서 2년 전 들어갔다. “이때만 하더라도 제대군인지원센터가 좋은 일자리를 연결해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었어요. 자신만만하게 그만두고 나왔는데 취업을 부탁하려니 부끄럽고 민망하기도 했고요. 자격증 취득을 위한 온라인 강의나 교재, 직업능력개발비 정도만 제공받았죠.”

그런 이 씨가 센터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린 건 지난해 4월. 호텔에서 1년 넘게 근무하면서 더 좋은 직장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다. “센터에 이력서를 등록했는데 김상식 상담사께서 연락해주셨어요. ‘좋은 직장을 함께 찾아보자’고 하는데 든든하더군요.” 이후 그는 5개월 만에 지금의 직장으로 옮겼다. 공항 내 특수경비업무를 총괄하는 보안부장 자리의 경우 소령 이상의 직위만 지원 가능했지만, 센터에서 특별히 추천하면서 성사됐다. 지난해 9월부터 출근한 그는 현재 주거지 또한 공항 인근으로 이사하는 등 직장 생활에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제대 후 오랜 시간 방황했던 이 씨는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주저하지 말고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제대 전부터 센터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등 후배들은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랍니다.”

22일 부산보훈청 제대군인센터에 따르면 센터가 관리하는 부울경 제대군인(5년 이상 직업군인)은 총 7000여 명이다. 대부분 부사관으로 입대했다가 장기복무 대상에 들지 못한 이들이라 취업 ‘스펙’이 부족한 편이다. 센터는 이들을 회원으로 관리하면서 통신 시설 전기 물류 등 기존 병과에 따른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맞춤 지원을 하고 있다.

부산보훈청 제대군인센터 김상식 상담사는 “센터는 온라인 강의 및 교재, 직업능력개발비 등을 제공하는 한편 면접 때에도 코칭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을 하고 있다”며 “전역하기 전부터 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역량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