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업체와 상생 협력
- 부산·경남 등 특산품 입점
- 중국관광객 의존 벗어나
- 동남아 등 시장 다변화 주력
- 2020년까지 2000억 목표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면세점으로서 지역 특화를 통한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대기업 면세점과의 경쟁에서 밀리지만은 않을 겁니다.”

부산면세점 이일재 대표가 지역 업체와의 상생 협력을 포함한 앞으로의 면세점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지난 11일 용두산점 개장을 하루 앞두고 만난 부산면세점 이일재(60) 대표의 표정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부산면세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 사장 앞에 놓인 부산면세점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사드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줄었고, 대기업을 비롯해 전국의 면세점 업계의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용두산점은 부산 대표 관광명소인 용두산공원과 부산타워, 남포동, 국제시장을 끼고 있어 쇼핑과 관광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라며 “특히 부산항 크루즈 관광객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단체여행객 유치에 유리한 대규모 주차장이 있어 제품 구색과 차별화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면세점이 내세우는 차별화는 지역 업체와의 상생 협력이다. 지역 상공인의 힘을 모아 설립한 만큼 엘지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함께 부산지역 특산품과 중소기업 제품 등 국내외 250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전체 비중으로 보면 30% 정도가 지역 제품으로 채워졌다. 그는 “부산은 물론 인근 울산 경남, 경북지역까지 부산면세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면세점 입점을 통해 기업과 제품을 알리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토면세점과 지역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 덜 알려진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 등 명품을 자체 발굴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조만간 동일 제품을 경쟁 면세점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기 위해 새로운 경로의 구매처 등 해외 시장에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발 크루즈선의 일정을 변경해 부산 기항이 성사되려면 적어도 5~6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중화권 개별관광객을 공략하고,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시장 다변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부산면세점은 용두산점과 부산항점을 기반으로 내년 사업자 공모가 예정된 김해공항점과 인터넷면세점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 안에 용두산점의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원가 절감 노력과 마케팅 성과에 따라 연내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며 “부산항점과 용두산점 두 곳에서 올해 378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해 기업공개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상의 기업지원팀장(부장)이던 이 대표는 조성제 전 회장이 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2012년 사무처장으로 발탁됐다. 그리고 지난달까지 6년간 사무처장으로 조 전 회장을 보좌했다. 부산면세점 최대주주인 조 전 회장은 이 대표에게 부산면세점 운영을 맡겼다.

이 대표는 “부산면세점은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가 부산의 관광인프라 구축과 경제활성화, 청년고용창출을 위해 만든 향토기업인 만큼, 회사 형태는 주식회사지만 사실상 공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며 “부산면세점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선봉장이 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중앙고, 부산대 금속공학과를 나온 이 대표는 1986년 부산상의 입사해 32년 동안 ‘상의맨’으로 근무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