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 70%가 영세업체 불구
- 정부 대응책 대기업에 초점
- 기업도 보안교육 강화 필요
- 올해 피해규모 작년 배 예상
- 추적 피해 암호화폐 악용도
“해커 입장에서 랜섬웨어(ransomware)는 최고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입니다. 앞으로 모든 악성코드는 ‘기-승-전-랜섬웨어’로 귀결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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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택 이노티움 대표는 “랜섬웨어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험요소”라며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보안 솔루션 개발 업체 이노티움(Innotium)은 ‘대한민국의 데이터 보호는 우리가 책임진다’를 경영 모토로 삼고 있다. 이는 이노티움의 창업자인 이형택(54) 대표의 이력과 현재의 활동 영역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2010년 회사 설립 이후 공공기관과 주요 기업에 보안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2015년에는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이하 침해대응센터)를 설립해 랜섬웨어 공격을 예방하거나 피해를 복구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이노티움은 침해대응센터의 주관 운영사다. 이 대표는 4년째 센터장을 맡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구로구 이노티움 본사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을 위협하는 랜섬웨어 공격의 패턴과 피해 예방법, 정부 및 기업의 대응 수준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랜섬웨어는 해커 또는 해킹 집단이 컴퓨터 사용자의 중요 파일을 암호화한 뒤 이를 푸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나 악성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는 1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에서 랜섬웨어 공격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올해 정보 보안의 화두는 단연 랜섬웨어입니다. (랜섬웨어) 관련 기술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피해 규모는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해커들이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수금을 하는 사례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용화폐 대신 ‘비트코인으로 보내라’는 식이죠. 해커 입장에서는 추적당할 위험이 없는 안전한 방법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을 포함한 한국의 사이버 공간은 전 세계 해커들의 ‘표적’이 될 것입니다.” 침해대응센터에 따르면 올해 랜섬웨어 공격에 따른 총피해액과 피해자 수는 국내 기준으로 각각 1조5000억 원과 4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7000억 원과 26만 명이었다.
이 대표는 정부 및 기업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꽃을 사랑하면서도 물을 주지 않는 상황’으로 규정했다. 그는 “정부의 랜섬웨어 관련 대응책은 주로 대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랜섬웨어 피해 중 70% 이상이 중소·영세기업에서 발생하는 만큼 ‘보안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침해대응센터에 접수된 랜섬웨어 피해 신고는 중소기업(42%) 소상공인(25%) 중견기업(4%)이 71%를 차지했다. 반면 대기업은 1%에 불과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모든 제조 공정은 정보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랜섬웨어 공격으로 데이터가 암호화돼 제조 공정이 올스톱된 사례가 최근 3년간 수천 건이 발생했다”며 “정부의 랜섬웨어 대책이 중소기업에게 ‘그림의 떡’이 되지 않도록 정책 당국자들이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사의 사업 계획 대신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악성코드의 역사는 랜섬웨어 이전과 이후로 구분됩니다. 랜섬웨어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험 요소입니다. 기업은 직원의 보안 교육을 강화하고, 개인은 데이터 백업 등을 생활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 대표는 한국외국어대학교(국제통상학과)와 아주대 정보통신대학원(정보통신과)에서 각각 학사와 석사학위를 땄다. 정부가 운영하는 ‘랜섬웨어 대응 민관협의회’ 위원, 한국벤처기업협회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