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마다 미얀마 등지 ‘인술’
- 추가 치료 필요땐 사비도 줘

김해중앙병원은 500병상을 갖춰 경남 김해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이 병원 김상채(59) 이사장이 방금 진료를 끝낸 듯 하얀 가운을 입은 채 기자를 맞았다.

최근 미얀마 오지에서 환자를 돌본 김상채 김해중앙병원 이사장.

김 이사장은 설 연휴기간인 지난달 14~19일 의료진을 이끌고 미얀마 양곤시의 궁벽한 시골마을에서 환자들을 돌봤다. 그는 10년째 명절(설 추석)만 되면 지구촌 의료봉사활동을 떠난다. 그동안 미얀마 캄보디아 타지키스탄 태국 등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인술을 베풀어왔다.

“하루에 15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강행군이었어요. 산을 넘고 물을 건너와 성치 않은 몸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환자들을 고려해 식사시간까지 줄여가며 환자를 돌봤습니다.”

그는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중노동을 하다 보니 백내을 앓는 경우는 흔하고 허리 다리 무릎 등 대부분의 마을주민들이 한두 곳은 성치 않은 환자였다”며 오지마을이 처한 안타까운 실상을 전했다. 한 마을에서는 하루 투약분 약들이 오전에 동이 나기도 했다. 자신의 집도에 힘입어 평생을 괴롭혀온 발등의 혹을 제거한 어느 환자는 “고맙다”며 연신 눈물만 흘렸다. 현지 병원에서 추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아낌없이 사비를 털어 건네기도 했다.

그는 “딱 10년만 오지 이웃들을 돕는다면 건강 상태가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부산 경남지역 의료계의 동참을 호소했다.

고집스럽게 해외 봉사길에 나서는 이유를 묻자 “우리도 6·25전쟁 이후 외국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되돌려줘야죠”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해중앙병원은 지난 1일부터 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달 중으로 경희의료원에서 임상 교수들이 파견돼 지역 의료의 질도 대폭 향상된다. 김 이사장은 “2021년 3월까지 병원부지를 확보해 1000병상 규모의 ‘경희대학교 가야의료원’을 개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의료법인 베네스다 한사랑병원 원장 및 이사장, 성균관대 의과대 외래부 교수, 서울혜민병원 척추관절센터장 및 원장 등을 역임했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