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미얀마서 무료진료
- 구순구개열 400명 수술 등
- 부인과 10년 넘게 구호활동
- “과분한 상… 격려라고 생각”

중국과 미얀마에서 10년 넘게 의료 구호활동을 펼쳐온 장철호(57·아래 사진) 미얀마 베데스다 클리닉 원장이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주최 ‘제7회 이태석봉사상’의 수상자로 5일 선정됐다. 이날 미국 방문 때문에 SNS로 연락이 닿은 장 원장은 “지난 11년간의 활동에 대한 격려이자 위로라고 생각한다. 내가 받기에는 과분한 상이라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앞으로 계속해서 더 진실하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라는 뜻으로 알겠다. 그동안 구순구개열 무료수술에 힘을 모아주신 분들과 의료봉사단체 GIC(Global Imaging Care)에 특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장철호 미얀마 베데스다 클리닉 원장이 미얀마 양곤에서 지역 아동을 진료하고 있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부산 출신인 장 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를 거쳐 현재는 선교 의사이자 해외의료봉사 NGO의 미얀마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의료봉사를 하기 위해 처음 한국을 떠난 시기는 2006년이다. 의료 사각에 놓인 이들의 건강을 돌보고 교육을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통해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하는 바람에서였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어려운 이들에게 먹을 것과 마실 물을 주고 입을 옷을 나누며 병들었을 때 돌봐주는 일이 긍휼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긍휼이란 단순히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그 고통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때 장 원장은 중국 내 대한민국영사관에서 임시체류 탈북자를 무료진료하거나 건강검진을 했고, 단동 인근 농촌마을의 한족을 찾아가 진료하기도 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미얀마 양곤은 2013년 인연을 맺었다. 이곳에서 그는 ‘구순구개열 무료수술 프로젝트’의 코디로 일하면서 15차례에 걸쳐 400여 명의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을 하려면 현지 정부의 허가를 받고 병원 섭외 및 환자 모집을 해야 하는데 현지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가장 힘들다고 한다. “미얀마는 절차가 까다로운 국가입니다. 정부에 신청한 수술 허가가 제때 나오지 않으면 의료봉사팀과 일정 맞추기가 어렵고, 수술실 환경이 좋지 않거나 봉사단이 이런 현지 사정을 이해하지 못할 때는 무척 힘이 듭니다. 향후 구순구개열 무료수술 프로젝트를 연 2회씩 할 수 있도록 펀드를 후원해 줄 단체나 회사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2016년부터는 미얀마 양곤의 외곽지역인 흘라잉따야에 많은 이의 지원으로 베데스다 클리닉을 설립해 무료진료를 하고 있다. 흘라잉따야는 최빈층 도시이주민 40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클리닉에서는 내과 소아과 치과 진료를 하고 있다. 이곳에 혈액투석실을 운영하는 것이 장 원장의 가장 큰 바람이다. 미얀마는 식생활습관 때문에 당뇨환자가 많은데,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환자로는 항문 없이 태어나 장루를 통해 변을 받아내야 했던 아이를 꼽았다. 이 아이는 장 원장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항문재건 성형수술을 받고 지금은 또래 친구와 같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러한 구호 활동에 배우자 한혜경 씨도 함께해오고 있다. 한 씨는 언어통역 NGO인 BBB코리아와 함께 양곤KB한국어학당을 설립하고, 학당장으로 미얀마 청년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11일 오후 5시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다. 최승희 기자